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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만의 'VDIM' 차체 자동제어 굽은 길서도 흔들림없이 부드럽게..
일본 오카야마시 포뮬러원(F1) 국제자동차 서킷에서 만난 토요타 렉서스의
최첨단 하이브리드카 ‘LS600hl’(사진). 전체적인 외형은 가솔린 모델 ‘LS460’와 비슷하다.
렉서스만의 독창적 디자인 ‘엘-피트니스(L-fitness)’가 적용돼 ‘하이브리드(Hybrid)’라는
글자가 없으면 구분하기 힘들 정도다.
LS600hl에 올라타자 가장 먼저 큼지막한 모니터가 눈에 들어온다. 바로 하이브리드카의 동력 전달상황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AV 모니터다. 모니터를 들여다보자 주행 시 동력전달 상황과 배터리의 충전 상태 등이 한눈에 파악된다.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자 차가 천천히 움직인다. 소음이 전혀 들리지 않아 시동이 걸렸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하이브리드시스템 전기모터 덕분으로 LS600hl은 시속 40km 이하로
주행 할 때 전기모터만으로 움직인다. 소음이 적기 때문에 한밤 중에 골목길을 주행하더라도 이웃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법하다.
서킷의 직선도로에 접어들었다. 마음껏 가속페달을 밟았다.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소리가 나기 시작된 지 3~4초 지났을까. LS600hl은 단 한번도 힘이 부치지 않고
시속 140km까지 시원스레 속력을 높였다. “LS600hl은 가솔린과 전기모터 2개의 심장을
가졌다”며 “고출력 5.0리터 V8 가솔린 엔진(394마력)에 고성능 전기모터의 힘이 더해져
최대 445마력의 힘을 낸다”는 요시다 모리타카 렉서스 수석엔지니어의 설명을 온몸으로
체험한 순간이었다.
차가 곧바로 곡선주로에 접어들자 너무 부담스러운 속력에 절로 브레이크를 밟았다.
흔들림에 대비해 온몸에 힘을 주었다. 하지만 차는 스스로 후방의 흔들림을 잡아주며 부드럽게 곡선주로를 빠져 나왔다. 토요타만의 안전시스템인 차체역학통합제어시스템(VDIM)이
타이어가 미끄러지기 전부터 자동제어를 시작해 안정된 승차감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주행을 마치고 다시 출발점으로 들어오며 속력을 낮추자 AV모니터가 전기모터만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알려준다. 엄청난 가속력으로 질주본능을 뽐냈던 LS600hl이 이제 다시
조용한 신사로 돌아오는 시점이다.
LS600hl은 빼어난 성능으로 시승 내내 운전의 즐거움을 선사했다.
ℓ당 9.5km의 연비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주는 또 하나의 선물.
하지만 1억9,000만원에 달하는 국내 판매가는 일반인에겐 상당히 부담스럽다.
일본에서 판매되는 LS600hl(풀옵션)의 가격이 1억1,90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첨단 디자인ㆍ고성능ㆍ친환경도 좋지만 무엇보다 소비자와의 접점을 찾는 게
과제인 듯하다.
-b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