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입동 무렵의 날씨는 매우 변덕스럽기 그지없다. 어느 날은 파란 하늘처럼 날이 맑다가도 어느 순간 체감온도 영하의 추위가 몰아닥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계절풍이 교대기에 들어가며 맑은 하늘과 겨울바람이 번갈아 불어오는 시기다.
중국에서는 입동에서 소설까지를 5일식 묶어 3후로 나누어 그 특징을 서술했다. "초후에는 물이 얼기 시작하고, 중후에는 처음으로 땅이 얼어붙으며, 말후가 되면 꿩이 드물어지고 조개가 잡힌다"고 표현했다.
입동이 되면 나무들은 겨울을 지내는 동안 영양분의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낙엽을 떨구고, 풀들은 서서히 말라간다. 동물들은 땅속에 굴을 파고 겨울잠을 잘 채비를 하는 등 자연의 모든 동식물도 다가올 겨울 추위에 대비를 서둘렀다.
입동(立冬)-11월 7일경
立冬은 상강(霜降)과 소설(小雪) 사이, 김장은 입동을 기준해서 하며. 입동 전 혹은 입동 직후에 하여야 제 맛이 난다. 10월 10일에서 30일 사이에 그해의 새 곡식으로 시루떡을 만들어 제사를 지내며 토광, 터줏 단지, 씨나락섬에 가져다 놓았다가 먹고, 농사에 애쓴 소에게도 가져다 주며, 1년을 마무리하는 제사를 올린다. 또한 각 가정에서는 이날을 기준으로 김장준비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입동을 특별히 명절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겨울로 들어서는 날로 여겼기 때문에 사람들은 겨울 채비를 시작한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김장하기다. 입동 무렵이면 밭에서 나는 무와 배추를 뽑아 김장 김치를 담갔다. 입동을 전후로 하여 5일 내외에 담근 김장이 가장 맛이 좋다고 하여 가정에서는 입동이 다가오면 김장 담글 채비를 서둘렀다. 이때 만든 김장 김치는 땅에 구덩이를 파고, 묻어 놓은 김장독(항아리)에 넣어 오래 보관해 두고 먹었다. 하지만 세월의 변화에 따라 최근에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11월 평균 기온이 높아지면서 김장철도 조금씩 늦어지고 있는 추세다.
입동에는 치계미라고 하는 미풍양속의 풍습도 전해져 내려온다. 미풍양속이란 아름답고 좋은 풍속이다. 그중 치계미란 마을에서 일정한 연령을 넘긴 노인들을 모시고 선물과 음식을 마련하여 잔치를 벌이는 풍속이다. 주로 입동, 동지, 섣달그믐날에 이와 같은 행사를 실시했다. 본래 치계미란 사또의 밥상에 올릴 반찬값으로 뇌물을 뜻하였는데, 마을의 노인들을 사또처럼 대접한다는 데서 '체계미'란 이름이 붙었다.
마을에서 살림이 어려운 사람이라도 일 년에 한차례 이상은 치계미를 위해 출연을 했는데, 그마저도 형편이 안되는 사람들은 미꾸라지를 잡아 추어탕을 끓여 노인들을 대접하는 '도랑탕 잔치'로 대신하기도 했다. 입동 무렵 미꾸라지들은 겨울잠을 자기 위해 도랑에 숨는데, 이때 도랑을 파면 누렇게 살찐 미꾸라지를 잡을 수 있었다.
ⓐ初候: 물이 얼기 시작한다(水始氷 수시빙)
ⓑ中候: 땅이 언다(地始凍 지시동)
ⓒ末候: 꿩이 큰 물에 들어 대합이 된다(雉入大水爲蜃 치입대수위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