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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오귀스트 마리에트 베이의 시나리오 <아이다>
대본 안토니오 기슬란초니
초연 1871년 카이로 케디브 오페라하우스
배경 고대 파라오 시대 이집트의 멤피스와 테베
<2015 밀라노 라 스칼라 / 151분 / 한글자막>
라 스칼라 극장 오케스트라 & 합창단 & 발레단 연주 / 주빈 메타 지휘 / 페터 슈타인 연출
아이다...........암네리스 공주의 여자 노예. 원래는 에티오피아의 공주.....크리스틴 루이스(소프라노)
라다메스........이집트 군대의 젊은 장군.............................................파비오 사르토리(테너)
암네리스........이집트의 공주...........................................................아니타 라흐벨리쉬빌리(메조소프라노)
람피스...........제사장.....................................................................마티 살미넨(베이스)
아모나스로.....아이다의 아버지. 에티오피아의 왕................................게오르그 가니체(바리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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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덕션 노트 ===
라 스칼라 관객들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킨 페터 슈타인의 최신 프로덕션
<아이다>는 베르디의 오페라들 중에서 가장 높은 대중적 인기를 누리는 작품이다. 카이로에서의 초연 이후, 유럽에서 이 작품이 처음 공개된 곳은 바로 밀라노 라 스칼라였다. <아이다>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 극장의 핵심 레프트와로 사랑받고 있다. 너무나도 유명한 이 오페라로 까다로운 눈높이의 라 스칼라 관객들을 만족시키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2015년에 처음 공개된 페터 슈타인의 프로덕션은 객석과 비평가들로부터 성공적으로 호평을 이끌어내었다. 슈타인은 스펙터클 오페라의 대명사와도 같은 이 작품을 색다른 각도에서 조망하였다. 고대 이집트의 이미지와 다소 거리가 있는 간결하고도 상징적인 무대를 배경으로, 각 인물들의 심리묘사와 내밀한 연기 앙상블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진 연출이다. 주빈 메타의 지휘는 노거장의 관록을 유감없이 드러내며,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흑인 프리마 돈나 크리스틴 루이스와 이탈리아의 중견 테너 파비오 사르토리가 남녀 주인공을 열연하였다. 어느덧 70줄의 노인이 되었지만 여전히 정정한 활약을 보여주는 마티 살미넨의 모습도 반갑다.
베르디는 자신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대작 <돈 카를로>를 완성한 이후 한 동안 칩거생활에 들어갔다. 카이로의 케디브 오페라하우스의 개관을 기념하기 위해 이집트 정부는 베르디에게 새로운 작품을 위촉하였고, 베르디는 몇 번의 거절 끝에 이 작품에 착수하였다. 고대 이집트를 소재로 한 이 작품의 리브레토는 안토니오 기슬란초니가 완성하였는데, 작품의 원작은 프랑스의 이집트학자였던 아우구스트 마리에트가 만든 것이라는 주장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혹자는 테미스토클레 솔레라의 작품이라는 이견도 내놓고 있다. 초연은 1871년 12월 24일 카이로에서 펼쳐졌다. <아이다>는 원숙기의 베르디가 작곡한 명작답게 다른 작품과 구분되는 묘미를 갖고 있는데, 그것은 1막과 2막을 화려한 볼거리로 치장한 다음 3막과 4막에서 역대 어느 오페라보다도 깊이 있는 휴먼 드라마로 만들었다는 것에 있다. '개선행진곡'에만 열광하는 관객은 후반부가 지루하다고 할지 모르나, 오페라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3막과 4막이야말로 베르디 오페라의 진수로 평가한다.
오페라와 연극 양쪽 모두에서 세계적인 거장 연출가로 존경을 받고 있는 페터 슈타인은 1937년 베를린에서 태어났다. 뮌헨대학에서 ETA 호프만의 작품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지만, 오래전부터 갖고 있었던 무대에 대한 갈망은 결국 그를 연극 연출의 길로 들어서게 만들었다. 이후 오페라 연출 쪽에서 두각을 드러내었는데, 대표적인 오페라 프로덕션으로는 1996년 불레즈의 지휘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공연되었던 <모세와 아론>, 역시 잘츠부르크에서 각각 2011년과 2013년에 공연되었던 <맥베스>와 <돈 카를로> 등이 있다. 슈타인은 2008년 유럽 위원회(EC)가 수여하는 Europe Theatre Prize의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 작품해설 === <2010년 7월 13일자 네이버캐스트 / 이용숙 글>
명곡, 명연주
베르디, 아이다
이집트 국왕이 수에즈 운하 개통 기념으로 베르디에게 의뢰한 작품
1871년 카이로 오페라 극장에서 초연, 유럽 초연은 1872년
베르디의 [아이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화려한 개선장면일 것입니다. 실제로 [아이다] 공연을 보러 왔다가 2막의 개선장면이 끝나면 “이제 볼 거 다 봤다”며 집에 가는 관객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오페라 [아이다]의 진짜 재미는 3막과 4막에 있습니다. 뒤로 갈수록 주인공들의 갈등과 긴장은 더욱 팽팽해지고 감동 또한 커진답니다. 그러니 2막 끝난 뒤 절대로 집에 가지 마세요. 그리고 코끼리, 말, 낙타의 행렬은 결코 오페라 [아이다]의 핵심이 아닙니다. 대규모 야외무대의 경우 넓은 무대를 볼거리로 채우기 위해 여러 가지 동물들을 등장시키는 것뿐, 스토리나 음악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으니까요.
홍해와 지중해를 잇는 수에즈 운하가 건설되고 있는 동안 이집트 국왕은 운하 개통 기념으로 국제적인 수준의 오페라를 공연하고 싶어 베르디에게 작품을 의뢰했습니다. 이를 위해 운하가 개통되는 1869년에 맞춰 카이로 오페라 극장도 지었습니다. 그러나 이집트와의 계약을 못 미더워했던 베르디는 일단 의뢰를 거절했다가, 프랑스의 이집트학 연구가인 오귀스트 마리에트의 짤막한 소설 초고를 읽고 생각을 바꿨습니다. 그 소재로 대본을 써서 오페라를 만들면 대단히 흥미로울 거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작품이 [아이다]였답니다.
수에즈 운하와 이집트 오페라 극장
그러나 이 오페라는 운하가 개통되고 2년이나 지난 1871년 크리스마스 이브에야 카이로 오페라 극장에서 초연될 수 있었습니다. 한 해 전에 오페라 작곡은 끝났지만 프로이센과 프랑스가 전쟁을 하는 바람에 파리에서 제작한 무대의상을 실어내 올 수가 없었다는군요. 그래도 우여곡절 끝에 이루어진 초연은 대성공이었습니다. 파라오가 통치하는 고대 이집트의 수도 멤피스와 나일 강변의 도시 테베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지금도 이집트의 관광상품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피라미드를 배경으로 레이저 빔을 쏘며 현장감 있는 야외공연을 펼치기도 하죠.
콜로세움과 비슷한 외관을 가진 이탈리아 베로나 야외극장에서는 1913년부터 거의 매년 여름 [아이다]를 공연하고 있습니다.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은 6월 중순에 시작해서 8월 말까지 계속되는데, 올해는 프랑코 제피렐리가 연출한 [아이다]가 무대에 오릅니다.
이 오페라에서 인물들의 갈등은 이집트와 에티오피아의 국경분쟁이라는 정치적 배경에서 비롯됩니다. 그리고 갈등의 핵심은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Radames. 테너), 원래는 에티오피아 공주지만 전쟁포로로 끌려와 이집트 왕궁에서 노예로 일하는 여주인공 아이다(Aida. 소프라노), 라다메스를 사랑하는 이집트 공주 암네리스(Amneris. 메조소프라노), 이 젊은 주인공들의 삼각관계입니다.
라다메스는 등장하자마자 곧 ‘정결한 아이다’를 노래합니다. 그리고 신탁에 따라 에티오피아군을 물리칠 이집트군의 총사령관으로 임명됩니다. 공주 암네리스는 라다메스가 승전해 돌아오면 결혼하려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가, 아이다가 라다메스와 사랑하는 사이라는 사실을 알고 불같은 질투에 휩싸입니다. 라다메스는 개선장군이 되어 돌아오고, 에티오피아 포로 가운데는 신분을 감추고 있는 에티오피아의 왕 아모나스로(Amonasro. 바리톤)가 섞여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딸 아이다를 시켜 라다메스에게서 이집트 군대의 기밀을 알아내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기밀을 누설한 라다메스는 절망에 빠집니다. 아모나스로가 아이다와 함께 에티오피아로 가자고 라다메스를 설득할 때 암네리스 공주가 나타나 라다메스를 반역죄로 체포하게 하는데, 라다메스는 필사적으로 아이다와 아모나스로를 도망시킵니다.
암네리스는 라다메스에게 아이다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면 살려주겠다고 말하지만, 라다메스는 신전 사제들의 재판에서 자신을 변호하지 않은 채, 산 채로 돌무덤에 갇히는 사형선고를 묵묵히 받아들입니다. 그가 사형선고를 받을 것이라 짐작한 아이다는 미리 돌무덤에 들어가 기다리고 있다가 라다메스를 맞이해 서로의 굳건한 사랑을 확인하며 행복 속에서 서서히 죽어갑니다.
침략주의적 색채가 짙은 개선장면의 개선(改善)
[아이다]를 초연했을 때 베르디의 나이는 58세. 이탈리아 국민음악가이자 유럽 최고로 군림하는 오페라 작곡가였지만 베르디는 이미 자신의 시대가 지났다고 느꼈습니다. 온 유럽이 바그너 오페라에 환호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무한선율, 유도동기(라이트모티프), 불협화음, 마치 현대 영화음악처럼 감각적 효과를 극대화한 바그너의 음악이 오페라 관객을 매혹했던 것입니다. 베르디 역시 [돈 카를로] 등에서도 꾸준한 음악적 변화를 시도했지만, 특히 [아이다]에서는 현대적 화성이 더욱 돋보이게 작곡했습니다.
국회의원으로 의정활동까지 했던 베르디는 정치발전에 대해서도 깊은 회의를 품었습니다. 당대 정치가와 종교지도자들의 보수반동적인 태도와 선동정치에 환멸을 느꼈던 베르디는 구체적인 역사로부터 도망쳐 아득한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한 오페라를 만들고 싶었다고 합니다.
현대의 연출가들은 [아이다]의 개선행진 음악이 뿜어내는 전체주의적, 침략주의적 색채를 혐오해, 개선장면을 의도적으로 우스꽝스럽게 연출하기도 합니다. 이 장면의 금관악기 소리가 화성적으로 귀에 거슬리는 이유는 편협한 애국주의를 비웃으려는 작곡가 베르디의 본래 의도가 작용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사방과 천장이 밀폐된 돌무덤 속에서 사랑하는 두 사람이 맞이하는 죽음은 개인을 억압하고 흡수해버리는 거대한 사회에서 개인이 개인으로 남기 위한 유일한 선택입니다. 이들의 죽음은 암네리스 공주와 이집트 사제들로 대표되는 무덤 밖 권력자들을 가볍게 뛰어넘는 행위가 되었습니다.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같은 동시대 오페라 역시 이승에서 불가능한 사랑을 죽음을 통해 이루는 순수하고 강인한 주인공들을 보여줍니다.
추천 음반 및 영상물
아이다-암네리스-라다메스 순
[음반] 레온타인 프라이스 / 리타 고어 / 존 비커스 등, 게오르그 숄티 지휘, 로마 극장 오케스트라 및 합창단, 1961년 녹음(Decca)
[음반] 마리아 키아라 / 게나 디미트로바 / 루치아노 파바로티 등, 로린 마젤 지휘,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 오케스트라 및 합창단, 1986년 녹음
[DVD] 에이프릴 밀로 / 돌로라 자지크 / 플라시도 도밍고 등, 제임스 레바인 지휘, 뉴욕 메트로폴리탄 극장 오케스트라 및 합창단, 소니아 프리셀 연출, 메트로폴리탄극장 공연 실황, 1988년(DG)
[DVD] 비올레타 우르마나 / 일디코 콤로시 / 로베르토 알라냐 등, 리카르도 샤이 지휘,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 오케스트라 및 합창단, 프랑코 제피렐리 연출, 라 스칼라 극장 공연 실황, 2006년(Dec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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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해설 === <2010년 3월 4일 네이버캐스트 / 고 안동림 교수 글>
내 마음의 아리아
거룩한 아이다
베르디 <아이다>
아이다(Aida)는 오페라의 백화점이라고 불리는 스펙타클한 걸작이며 세계의 여러 가극장에서 가장 공연 횟수가 많은 오페라이다. 호화로운 개선 행진의 장관(壯觀), 야자나무 잎이 무성한 나일 강변의 이국적인 밤 풍경 등이 우선 시선을 끈다. 여기에다 제4막 끝에 가면 무대가 2층 구조로 되어 있으며 위층은 웅장한 사원(寺院)이고 공주가 기도를 드리고 있고 아래층의 석조(石造) 감옥에는 연인들이 죽어 가고 있다. 매우 낭만적이며 음악 및 극적 구성도 전혀 무리가 없고 인물들도 명쾌하여 오페라를 처음 보는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할만한 걸작이다. 전4막이며 까뮈 뒤 로클(Camille du Locle)의 불란서어 대본을 지슬란쪼니(기슬란초니, Antonio Ghislanzoni) 가 이탈리아어로 번역했다.
아이다, 그대는 천사처럼 거룩하도다!
에티오피아 토벌군의 총사령관으로 출진하기 전에 라다메스 장군이 적을 무찌르고 돌아와 승리의 보상으로 아이다와의 결혼 승낙을 받겠다는, 군인의 꿈과 연인에 대한 사랑을 노래한 씩씩한 아리아로서 무장다운 솔직하고 호탕한 로만짜(로만차, romanza=사랑을 소재로 한 노래)이다. 흔히 “청아한 아이다”라고 하나, ‘celeste’는 ‘청아(淸雅)’가 아니고 ‘하늘의, 거룩한, 이 땅의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완벽한’을 뜻한다. 즉 라다메스는 여자 노예 아이다에게 ’청순하다‘는 칭송이 아니라 ‘천사처럼 거룩하다’는 최고의 찬사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거룩한 아이다'
만약 내가 그러한 군인이라면!
만약 내 꿈이 이루어진다면!
용감한 사람들의 군대가 승리를 거두면
모든 멤휘스(Memphis,멤피스) 사람들이 사랑하는 아이다와
나를 박수로 맞아 주리라,
승리의 월계관을 쓰고 돌아오리라!
말하리라, 그대를 위해 싸웠다고
그대를 위해 정복했노라고!
거룩한 아이다, 신성(神聖)한 그 모습,
빛과 꽃의 신비스런 화관(花冠)이여,
그대는 내 생각을 관장하는 여왕,
그대는 내 목숨의 눈부신 빛.
그대 고향 땅의 아름다운 하늘,
조상 땅의 부드러운 미풍을 돌려주고 싶다,
왕가의 화관을 그대 머리에 얹고,
태양 곁에 옥좌를 마련해 주고 싶다!
거룩한 아이다, 신성(神聖)한 그 모습,
빛과 꽃의 신비한 광선,
그대는 내 생각을 관장하는 여왕,
그대는 내 목숨의 눈부신 빛.
그대 고향 땅의 아름다운 하늘,
조상 땅의 부드러운 미풍을 돌려주고 싶다,
왕가의 화관을 그대 머리에 얹고,
태양 곁에 옥좌를 마련해 주고 싶다!
태양 곁에 옥좌를,
태양 곁에 옥좌를!
베르디 중기의 대표작
베르디 중기의 총결산인 이 작품은 원래 수에즈 운하 개통을 기념하여 작곡한 것이므로 그랜드오페라 풍의 호화찬란한 오페라이다. 초연 때는 라다메스가 개선하는 장면에서 무대에 코끼리가 등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베르디가 노린 것은 이벤트 성 성공이 아니라 대자연과 신들에 대한 두려움 속에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이 교류하고 서로 의지하는 음악의 드라마를 쓰고 싶어 했다. 따라서 판에 박은 형식의 아리아를 없애고, 요란한 이벤트 성 선전을 한 카이로의 초연 초청에도 응하지 않았다.
들을 만한 음반과 DVD
[CD] 카라얀 지휘, 빈 휠하모니 관현악단/빈 무지크훼라인 합창단(1959) 베르곤찌(베르콘치, T) DECCA
당시 “오페라는 DECCA”라는 선전 문구가 있었지만 음향의 놀라운 폭과 넓이를 과시하는 풍려(豐麗)한 녹음의 특색이 있었다. 이 녹음은 음향 감독 컬쇼(John Culshaw,1924-1980)와 카라얀의 업적을 알리는 기념비이다. 카라얀은 이 오페라에서 선명하고 극적인 효과와 성격을 이끌어내어 진폭(振幅)이 큰 힘찬 드라마로 표현하고 있다. 그것은 사람의 목소리와 관현악이 혼연일체가 되어 만들어내는 ‘음의 드라마’이다. 그리고 또 가수진이 초일류 급이다. 남 달리 돋보이는 가수는 암네리스 공주를 노래하는 시미오나토(Giulietta Simionato)이다. 라다메스와 아이다의 거동으로 보아 둘 사이가 심상치 않다는 눈치를 채는 장면(제1막)의 미묘한 감정 표현, 아이다와 여자끼리의 심리적인 암투를 펼치는 장면(제2막의 2중창), 그리고 깊은 슬픔에 휩싸인 채 노래하는 독백 장면과 라다메스에게 다시 한 번 생각을 고쳐 보라고 애원하는 3중창(제4막 제1장) 등에서 압도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메쪼 소프라노 특유의 어두운 그림자에 감싸인 듯한 목소리의 아름다움은 정말 감동적이다. 또 그러한 시미오나토의 명창에 대비하여 테발디의 싱싱한 감정으로 충만한 표현도 아이다의 이상적인 모습을 뚜렷이 부각한다. 제3막, 제4막의 노래는 절묘하기 이를 데 없다. 이 밖의 다른 가수들도 아무런 손색이 없다. 낭랑하고 빛나는 베르곤찌(Carlo Bergonzi) 전성기의 목소리가 더할 나위 없는 라다메스를 들려준다.
[CD] 세라휜(세라핀) 지휘, 밀라노 스칼라 극장 관현악단/합창단(1955) 터커(T) EMI
칼라스가 생전에 무대에서 아이다를 노래한 횟수는 합계 31회가 된다. 이 숫자는 노르마, 토스카, 비올레타. 루치아에 이어 5위에 해당된다. 즉 그녀가 즐겨 노래한 레퍼토리 중의 하나이며 감정 표현의 깊이, 극적인 힘, 팽팽한 비극적 긴장감 등을 만끽하게 해준다. 일부에서는 테발디에 비해 너무 개성이 강하다고 평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 놀라운 표현력에는 테발디 보다 훨씬 듣는 이를 사로잡는 힘이 있다. 라다메스 역을 특기로 삼던 터커(Richard Tucker)의 빛나는 목소리도 열기가 있다. 세라휜의 지휘 또한 빈틈없는 치밀한 구성력으로 스케일 큰 극적 표현을 전개한다. 모노 녹음이지만 애호가라면 한번은 들어 두어야할 음반이다.
[CD] 무티 지휘, 뉴 휠하모니아 관현악단/ 로이얼 오페라단 합창단(1974) 도밍고(T) EMI
절정기의 까바예(카바예, Montserrat Caballé), 코쏘토(Fiorenza Cossotto), 그라고 도밍고 외에 카푸칠리(Piero Cappuccilli), 기어로브(Nicolai Ghiaurov) 듬 전성기의 목소리들을 모은 강력한 배역진이다. 이 무렵 두각을 나타낸 무티의 지휘도 화려하고 힘차며 아름다운 칸타빌레를 과시한다. 이탈리아 오페라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DVD] 레바인 지휘, 메트로폴리탄 가극잔 관현악단/합창단.발레단(1989) 도밍고(T) 소냐 후리젤 연출 DG
1989년 메트로폴리탄 가극장 프로덕숀(Production, 프로덕션)이 제작한 [아이다]를 TV로 방영한 후, ‘고전 프로그램 공연 예술’의 빛나는 업적이라는 찬사와 함께 1989~90년도 <에미 상 Emmy Award>을 받았다. 기술적으로도 생생한 디지털 음향과 수준 높은 영상미를 과시한 휠름(film, 필름)이었다. 본래 [아이다]는 메트로폴리탄 가극장이 가장 자주 공연하는 자신 있는 레퍼토리이며 그 거대한 극장 무대를 충분히 활용하여 감동적인 장면을 전개한다. 베르디 가수로 정평이 있는 밀로(Aprile Millo)의 아이다와 아직 유연함을 잃지 않은 도밍고의 라다메스를 중심으로 하여, 에티오피아 왕 아모나스로 역(아이다의 아버지)을 맡은 밀른즈(Sherrill Milnes)의 당당하고 극적인 목소리가 눈에 띄게 돋보인다. 그 밖에 자지크(Dolora Zajick)의 암네리스, 부르클라제(Paata Burchuladze)의 람휘스 등 모두 충실한 열연으로 자기 몫을 다하고 있다. 레바인의 지휘와 후리젤(Sonja Frisell)의 웅장하고 화려한 무대 연출은 보는 이를 압도한다.
[DVD] 샤이 지휘, 스칼라 극장 관현악단/합창단/발레단(2007) 알라냐(T) 제휘렐리 연출 DECCA
1950년대 초부터 1979년대 말까지 제휘렐리가 스칼라 극장에서 선보인 오페라들은 지금은 전설이 되었다. 그 후 20년 이상 멀어졌다가 이제 그는 [아이다]로 돌아왔다. 그는 스펙타클 오페라 사상 가장 웅대한 무대를 제작했다. 그 무대는 이집트(Egypt)의 조각상과 개선 행진군의 위풍당당한 위용도 한층 시각적으로 부각된다. 또 베르디 가수가 흔하지 않은 요즘에 배역진을 이만큼 알차게 모은 점이 대견스럽다. 우선 아이다 역의 우르마나(Violeta Urmana)는 리투아니아 출신으로 주로 바그너와 베르디에 뛰어난 실력을 과시해온 메쪼 소프라노이며 세련된 성악 기술과 유연한 음악성으로 빈과 독일에서 높은 펑가를 얻은 가수이다. 라다메스 역의 알라냐(Roberto Alagna)는 3대 테너(파바로티, 도밍고, 카레라스) 이후 오늘날 쿠라(Josè Cura)와 함께 포스트 3대 테너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루마니아 출신의 프리마돈나 안젤라 게오르규와 결혼한 미남 가수이다. 성량(聲量)은 파바로티나 도밍고에 못 미치나 광택이 있는 유연한 미성(美聲)과 섬세한 뉴앙스를 품은 연극적 표현력으로 듣는 이를 사로잡는다. 암네리스 역의 콤로시(Ildiko Komlosi)와 아모나스로 역의 구엘휘(Carlo Guelfi)도 각기 자기 맡은 역을 충실하게 노래한다. 샤이(Riccardo Chailly)의 지휘는 오페라의 중심지로서 전통적인 밀라노의 힘이 응집되어 그의 강한 극적 구심력을 남김없이 발산케 하고 있다. 근래의 보기 드문 수작(秀作)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거룩한 아이다 - 베르디, [아이다] (내 마음의 아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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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해설 === <2010년 10월 20일 네이버캐스트 / 고 안동림 교수 글>
내 마음의 아리아
이기고 돌아오라
베르디 <아이다>
이 오페라는 이짚트(이집트) 정부의 의촉으로 1869년에 완성한 수에즈 운하의 개통기념 축전용 오페라로 작곡된 것인 만큼 음악이나 무대의 스케일이 남달리 크며 베르디의 작곡기법 면에서 보아도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충실한 작품이므로 베르디 최대의 걸작이라 할 수 있다.
베르디 최대의 걸작, <아이다>
베르디는 그 작풍(作風)과 이탈리아인 특유의 뜨겁고 완고한 성격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곧잘 이탈리아 오페라의 대명사처럼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분명 음악 자체에는 그러한 사실이 인정되나 택한 소재에 관해서는 반드시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 그의36개의 오페라 작품 전체 기운데 절반 이상이 이탈리아 이외의 나라를 무대로 삼고 있다는 사실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아이다]도 그런 외국 배경의 오페라의 하나이다. 무대가 이짚트인 만큼 가끔 음악 속에 이짚트 풍의 멜로디가 들리지만, 이것은 모두 베르디의 창작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흔히 외국을 소재로 한 오페라를 쓸 때는 그 나라의 음계(音階)와 민요 등을 연구하거나 채보(採譜)하지만 베르디는 전혀 독자적인 상상 속에서 작곡했다. 역시 놀라운 사실이다.
고대 이집트이다. 적국 에디오피아(에티오피아) 출신 포로인 노예 아이다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인 라다메스 장군. 그는 에디오피아 군을 격파하고 개선하라는 임무를 띠게 된다. 사실은 아이다는 에디오피아의 공주, 사랑하는 라다메스가 이기면 아버지와 조국이 망하고, 아버지가 이기면 연인이 죽을 수 있는 상황에서 괴로워하며 노래를 부른다.
'이기고 돌아오라'
이기고 돌아오라…고 내 입으로
불경(不敬)한 말을 내뱉었다.
‘이기고’란, 내 아버지를 무찌르는 것
나를 위해 무기를 쥐고 조국과 왕궁과
내가 여기서는 감추고 있어야 할 훌륭한 이름을
되찾아줄 줄 아버지를 이기는 일
‘이기고’란, 내 동포를 이기고
그이가 내 사랑하는 사람들의 피에 젖어
이집트 인의 환호로 맞이하는 개선하여
그이의 전차 뒤에 내 아버지인 국왕이
쇠사슬에 묶여있는 모습을 보려고!
어리석은 말을
없었던 것으로 해 주세요! 신들이여!
아버지 가슴에 딸을 되돌려 주세요
우리를 억압하는 자의
군대를 쳐 부셔 주세요!
불행한 여자!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내 사랑은 어떻게 하고?
그럼 잊을 수 있다고 생각해?
학대 받는 노예인 나를
햇빛처럼 행복하게 해준 이토록 열렬한 사랑을.
라다메스여, 이토록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바라다니!
아! 이 세상에 이 이상 잔인한 괴로움에
마음을 괴롭힌 사람이 또 있을까!
아버지, 애인이라는 신성한 말조차도
입 밖에 내자 못하고, 생각도 할 수 없다…
아버지를 위해서도, 애인을 위해서도, 망설이고 떨면서
울기도 하고, 기도도 하겠습니다.
허나 내 기도는 저주로 변하고
내게 눈물은 나쁜 짓, 한숨은 죄
캄캄한 밤에는 이성(理性)을 잃고
불안이 더해져 죽음을 바라기도 하리다.
신들이여, 내 괴로움을 불쌍히 여겨 주세요!
내 괴로움이 걷힐 가망이 없으면
죽음에 이르는 병이, 두려운 사랑이,
내 마음을 부수고, 죽게 해 주세요.
사랑하는 사람과 아버지가 싸운다! 그런 상황에 놓인 아이다가 그 복잡한 심리를 호소하는 아주 비통한 내용을 가진 노래이며, 아름다운 멜로디와 극적인 표현이 교묘하게 융합된 걸작 아리아이다. 가사 중의 Nume는 "신의“(神意), ”신성“(神性)이 본뜻이며, Numi는 그 복수(複數)이다. 라틴어의 numen(지시, 신의, 신령(神靈)에서 온 말이다.
추천 CD
[CD] 토스카니니 지휘, NBC 교향악단/로버트 쇼 합창단(1949) 해르바 넬리(S) RCA
이 명지휘자가 [아이다]로 데뷔한 사실은 유명한 일화(逸話)였다. 토스카니니의 작품 중 가장 대표적인 연주 기록이 이 뒤의 [오텔로], [할스타후 (팔스타프 Falstaff)]를 합친 3작품이며 그를 제외하고는 말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정상적인 오페라 공연이 아니라 연주회 양식의 녹음이다. 같은 연주의 영상도 DVD로 남아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이기고 돌아오라 - 베르디,[아이다] (내 마음의 아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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