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날의 붉은 이마가 불끈거리는 아침이 역동적입니다.
그림자를 운동장 반쪽까지 드리운 동편 느티나무,
나무는 평생을 서서 사는 게 힘들어서 그림자나마 그렇게 길게 눕혔는지.
얼음이 꽁꽁 얼었습니다.
동구밖 사랑지를 돌아나가는 출근길, 못 건너편 바둑이집으로 자꾸 고개를 돌립니다.
개집 지붕 위에 아침햇살이 도타워서 마음을 놓습니다.
일주일 전쯤 몸을 푼 어미개와 새끼 네 마리가 지낼 추위가 걱정되었거던요.
인근 임대 아파트에 사는 주인이 못가에 나다니며 단지 '고깃감'으로 사육하는 견공들,
하지만 엄연한 생명체, 얼어 죽는 일은 없어야죠.
아침 운동길 마다 보온병에 누룽지탕을 담아서 몸을 푼 어미개에게 주지만
젖몸살 난 어미개는 토옹 먹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어미 젖가슴을 한사코 찾아 엉킨 강아지 네 마리와 어미개가 추운 겨울을 무사히 건너길 바랍니다.
사진은 학교모롱이 냉이밭입니다. 냉이 꽃대에 빗방울이 맺힌 모습은 장관이었습니다.
수천 개의 크리스탈을 흩뿌려놓은 듯. 염치불구하고 재깍 차를 세워서 찍었습니다.
당겨보니 방울방울 속에 뒷쪽의 교회가 맺혀있어요!
작은세계 속의 큰 세계가 벅찹니다. 마이크로 렌즈가 아쉬웠지만. ^-^
칼바람은 겨울 마가렛 줄기를 사정없이 베어냅니다.
여린 그것은시퍼런 피를 흘릴지언정 결코 쓰러지지 않습니다.
꿋꿋한 마가렛은 '희망'입니다.
연주로 듣는 7080 모음
01. 당신도 울고 있네요 (기타 연주곡)
02. 사랑이여 (바이올린 연주곡)
03. J에게 (섹스폰 연주곡)
04. Anak (기타 연주곡)
05. 이등병의 편지 (오카리나 연주곡)
06. Yesterday (첼로 연주곡)
07. La Via En Rose (클라리넷 연주곡)
08. 그리운 얼굴 (트럼펫 연주곡)
09. 비목 (팬파이프 연주곡)
10. 가시나무새 (팬플룻 연주곡)
11. 기도-가을동화 OST (피아노 연주곡)
12. 거리에서 (하모니카 연주곡)
첫댓글 맛난 음식을 먹고 나오다가도 거지가 쓰레기통을 뒤져 음식 찌꺼기를 먹고 있는 걸 보면 구역질이 나는 건 왜일까요.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방글라데시의 말라비틀어진 아이들 사진이 나의 행복을 언짢게 하는 건 왜일까요. 펄펄 끓는 찌게냄비 속에서 몸을 비트는 산 낙지가 먹음직스럽게만 보이지 않는 건 왜일까요. 혹한이 몰아치는 밤이면 할머니는 '까치가 다 얼어죽겠다' 고 중얼거리곤 하셨지요. 산짐승들은 벌거벗은 나무들은 이 겨울을 어떻게 나는 것일까요.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이 땅의 모든 것들이 서로 무엇으로 연결이 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겨울입니다.
자운영님의 정성을 봐서라도 어미개는 젖몸살을 이겨내고,
이 추위도 이겨내며 튼실한 새끼들을 잘 키워내리라 믿습니다.
도처에 깔린 존재론적 슬픔은 생이 한없이 슬프게도,
또 한없이 거룩하게도 합니다.
우리 글쓰는 사람들은 이러한 삶의 근본구조를 어찌해야 할까요?...
냉이크리스탈이 아름다워요.
추워지는 날씨에 건승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