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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 협력체계 구축… 2028년 국산 게르마늄 생산 목표
온산제련소 중심 울산 전략광물 클러스터 강화 기대
고려아연(회장 최윤범)이 국내 희소금속 자립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20일 서울 용산구 피스앤파크 컨벤션에서 열린 ‘제2차 희소금속 산업발전협의회’에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국가희소금속센터, 에이치케이머티리얼즈와 ‘게르마늄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국내 희소금속 산업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한 민·관 협력체계가 구축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고려아연의 주력 생산기지인 울산 온산제련소가 향후 게르마늄·갈륨 생산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면서 울산 전략광물 클러스터의 경쟁력 강화에도 탄력을 줄 전망이다.
게르마늄은 고성능 반도체 소자·특수가스·광섬유·열화상 카메라 등 첨단산업 전 분야에서 활용되는 핵심 금속이다. 방위산업에서도 야간투시장치·레이저·적외선 센서 등에 필수적으로 쓰인다.
하지만 글로벌 공급의 68%가 중국에 집중돼 있어 한국 역시 높은 의존도를 피하지 못해 왔다.
이날 협약식에는 산업통상부와 학계, 연구기관, 수요기업 관계자 약 50명이 참석해 희소금속 공급망 리스크 대응 전략을 공유했으며, 국내 생산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정부·산업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협약에 따라 고려아연은 2028년부터 연간 12톤 규모의 게르마늄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약 1,400억 원을 투자해 울산 온산제련소 내 게르마늄 전용 공장을 건설 중이다. 생산된 물량은 해외뿐 아니라 국내 산업계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공급처 다변화를 추진한다.
또 국가희소금속센터와 협력해 게르마늄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연구개발 사업을 공동 추진하며, 생산·재자원화·수요기업 간 연계가 가능한 생태계 조성에도 참여한다.
고려아연은 지난 8월 세계 최대 방산기업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 MOU를 체결한 데 이어, 이번 협약으로 글로벌 공급망과 국내 산업계를 동시에 아우르는 전략적 협업 기반을 마련했다.
고려아연은 게르마늄에 이어 중국 의존도가 높은 또 다른 희소금속인 갈륨도 2028년부터 생산할 계획이다. 총 557억 원을 투자해 연간 15톤 규모의 갈륨 회수 공정을 구축한다.
이로써 울산 온산제련소는 아시아 주요 전략광물 생산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울산시는 수소·배터리·반도체 특화 산업 기반을 강화하고 있어, 이번 고려아연의 희소금속 사업 확대는 지역 산업 경쟁력 제고에도 큰 시너지가 예상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희소금속은 국가 경제안보와 직결되는 자원”이라며 “국내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실질적 성과를 만들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희소금속 산업발전협의회는 지난 3월 출범해 산학연 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로 운영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 강화, 자원 무기화 등 급변하는 국제 환경에서 정부·기업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희소금속 공급·재자원화·수요기업 등이 참여하며, 산업 전략과 기술 개발, 규제 개선 등 전방위적인 정책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