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 집을 나서며
성지순례를 위해
모인 우리는
주님의
승리를 느끼고
천상의 평화를 배우려
수많은 유혹과
도시의 화려함을 뒤로하고
회개의 미소 지으며 모여듭니다.
[ ] 2. 사당역 주차장
매월 세번째 토요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태양이 작렬해도
누가 뭐라해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당역 주차장으로
저마다의
십자가와 가방 메고
모여 듭니다.
[ ] 3. 버스에서
흰 호랭이 신부님의
구수한 사투리에
정겨움을 더하며
나눠준 백설기로
옆 사람과 오손도손
봉사자의 성지 해설은
알 듯 모를 듯
지나가고
조용한 묵주기도와
깊은 묵상,
나만의 바램
그리고 쪽~잠
[ ] 4. 성지에서 I
시나브로
우리들을 적신
신앙 선조들의
피와 땀,
그리고
우리들의 촉촉한 눈빛과 눈망울
때론
먹먹함과 찢어지는 아픔만이
가끔은
그분들의 목숨과 바꾼
조용한 외침인
하느님 나라 선포가
십자가의 길,
묵주기도가 되어
귓가에 맴돈다.
[ ] 5. 성지에서 II
처음에는 몰랐던
스탬프의 매력
이모님은 여기에
세번째 오시고도
또 오신다고 하신다.
옆에 서신 왕 이모님은
못 마땅한 듯
"세번으로
성지순례의 참된 맛을
어찌 아노!" 하시며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지 말라"는
눈 웃음으로
말씀하시네!
걸으며
기도 드리며,
또 걸으며
묵상 바치며
또 걸으며
옆 사람과
정(情) 나눈다
[ ] 6. 파견미사
파견미사,
각자의 소망을 담은
미사 예물은
수북히 쌓인
우리들 정성스랜 바램과
너무 늦지 않은 회개,
그리고 솟구쳐 나오는 감사
속으로
흐느끼던 눈 시울
매번 돌아오는 회개의 시간
넘쳐나는 감사의 시간을
매듭짓는다.
봉사자의 정겨운 간식
받아들고
신부님의 다시 듣고싶은
사투리를 귓가에 남기며
성체를
모신 우리는
주님
승전가를 부르며
천국의 문을 활짝 열어젖힌
수많은 신앙 선조들의
도(道) 따라
회개의 참 뜻 새기며
온 세상에 주님 나라 선포하고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버스에 오른다.
2023. 9. 17.
성모승천 수도회 도보 성지순례 참가자
바오로 이 종 *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