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할 줄 아는 갈마아파트의 박세연 어린이 김용복/ 평론가
새나라의 어린이는 일찍 일어납니다 잠꾸러기 없는 나라 우리나라 좋은 나라
새나라의 어린이는 서로서로 돕습니다 욕심장이 없는 나라 우리나라 좋은 나라
이 노래는 광복 후 최초로 창작된 동요로 광복의 기쁨과 어린이의 다짐을 나타낸 윤석중(尹石重) 작사, 박태준(朴泰俊) 작곡의 동요이다. 4분의 4박자 바장조의 행진곡 형식인데, 한국적 음계(5음계)에 의한 곡조로 작곡한 것이 특색이다. 나라사랑·이웃사랑의 정신을 어린이에게 심어주기 위해 창작했다 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는 새 나라가 아니다. 광복 후 80년이 다 되었기 때문이다. 새나라 어린이가 살던 시절에는 섬마을 아기가 파도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자며 굴따러간 엄마를 기다렸고, 까치까치 설날도 있었고, 얼룩소 엄마를 닮은 아기 얼룩소도 있었다.
그런데 여기 민인홍 동장이 환경미화원으로 있는 갈마아파트에는 또 다른 새 나라의 어린이가 있어 화제다. 바로 306동에 사는 대전봉산초등학교 2학년 2반 박세연 어린이가 그 주인공. 지나다니다 보면 306동 경비는 늘 싱글벙글이다. 뭐가 그렇게 좋으냐고 물었다. 기다리라고 하더니 경비실에 들어가 편지 한 장을 들고 나온다. 세상에 이럴 수가! 칭찬상장이었다.
칭찬상장 경비아저씨 이 경비아저씨께서는 추운 날, 더운 날 눈이 오는 날 비가 오는 날이어도 바닥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고, 온동네 곳곳을 돌아다니며 청소도 해주시고 사고가 나지 않게 지휘를 해주었기에 이 칭찬 상장을 전합니다. 2023년 12월6일 대전봉산초등학교 2학년 2반 박세연 드림 박세연의 칭찬 상장 이왕이면 칭찬 상장을 받은 갈마아파트 306동의 경비 아저씨나 우리 세연 어린이의 부모님께나, 앞으로 우리 세연이를 담임할 선생님들께 당부좀 했으면 한다. 정 6면체 상자는 보이는 면이 3면 뿐이다. 지금 우리 세연이의 머릿 속에는 상상못할 창의(創意)성이 들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세연이 학생이 하고 있는 고마움에 대한 감사할줄 아는 마음만 보아서는 안될 것이다. 보이지 않는 또 다른 마음씨가 들어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솝 우화에 나오는 양치기 소년의 “늑대가 나타났다”는 거짓말만 듣고 양치기 소년을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기 전에 얼마나 산속에서 외로웠으면 남에게 피해 안 주는 거짓말을 해서 자신의 외로움을 해결하였는가 하는 ‘창의성’에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현대는 공부 잘하는 사람보다 창의성 있는 사람이 더 우대받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박세연 어린이 곁길로 새어 결론을 맺자. 우리아파트에는 노인회관이 있다. 100여 명의 회원들이 몇십 명씩 모여 정담을 나누며 화투놀이도 하고 당구도 치며 하루를 보낸다. 그런데 노인회원 가운데 한분이 대전 DS경찰서에 볼 일이 있어 함께 동행하였다. 문제는 조사하는 경찰관의 태도였다. 조사하는 동안 피의자인 노인을 대하는 태도가 어찌나 예의바르고 친절을 다하는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조사를 받고 나오는데도 출입문까지 배웅을 하는 것이었다. 기분이 좋았다. 돌아서 배웅해주는 경찰관의 손을 다시 굳게 잡아주었다. 그런 대우를 받은 필자의 마음이야말로 세연 어린이에게 칭찬상장을 받은 306동의 경비와 같은 기분이었다. 그래서 온종일 즐거웠다. 이왕이면 D경찰서의 경찰관도 우리 아파트로 이사와 함께 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