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4. 21. 화요일. 날씨: 햇살이 좋은 봄날
아침열기-과학관 별자리 공부-점심-청소-우리나라 알기(4,5학년)/헤엄(1,2,3학년)/중등학교(배움터길학교) 탐방(6학년)-마침회-윤태
생일잔치-교사회의
[기다릴 줄 아는 것]
화창한 봄날 산책길이 따듯하다. 아침 나절 과학관에서 별자리 공부를 하기로 해서 아침열기 공부마치자 마자 자전거를 타고 간다. 자전거를
학교에 갖다 놓지 않아 늘 강산네 자전거를 빌려탄다. 날씨가 좋으니 자전거가 더 씽씽나가는 것 같다. 2학년부터 4학년은 아이들은
학교차와 지안네 차를 타고 과학관으로 가고, 6학년은 중등학교 탐방 때문에 의왕배움터길에 가서 학교는 오롯이 1학년만 아침 나절을 사는 셈이다.
과학관 연계 학습은 철마다 때마다 교육밑그림에 반영되어 있어 앞으로 줄곧 된다. 3,4,5학년은 봄철 별자리와 외계생명체에 대한 천체투영관
영상으로 공부를 하고, 2학년은 자연사관과 곤충생태관에서 공부를 한다. 이제 아이들과 함께 별자리를 조사하고 발표한 뒤 자연속학교 밤 탐험에서
다시 하늘을 보고 익히면 된다. 11시가 안되어 학교에 돌아가려고 하는데 아이들이 자꾸 더 놀고 가자고 한다. 그래서 다시 기초과학관으로
가려는데 과학의 날이라 학생들이 정말 많고, 행사 준비 때문에 과학관이 떠들석하다. 그래서 차분히 돌아보기 어려워 그냥 가자고 나오는데 날이
좋으니 또 자꾸 놀고 가자고 한다.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이번에는 다시 공룡과 암석본이 있는 곳에 갔다. 3,4학년은 더 있다 온다 해서
5학년끼리 온 건데 아이들은 자꾸 아이들과 몸놀이를 하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하다. 덕분에 암석 공부만 더 하고 학교에서 우리끼리 더 놀자고
과학관을 나섰다.
오는 길에 농원에서 쌈채소 씨앗과 상추 모종 몇 개를 농원에서 사는데 5월에나 심어야 할 고추랑 오이 모종이 벌써 나와 있다.
"할머니 벌써 고추 모종이 나왔어요. 아직 때가 아닌데."
"요즘 사람들은 아직 때도 아닌데 심는다고 찾아." 주인할머니 말이다.
해마다 찾는 농원에서 해마다 같은 풍경을 보곤 하는데, 어서 빨리
심어 키우려는 마음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뭐든지 철과 때를 기다리는게 힘든 세상을 텃밭에서 보는구나 싶다. 아이들 교육은
어떨까. 조기교육이나 선행학습이 중요한 게 아니라 오롯이 아이들을 믿고 기다리는 일이 어른 노릇의 전부 아닐까. 아이들은 잘 자라고 있는데
어른들의 불안과 걱정이 아이들 삶에 스며들 때가 때때로 있으니 아이들은 어른들 자라게 하려고 온 것이란 말이 맞다 싶다.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것, 주인으로 함께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어른들이 보여주고 스스로 가꿀 삶 아니겠는가.
학교로 온 뒤 누리샘 텃밭에 상추 모종 심고, 텃밭에서 가서 씨앗을 뿌렸다. 마늘과 보리가 쑥쑥 자라는데 풀도 같이 자라고 있다. 풀도
뽑고, 여기 저기에서 자라는 상추도 찾고, 3월에 심어 놓은 호박이 솟아나는 것도 찾아내고, 호박 심을 구덩이 만들어놓고 돌아오니 점심 때다.
에고 몸놀이를 못하고 만다.
낮 공부는 우리 나라 알기다. 역사 책을 읽은 뒤 우리나라 지도를 그리고 봄 자연속학교 갈 곳을 표시하는데까지 시간이 훌쩍
간다. 자연속학교 준비 주이자 인권교육 주간에 아이들과 나눌 이야기는 많고 함께 공부할 게 많은 때라 하루가 금세 간다. 이제 공모사업서 쓰기는 일단락 됐다 싶은데 다른 일들이 눈에 들어오는 걸 보니 참. 입학위원회 모임이
있어 늦게까지 애쓰시는 분들을 뒤로 학교를 나서는데 바람이 시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