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다소 쌀쌀해 지면서 따뜻함을 향한 준비로 필리핀을 찾는 분들이 계신다. 개별 지역들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 후 거기에 따른 선호 지역으로 바기오가 자주 언급된다. 장단점이 극명한 곳 바기오, 현재 12,000명 전후 교민들이 생활하고 있는 그 곳을 생활 목적지로 소개해 보고자 한다.
바기오는 필리핀의 수도인 마닐라에서 북서쪽으로 250km 떨어진 해발 고도 1,500~1,800m의 고산지대에 위치한 벵게트 주(benguet)의 주도이며, 루손 섬 북부의 교육, 행정, 관광, 문화의 중심지이다.
필리핀이 1,521년 스페인의 탐험가인 마젤란에 의해 발견된 후, 스페인으로부터 330년간의 식민통치를 받았으며, 1,896년에는 미국이 필리핀 전역을 점령하면서 당시의 총독이었던 윌리엄 하워드 타포트와 수뇌부가 바기오 건설을 제안했고 필리핀 정부가 수용했다. 이에 미국측은 워싱턴 DC의 설계사 다니엘 번함(Danial Burmham)을 데려와서 바기오를 설계하게 하였다. 아직도 남아있는 대표적인 곳이 번함 공원이다.
1898년 윌리엄 하워드 타포트 총독과 관료들이 바기오를 필리핀의 여름 수도로 삼도록 제안한 것이 계기가 되어 1,976년까지 필리핀의 여름 수도로 활용되었다.
필리핀에 주둔하고 있던 미군은 20세기 초에 병사들을 위한 피서지로 캠프 존 헤이를 건설 하였으며, 이것이 계기가 되어 그 때부터 국내외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지금은 보라카이와 더불어 세계에 널리 알려진 휴양과 관광의 명소가 되었다.
바기오 면적은 57.49KM2, 인구는 35만 여명이 거주하는 중소 도시이다. 매년 필리핀의 가장 더운 때인 3~6월이면 찌는듯한 폭염을 피해 이곳을 찾아오는 내외국인 관광객으로 인해 인구가 50~60여만 명까지 늘어난다고 한다.
연평균 기온은 17.9°c이며, 최고 기온이 26°c를 넘지 않아 한국의 봄, 가을처럼 날씨가 서늘하다. 도심전역에 소나무 숲이 우거져 있어 자연스러운 공기 정화작용이 있기도 하고, 고산지에 위치한 탓에 곳곳을 오가는 찌프니로 말미암은 매연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바기오에 교육 목적으로 있는 학생 수가 약 4천 여명이라고 한다. 쾌적하고 서늘한 날씨로 말미암아 집중하여 공부 할 수가 있으며, 관광도시임에도 유흥산업이 번성하지는 않아 청소년들의 유해한 환경에 노출되는 것을 일정 막아준다.
UP, SLU, UB, UC등 6개의 종합대학, PINES 의과전문대학, 필리핀 사관학교, UB 과학고등학교, BRENT국제학교, 버클리 스쿨, 스몰월드 스쿨 등의 명문학교가 있으 며, 한국의 학생들은 주로 SLU, UB, UC 등의 대학과 버클리 스쿨, 스몰월드 스쿨, BRENT 스쿨, UNION 스쿨 등의 초, 중고등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바기오 지역에 대한 생활 측면에서 살펴보면 이렇다. 치안 관련 다른 지역에 비해 안정적이다. 필리핀 정부에서 실시하는 주요도시 치안평가에서 매년 1위를 받을 정도이다. 현지인들은 순박하며, 외국인에게 우호적이고, 친절하다.
생활물가(주거/식사비, 인건비, 교육비, 주택비, 레저비)가 저렴하다. 2인 기준 생활비로 월 200만원 정도면 가정부와 운전 기사를 두면서 생활할 수 있다. 물론 월세 비용이 60~80만원 정도일 경우이다. 큰 집을 월세로 얻을 경우 생활비가 그만큼 늘어난다고 보면 된다. 외식이나 여가 측면 차지하는 부분이 클 경우도 생활비 폭은 커지게 된다.
바기오는 2008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주택 가격과 임대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곳이다. 2008년 하반기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현재 점진적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필리핀 경기가 회복되면 외국인이 많이 찾고 내국인에게도 관광 휴양지로 알려진 바기오는 다소 큰 폭으로 그 영향을 나타낼 것이다.
바기오의 볼거리로,
시민의 쉼터로 자전거도 즐기고, 연못의 보트도 탈 수 있는 아름다운 번함 공원, 파노라믹한 산들이 아름답게 펼쳐진 마인즈 뷰 공원, 영국 런던의 버킹검궁을 모방하여 건축한 대통령 집무실인 ‘THE MANTION’, 또 인접해 있는 라이트 공원, 세션로드의 중심에 있는 바기오 대성당, 6.9KM²의 넓은 소나무 숲 속에 각종 위락시설과 면세점이 갖추어져 있는 캠프 존 헤이, 필리핀 사관학교 등이 있다.
또한 각종 스포츠, 레저시설이 구비되어 있다. 상쾌한 소나무 숲속에서 낭만의 골프를 즐길 수 있는 18홀의 존 헤이 골프장(파 69. 중하급 정도)과 바기오 컨트리클럽(파 64. 100여년의 역사를 지닌 곳으로 골프 매니아들에게는 다소 부적합. 좁은 곳이 많고 홀을 크로스로 치는 곳도 있음)이 있다. 그 밖에 수영장, 테니스장, 축구장, 농구장, 헬스 클럽, 당구장, 볼링장, 승마장 등이 산재해 있다. 기타 ‘캠프1’의 유황온천, 아신온천이 있고, 시내쪽으로 사우나와 맛사지 업소가 곳곳에 있어 여행자들로 피로를 풀게 하고 있다.
쇼핑몰, 은행, 병원, 관공서가 근거리에 있어 편리하다. SM백화점, 바기오 센타몰, 청산, 볼타바가, 바기오 퍼브릭 마켓(재래시장)등에서 즐거운 쇼핑을 할 수 있고, METRO BANK, BPI BANK, BDO BANK 등의 은행에서 예금, 인출, 환전을 쉽게 할 수 있다. NOTRE DAME, BMC, BGH, SLU 대학병원 등의 종합병원과 치과, 약국 등이 곳곳에 있어 진료를 받고 약을 구입하는데 큰 불편은 없다. 바기오 시청, 경찰서, 소방서, 이민국 등의 관공서가 은퇴 이민자의 복지, 치안, 재산 보호 등을 위해 힘쓰고 있다.
신선한 고랭지 채소의 주산지가 바기오 지역이다. 고랭지 채소는 바기오의 외곽지역에서 생산하여 마닐라 등 전국에 공급하고 있고, 특히 한국의 고추, 상추, 부추, 마늘, 양파, 애호박, 배추, 무, 고구마, 감자 등을 생산하여 공급해 주고 있어 한국식 식단을 마련하는데 큰 불편은 없다.
서민들의 애환이 담긴 퍼블릭 마켓(재래시장)이 있어 좋다. 바기오 서민들의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재래시장은 언제나 신선도 높은 야채류, 생선류, 육류, 곡류, 열대과일(망고, 바나나, 파인애플, 두리안, 망고스틴 등)들로 넘쳐난다. 특히, 백화점에 비하여 가격이 싸고, 소박하고 정겨운 분위기가 좋아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업체가 약 100여 곳에 이른다. 식료품점, 음식점, 여행사, 약국, 치과, 환전소, 노래방, PC방, 미용실, 어학원, 부동산, 건설 회사 등이 있다. 은퇴 이후 소일 거리로 생각하시는 분들은 다소 시장을 깊이 살피면서 현지의 제도적인 부분과 시장 특성을 잘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좋다. 자칫 속단하거나 성급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외국에서 사업을 하는 것이 녹록하지 않다라고 전제하고 조심스럽게 내용을 모아가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바기오에 맨 처음 정착한 한국인은 필리핀 루손 섬 북부지역의 산지족 선교를 위해 한국의 교회에서 파송 받은 선교사, 목사님들이었다. 이들에 의해 바기오가 한국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하였고 이후 어학연수, 유학, 사업 등의 목적으로 한국 분들이 모여 들기 시작했다. 2006년 1월 24일 KBS에서 정OO님의 은퇴이민생활을 담은 인생극장 “굿모닝 필리핀”이 방영되면서 바기오가 폭넓게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고, 그해 11월 14일 위클리 조선의 은퇴이민2 “필리핀에서 살아보니“등이 소개 되면서부터 은퇴이민, 사업, 어학연수, 유학, 관광 등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게 되었다. 그 와중에 바기오는 은퇴이민자들을 위한 ‘파라다이스’로 표현되기까지 하며 많은 은퇴를 전후한 분들을 유혹하였다.
물론 바기오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장단점이 있게 마련. 바기오는 경비행기로 오지 않고, 버스편으로 이동하기에 짧은 거리가 아니다. 5시간에서 많게는 7시간까지 걸린다. 높은 곳에 위치하다 보니 호흡기가 민감한 분들에게는 불편하다. 12월부터 2월까지의 날씨는 현지에 오래 계신 분들한테는 다소 추운 날씨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일부이지만 추운 것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옮긴 분들도 계신다. 다운타운 지역의 매연도 큰 문제다. 쎄션로드를 끼고 아래쪽 교통이 혼잡하고 여기를 오르내리는 찌프니들이 품어내는 매연이 심하다. 교민들 내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보고자 여러 접근들이 있기도 하였다. 인구 밀집도가 큰 곳이 바기오다. 번 햄 건축가가 설계할 때 3만명 전후로 바기오를 그렸다고 하는데 지금 인구가 30만명, 필리핀이 한참 더울 때는 이 곳 바기오로 그 배나 되는 사람들이 몰려오기도 한다. 7,8월 우기 때 내리는 비 또한 예사롭지 않다. 며칠 씩 내리기도 한다. 운무가 끼는 날이 많이 경비행기가 뜨는 시즌이라도 결항률이 매우 높다. 이런 맹점들이 있는 곳이 또한 바기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