안녕하세요.
이 카페에서 우리말 편지를 쓰기 시작한 것이 10년을 훌쩍 넘었습니다.
긴 세월 아침마다 카페 회원을 대상으로 한국어문법이나 한자어, 순우리말을 소개하기 시작했지요.
가끔 재료가 떨어져서 예전에 보냈던 것을 다시 소개하기도 하는 처지입니다.^*^
그래도 멈출 수는 없기에 여기저기서 우리말에 대한 재료를 찾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 찾아앤 글의 일부를 소개합니다.
개짐 : 여성이 월경할 때, 샅에 차는 물건. 주로 헝겊 따위로 만듭니다. 요즘 말로는 생리대.
개짐이란 말, 처음 들어조는 분도 많을 것입니다만 좀 정겹지 않나요?
'개'는 변변찮은 물건에 붙입니다. 개나리, 개살구, 개꽃 등에 나오는 접두사지요.
'짐 '은 '물건'을 말합니다. 즉 '생리혈이 묻은 변변찮은 물건'이라는 말이지요.
요즘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개 좋아', '개 멋있어' 등과 같이 '아주, 매우'라는 의미로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개차반'은 나이드신 분들도 혀를 차며 자주 쓰는 말이잖아요?
개차반 : 형세와 마음보가 몹시 더러운 사람을 욕하여 이르는 말.
원래의 의미는 '개가 먹는 차반(맛있게 잘 차린 음식)', 즉 '똥'이라는 말입니다.
'개짐'은 영어로는 ‘1. a sanitary napkin(pad, towel) 2. a menstrual cloth’이라고 합니다.
영어에서는 아마도 ‘위생적’이라는 말에 더 방점을 찍은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것을 현대 우리말에서는 ‘생리대(生理帶)’라고 합니다.
사전적 의미는 ‘개짐’과 거의 비슷하여
‘여자가 월경을 할 때 몸 밖에 나온 피를 흡수하도록 샅에 대는 물건’이라고 되어 있지요.
‘샅’은 ‘두 다리가 갈라지 사이의 허벅지’를 이르는 순우리말입니다.
씨름할 때 쓰는 ‘샅바’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지요.
위의 단어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개’라는 접두사는 ‘변변찮은 물건 앞에 붙는 단어’입니다.
과거 일제 강점기하에서 일본 순사들이 뒤에서 왔다갔다 하니
어느 문인이 ‘개나리’ 꽃이 활짝 피었다고 풍자한 일화는 유명합니다.
‘개 같은 나리’라는 의미를 우리의 꽃 ‘개나리’에 빗대어 말한 것이어서 그랬습니다.
‘개차반’이라는 단어를 보면, 원래 ‘차반’이란 ‘잘 차린 음식’을 이르는 말인데,
앞에 ‘개’라는 접두사가 들어가서 ‘똥’이라는 의미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개들이 인간보다 더 대접을 잘 받고 살지만 60,70년 때까지만 해도 개들은 주로 똥을 먹었잖아요?
예문으로는
그 사람은 술만 먹으면 개차반이지.
그는 성질이 개차반이어서 모두 가까이하기를 꺼린다.
와 같습니다.
갈수록 우리말이 국적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유행어가 많이 등장하고 있으며, 언어의 기본이 흔들리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과거의 ‘개’와 현대의 ‘개’는 의미가 전혀 다릅니다.
이제는 서열이 개보다 밑에 있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진 것 같습니다. 오호, 통재라!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