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누이 “아버지 특허로 승승장구 하던 회사”
확인 결과 金의 시부, 소방 특허 13개 보유
김은경 침묵 속 그 아들 “거짓말로 가족 공격”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김호일 대한노인회장과 면담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뉴스1
17년전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 남편의 극단적 선택 배경에 극심한 부부 간 불화가 있었으며, 이후 김 위원장이 시아버지가 다수의 특허를 출원해가며 일군 회사를 가로챘다는 주장이 그의 시누이로부터 나왔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이 침묵하는 가운데, 그의 아들이 폭로를 전면 부인하는 글을 올렸다.
폭로 속 등장인물은 김 위원장 외에는 모두 세상을 떠나 진실은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 시누이의 폭로에 담긴 주변적 내용 일부가 ‘기록된 사실’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위원장 시부, 소방 관련 특허 13건 등 다수 특허 실제 보유
폭로의 발단은 ‘남편 사별 후 시부모를 18년간 모시는 등 늘 어르신을 공경하며 살았다’는 취지의 김 위원장 지난 3일 발언이었다. 자신의 노인 폄하 논란을 무마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었다.
그 이틀만에 김 위원장 시댁에서 “새빨간 거짓”이라는 반박이 나왔다.
자신을 김 위원장의 시누이라고 밝힌 재미(在美) 작가 김지나씨는 5일 인터넷에 글을 올려 자신의 오빠가 김 위원장과 극심한 갈등을 겪던 상황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단 한차례도 시부모를 모시고 산 적이 없고, 시부모는 18년동안 김 위원장으로부터 온갖 악담과 협박을 받으셨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지나씨는 자신의 부친과 오빠가 일군 회사를 김 위원장이 자기 동생 명의로 빼돌렸다고 했다.
김지나씨는 “친정 아빠는 전기사업을 시작으로 소방과 관련된 특허를 9개 갖고 계셨고, 특허된 제품으로 승승장구하던 참에 오빠의 도움으로 날개를 달았다”고 했다.
7일 특허청 확인 결과, 김지나씨의 부친은 실제로 특허만 15개를 보유한 발명가였다. 특히 1997~2004년 ▲소화전용 화재발신기 ▲화재발신기용 비상스위치의 누름 장치 ▲비상조명등의 거치대 등 소방 관련 특허를 집중적으로 출원해 총 13개가 특허청에 등록됐다.
김지나씨는 자신의 아버지 장례식에 김 위원장이 참석한 것도 부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남편 사망 이후 시부모의 사업체까지 빼돌린 며느리가 왜 돌아가신 시아버지의 장례식장에 왔겠습니까?”라며 “잘난 금융감독원 부원장이라는 타이틀로 보내온 부의금을 챙겨가는 모습을 본 우리는 그만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실제로 작년 12월 언론에 난 김 위원장 시부 부고(訃告)를 확인한 결과, 유족으로는 단 한 사람, 며느리인 김 위원장 이름만 ‘금융감독원 부원장’이란 직함으로 올라 있었다. 딸인 김지나씨 등 다른 유족 이름은 없었다.
2020년 김 위원장의 시모가 사망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통상 부고에는 부모상을 당한 자녀의 이름과 시부모상 혹은 빙부모상을 당한 이들의 이름을 함께 알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2022년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당시 금융감독원 부원장)의 시부상 부고. 김 위원장 외에 다른 유족의 이름은 나와있지 않다. /연합뉴스
◇시누이 “새빨간 거짓말”…아들 “거짓말로 공격”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청년좌담회에서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남은 수명)까지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아들의 발언을 소개하며 “되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가 노인 비하란 비판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공식으로 사과하며 “시댁 어른들도 남편 사후에 제가 18년을 모셨다. 어르신들을 공경하지 않는 마음으로 살아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시누이 김지나씨는 5일 “명절은커녕 남편 제사에도 한 번 참석하지 않은 사람이 새빨간 거짓말로 가족 모두를 기만했다”고 했다.
글에 따르면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은 김 위원장의 남편은 2006년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김씨는 “어찌 된 일인지 사업체는 오빠가 죽고 나니 곧바로 김 위원장의 친동생 이름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김씨는 “이후 집안은 풍비박산이 났다”고 했다. 그는 “어머니는 충격으로 쓰러져 요양원에 모셔지고, 아버지는 시골로 터전을 옮겨 어렵게 사셨다”며 “2년 전 어머니를 먼저 보내신 아버지는 작년 겨울 자식과 똑같은 방법으로 생을 마감하셨다”고 했다.
미국에 체류 중인 김씨는 6일 TV조선과의 통화에서 “18년간 시부모를 모셨다는 게 명백한 거짓이기 때문에 글을 쓰게 됐다”며 “글에 쓴 내용은 전부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 측에서 반박한다면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했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의 장남이 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 일부. '마더'로 저장된 이가 "할아버지에게 안부 전화 드리라"고 말하고 있다. /네이트판
논란이 번지자 김 위원장의 장남이 반박에 나섰다.
그는 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 할아버지는 고향에 가셨고, 저는 수시로 어머니와 함께 그곳에 찾아갔다”고 반박했다. 그는 “어머니는 제가 할아버지에게 무심해질 때도 먼저 할아버지께 전화드리고 내려가라고 독려도 많이 해주셨다”며 김 위원장이 2020년 ‘할아버지에게 안부 전화 드려보라’고 자신에게 보낸 메시지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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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은 또 “고모들은 상속 받아갔지만 저희 가족(김 위원장‧아들 2명)은 모두 상속을 포기했다”며 상속 포기 결정문을 공개했다. 그는 “생전에 아버지가 운영했던 회사를 저희 어머니가 가로챘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며 “할아버지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저희 집이 회사를 이끌며 할아버지, 할머니를 부양하기를 원하셨다”고 했다.
장남은 “말도 안 되는 거짓 선동으로 가족을 공격하는 일은 제발 멈춰 달라”며 “추후 필요한 법적 조치를 제 선에서 취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재명, 김은경 노인 폄하 논란에만 “유감”
민주당은 김 위원장의 개인사인데다가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6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개인사라 제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그 부분에 대해선 김 위원장이 뭔가 입장을 갖고 계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7일 김 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 논란에 관해서는 “신중하지 못한 발언 때문에 마음에 상처받은 분들이 계시다”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자신에게 제기되는 책임론, 김 위원장 사퇴 등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 역시 침묵을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