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 나의 이야기
마흔한 살이 되던 해, 나는 80만 달러의 빚을 지고 있었고 실직 상태였으며 남편이 운영하는 식당이 무너져 가는 걸 지켜보고 있었다. 당시엔 빚더미에서 헤어날 수 있다는 희망도 없었고, 정말이지 인생에서 실패한 느낌이었다.
불안과 두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나의 주요 전략은 회피였다. 아침이면 시계의 스누즈 버튼 snooze button을 눌러 가며 잠자리에서 일어나기를 회피했고, 저녁이면 술을 마시면서 고통을 회피했다. 남편을 비난하면서 내가 져야 할 책임을 회피했고, 일자리 찾기를 최대한 미루며 앞으로 나아가기를 회피했다.
우리 부부는 식탁에 올릴 음식을 마련하기에도 힘든 상태에서, 저마다 직장과 인생에서 승승장구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부러워하며 바라봐야 했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했다. 이미 뉴욕시 법률구조협회에서 국선 변호인도 맡았었고, 보스턴에 있는 대형 로펌에서 변호사로도 일했고, 스타트업 몇 군데에서도 일해 봤고, 광고대행사에서 사업 개발도 해봤으며, 라이프 코치도 되었다가, 청취자 참여 라디오 쇼도 진행했고, 작은 도자기 공방도 열어 봤다. 하지만 완전히 길을 잃은 느낌이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지금 우리가 빠진 구멍에서 탈출하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비슷한 상황에 부딪혀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럴 때 아주 사소한 일조차도 얼마나 크게 느껴지는지 알 것이다. 침대에서 일어나기, 청구서 확인하기, 가족에게 온전히 집중하기, 맛있는 음식 만들기, 일자리에 지원하기, 산책하기, 구독 취소하기 그리고 얼마나 힘든지 솔직하게 말하기…. 그 모든 것이 불가능하게 느껴진다.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불안감이 혈관 속을 타고 흘렀고 ‘정말 평생을 이렇게 살게 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렇듯 꼼짝도 하지 못하고 답답한 상황일 때 아이러니한 점은, 사실 나는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두렵지만 자리에서 일어나서 쌓여 있는 청구서를 해결하고, 아이들 등교 준비를 시키고, 집 밖으로 나가 산책하고, 친구들에게 연락해서 도움을 청하고, 예산을 세우고, 일자리를 찾아야 했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다.
렛뎀이론 중에서
멀 로빈스 지음, 윤효원 번역
첫댓글 렛뎀이론^^~~
생각을 많이 하게하는 이론이네요~~~ㅎㅎ
좋은 책 정보 감사합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