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는 영하의 날씨로 집콕 하면서 답답한 날들을 보냈다. 그런데 이놈의 역마살은 황혼이 되어도 멈출 줄 모른다. 날씨가 조금 풀린 것 같아 어디로 콧바람을 쏘이러가자 하고 검색창을 열어보니
영월에 한옥 호텔 숙박료가 1320만원하는 곳이 있다. 눈에 확 들어온다. 호기심이 많은 나는 오늘 당장 가보자 하니 남편도 좋다고 하면서 집을 나섰다. 대충 위치를 보니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그러나 어디를 가나 네비를 찍고 출발한다.
네비 아기씨는 새로운 낯선 길로 안내를 한다. "목적지에 도착 했습니다" 하고 안내 방송을 끝낸 곳은 영월 '더한옥헤리티지하우스'가 아닌
비닐하우스 몇 동 있는 지역이다. 오작동으로 안내를 종료한다. 상호가 한글과 꼬부랑글자가 길어서 우리도 혀가 안돌아가서 헷갈리는데
네비 아가씨인들 다를까?. ㅎㅎ 참 황당하다. 출발하기 전 검색에서 나오는 아는 위치를 네비에 찍고 다시 출발한다.
서강을 끼고 달리니 강원도 영월의 명승지인 선돌이 나타난다. 아직 공사 중인 진입로를 꼬불꼬불 따라 올라가니 첩첩 산중에 한옥 몇 채가 완성되어 있다. 한옥의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우리 조상들의 얼과 지혜와 전통의 미를 갖춘 아름다운 한옥.
평범한 한옥과는 다른 웅장하고 문살의 섬세한 문양들이 특이하게 아름다웠다. 이 한옥 호텔은 최근 유네스코와 국제건축가협회가 주관하는 베르샤유 건축 상 호텔부문
세계 1위에 선정됐다.
그 명성만큼 호텔의 숙박요금이 우리 서민들의 수준으로는 뒤로 넘어 가고도 남을 금액이다. 초호화 한옥 호텔 8인실 주말요금이 1320만원이다. 숙박 요금은 석식과 조식 미니바 이용 요금이 포함된 금액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코 앞에 있는 영월에 이런 호화 호텔은 어떤 사람들이 자고 갈까? 궁금해진다. 재벌들 아니면 연예인들이겠지, 나의 예상대로 연예인 몇 명이 자고 갔단다. 모 업체 회장님이 1800억원을 투자하는 야심찬 한옥 호텔인데 아직 진행 중이다.
회장님은 앞으로 뉴욕과 파리에도 한옥 호텔을 짓는다.
대한민국의 문화적 자산을 남기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 할 것이라고 한다. 객실마다 히노키탕이 마련된 것으로 봐서 또 다른 위락시설이 있을 것 같다. 평일인데도 손님들이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서민의 작은 가슴으로는 그 금액을 주고 하룻밤을 자고 간다는 게 불가능하다.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이 우리 곁에 와서 어떻게 오셨냐면서 묻는다. 구경 왔다고 하니 손님을 제외하고는 출입을 통제 한다고 한다. 구경을 해봐야 이런 데를 예약할 게 아니냐는 우리 말은 공허한 울림으로 돌아온다. 한옥 호텔이 완성 되었을 때를 상상해봤다. 아름다운 조망은 한옥의 미와
여러 가지 조건을 두루 갖춘 지형으로 느껴진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휴양지로 자리매김해 한국 관광에 기여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