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풍경
새벽 6시경에 구대관령휴게소에 도착하였으나 조용합니다.
바람개비는 두개만 돌고...영하의 새벽바람은 아주 찹니다.
여기서 양떼목장 경유 선자령으로 러셀하며 오르려다가 일출을 보기 위해 능선으로 갑니다.
능선에 올라 첫 헬기장을 가로질러 능경봉을 바라보며 일출조망처로 이동하지요..
제왕산 위로 해가 솟으려 합니다.
오늘 하루세상이 다시 열립니다..
바람불어 얼은 빙화가 햇살에 빛납니다.
이정표는 얼굴만 내밀고 건방지게 인사합니다.
저기 가는 나무아래에서 일출을 찍고 나오면서 돌아본 헬기장에 해가 빛납니다.
이른 새벽아침에 한 여인이 나타났습니다. 혹시 처녀귀신은 아니시지요?
홀로 가는 길이기에 부지런히 따라가 보지만......귀신처럼 빠릅니다.
대관령옛길 반정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에 왓습니다.
분명히 길은 있지만 바람이 밤새워 일해서 길을 없애 버렸습니다.
복잡한 세상사람들이 찾아오지 말라는 경고지요..
돌아본 능경봉과 고루포기에도 오늘의 해가 다가 갑니다.
삼거리에서 좌로 돌아갑니다.
토끼가 길을 냈을 까요?..편한 길은 여기까지입니다.
여기서부터 눈속에 빠집니다...바람으로 묻은 길을 러셀하며 갑니다.
종비나무(일명 가문비나무) 사이로 길을 만들어 왔습니다._
가슴높이로 눈이 차 올랐습니다.
폭설과 무관하게 여인은 온 세상을 유혹하며 혼자 잘 올라 갑니다.
바람은 나무사이로 그림을 그렸지만 너무 어려운 추상화입니다.
으헉~~~저기 새봉으로 가야하는데..야속한 바람이 길을 메워 설성을 쌓았습니다.
바람이 그린 추상화~~
좌로 우회하고도 싶지만 나는 바른길만 가고자 합니다.
어디부터 파고 들어 갈까요?
이리저리 한 발 두 발...잘 못 발을 올리면 빠집니다.
나비처럼 살살 걸으면 됩니다..
135센치 스틱도 다 잡아 먹었습니다.
돌아보니 내 흔적이 그려졌습니다.
나비처럼 요렇게 살살 가면 됩니다...
나는 나비가 되지 못했습니다.
때론 한눈 팔다가 잘못 맥을 짚어 빠지면서 올라온 길입니다.
애고~~~길이 워디루 연결 된건지...다시 파고 넘고..
드뎌 새봉에 왔습니다.
여기서 선자령까지 또 파야 하다니...조금 지나면 관광빠스에서 터져나온 산객이 내발길 따라 오겠지요
나는 다음 러셀을 그들에게 양보합니다.
새봉에서 백설의 조망을 한참동안 말 없이 바라 봅니다.
오늘따라 실비핼기가 많이 날아 다닙니다.
당겨보니 종이비행기 같습니다.
선자령을 바라봅니다.우측 끝 바람개비 바로 뒤가 선자령입니다.
항공통제소 넘어 능경봉과 고푸포기는 언제봐도 포근합니다.
여러번 대간길 가면서도 대관령-닭목령-삽당령까지 가는 저 능선의 겨을산행이 제일 좋았습니다.
닭목령을 지나 화란봉의 명품 소나무에 내린 설경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발왕산에도 올 겨울엔 한번 인사드리지 못하고 지나가나 봅니다.
능선에 남은 폭설의 흔적에 들어가 철 없는 아이가 됩니다.
점점 하늘은 쪽빛 바다로 변해갑니다.
다리가 안 보이니 백설 처녀귀신이 분명히 맞는거 같습니다..눈에 홀리면 엉뚱하게 길을 잃습니다.조심해야 합니다.
새벽의 흑백에서 청백으로 변해가는 올해의 선자령 마지막 겨울을 더욱 사랑합니다.
강한 바람은 나무에 빙화를 만들었습니다.
또 실뱅기가 날아 갑니다.
점점 선자령이 다가옵니다.
영상으로 올라간 하늘은 파랗고 정오가 다가올 수록 바람 한점 없습니다.
새벽에 불던 찬바람은 어디에....??
새봉(중앙 철탑 있는 곳)을 돌아 봅니다.
바람개비의 그리움~~~
백색세상..우측 저 멀리 황병산도 아름답습니다..
개미들은 선자령으로 기어 오릅니다.
바람은 또 그림을 그렸습니다.
기념으로 한장 남겨 둡니다.
황병산과 대간길 매봉산이 저 멀리에서 오라는 데 오늘은 여기까가지입니다.
왔던길 다시 돌아갑니다.폭설로 보현사로도 초막골로도 아무도 가지 않습니다.
이 백색세상에서 깨끗한 마음으로 시산제를 지내나 봅니다.
초가을날 대간길 가면서 햇살 피해 쉬어 갔던 소나무님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머리에 쓴 눈은 이제 내려 놓으시지요.털어 드리고도 싶지만 정 들까봐 그냥 두고 갑니다.
나는 여기서 닭 한 마리 잡아 삼계탕을 만들었습니다.
너무포근한 하늘이라 한잡 자고 싶습니다.
초막골로 넘어가는 봉우리도 포근합니다.
가을날 오면 정말 목가적인 풍경이지요..
돌아본 선자령엔 아직도 올라가는 산객이 많습니다.
백설처녀귀신은 워디루 갔을 까요?
선자령을 벼개 삼아 눕고 싶습니다.
바람개비도 눈 위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인간은 대자연 앞에 한 점의 개미일 뿐....
실뱅기는 가다가 바람개비에게 잡혔습니다.
횡계.용평방향입니다.
하늘은 점점 파랗게 물들고...
정말 눈이 많이 왔습니다. 10년간 본 눈을 하루에 다 본거 같습니다.
지붕의 눈도 작품입니다.
굿을 하고 있는지 상황당 산신각에서 둥당둥당 소리가 납니다.
엄청난 폭설진 성황당에서 혹시~~하며 좌측 양떼목장으로 가는 길로 따라 가 봅니다.
겨우살이도 이제 살 날이 얼마 안 남았습니다.
누군가가 흔적을 남겼지만 하산한 발자국입니다..
풍덩풍덩~~삼거리까지 갑니다.
여기서 양떼목장으로 가려는데..아무도 가지 않았습니다.
난 더이상 못가~~~엉엉엉 ..ㅠ,
성황당에서 대관령으로 가는 길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또 실뱅기가~~~
선자령 들머리에 오니 주차장 전쟁이 터졌습니다.
초막골로 하산이 어려워 버스들이 다시 대관령으로 회차를 못해 난리 부루수고..
바람이 선자령 초지에 만든 가장 멋진 작품입니다.
새봉에서 조망한 파노라마 그립입니다.- 제왕산-능경봉-고루포기산
올해 마지막 가는 선자령 겨울속에서
몸과 마음을 비웠으나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백설 처녀귀신을 찾아 또 길을 떠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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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형님 멋진사진과 절묘한 음악의 조화가 기가막희게 좋음니다.
잘보고감니다..............
로망스와 함께하는 선자령 산길,,,하얀 백설을 통째로 엎어쓴길을 홀로ㅡㅡㅡ귀신따라 댕겨 오셨군요, 요즘,,,홀로가는것이 대새인가,,,,자주 가시는것,,(?) 다시보는 선자령,,,골프공 황병산,,,,능경봉...아름답습니다.
강릉댁께서 좋아하시는 그곳을 올 겨울엔 경암과 함께 피재-진부령을 걸어 낙동+태백 대간을 이루어 볼까 합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설경이네요전 겨울산행을 해본지가 오래된것같습니다 올해같이 눈이 많이왔을때 눈산행은 오래토록남을 추억일것 같습니다 걸어보고싶네요 산이나 시골은 깨끗하고 눈부신 눈이지만 도시에는 눈이 정말싫어요...
하얀눈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