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해외 선교는 1913년 조선예수교장로회가 중국 산둥성에 선교사를 파송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김영훈 사병순 박태로를 선교사로 선임한 뒤 파송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자발적 선교사 파송으로는 최초로 기록됐다.
선교사 파송은 1980년대 들어 급속히 확산했다. 1980년 100여명 수준이던 선교사는 1989년 1000명을 넘어섰고 2002년을 전후해 1만명을 돌파했다. 성장세는 이어졌다. 2009년에는 2만명, 10년 뒤엔 2만8039명까지 가파르게 늘었다.
성장세는 2020년을 기점으로 꺾였다. 코로나19로 출입국이 제한되고 현지 사역도 중단되면서 선교사 수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내림세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와 한국선교연구원(KRIM)이 지난달 발표한 ‘2024 한국선교현황’에 따르면 올해 한국 장기 선교사는 2만1621명이다. 단기 선교사 516명과 선교단체가 파송한 제3국 국적 선교사 986명을 포함하면 2만3000여명 규모다. 이들은 171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아시아 국가 비중이 높다.
선교사 평균 연령은 53.9세로 고령화가 큰 문제로 꼽히고 있다. 50대 이상이 무려 69.25%이며 60대 이상도 29.4%를 차지한다. 신규 파송도 50대(32.1%)와 60대(13.3%)가 절반에 가깝다. 반면 29세 이하 선교사는 전체의 3.6%에 불과하다.
은퇴와 사역 중단도 늘고 있다. 지난해 은퇴자는 443명, 사역 중단자는 686명으로 집계됐다. 중단 사유로는 건강 문제와 소명 약화, 사역 부적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보고서에는 처음으로 국내 이주민 선교 통계도 포함됐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250만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선교의 지형이 국내로 확장되는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다만 대부분 교단과 선교단체는 아직 체계적인 대응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이주민 선교를 위한 제도나 조직을 갖춘 파송 단체는 19.1%에 그쳤다.
KWMA는 올해 과제로 ‘고령화와 은퇴 대응’ ‘후속 세대 선교 헌신 확보’ ‘국내 이주민 사역을 포함한 사역 재정비’를 제시했다. 홍현철 한국선교연구원 원장은 14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지금은 선교 체질을 바꾸는 시점”이라며 “양적 성장보다 지속 가능성과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대흥 KWMA 사무총장은 “과거에는 선교지를 개척해 교회를 세우는 것이 선교의 전형처럼 여겨졌지만, 지금은 이미 세계 곳곳에 교회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현지인의 손으로 교회가 세워지고 유지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선교사의 역할이며 국내 이주민 사역 역시 앞으로 한국교회가 전략적으로 확대해 나갈 영역”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