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 제 3세대의 주역, 몬티엘
2006년 02월 6일
- FIFAworldcup.com
파라과이가 최근 여러 경기에서 탄탄한 전력을 뽐내며 남미 축구 전통 강호들의 위상을 위협하고 있다. 파라과이 축구의 성공 비결은 철저한 준비 과정에 있다. 파라과이는 그 동안 여러 명의 재능 있는 젊은 선수들을 새로운 팀의 주축으로 성장시켰다. 2006 독일 FIFA 월드컵은 파라과이 축구가 진정으로 발전했음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호세 루이스 칠라베르트, 셀소 아얄라, 카탈리노 리바롤라, 에스타니슬라오 스트루와이, 호르헤 캄포스 등은 대표팀을 떠났지만 노장 카를로스 가마라, 데니스 카니사, 로베르토 아쿠냐, 호세 카르도소 등은 여전히 대표팀에 남아 후스토 비야르, 카를로스 파레데스, 호케 산타 크루스, 넬슨 하에도 발데스와 같은 신인 선수들과 함께 뛰고 있다.
그러나 파라과이의 재능 있는 선수들은 이들뿐만이 아니다. 파라과이 대표팀은 이미 어린 선수들을 주축으로 한 세 번째 세대교체가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고 그 중심에는 최고의 기대주, 호세 아르눌포 몬티엘(17)이 있다.
빠른 성장
'몬티'라는 애칭으로도 불리는 호세 몬티엘은 1988년 3월 19일 이타구아에서 태어났다. 4형제 중 막내였던 몬티엘은 이타구아의 클럽 올림피아에서 축구를 시작했다. 그런데 파라과이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팀인 또 다른 클럽 올림피아에서 몬티엘의 재능을 알아보고 재빨리 그를 영입해 갔다. 정교한 오른발과 경기를 읽는 시야까지, 매우 뛰어난 기술을 갖추고 있는 중앙 미드필더 몬티엘은 2004년 2월 12일 솔 아메리카를 상대로 데뷔전을 가진 이후 계속 앞으로 전진해 왔다.
"첫 경기는 전혀 두렵지 않았다. 모든 게 순조로웠다. 올림피아 소속으로 뛴다는 책임감 때문에 부담을 느끼지도 않았고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당시 16세였던 몬티엘은 의젓하게 말했다. 올림피아 1군에서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던 도중 몬티엘은 파라과이에서 있을 2004 남아메리카 청소년선수권대회(15세 이하)에 참가할 대표팀 선수로 발탁되었다.
하지만 대회 개막을 3개월 앞두고 경골이 부러지는 부상을 입어 그의 참가가 불투명해졌다. 7주간의 긴 재활 훈련을 거쳐야 했기 때문에 그가 9월 11일 첫 경기에 나설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그 모든 어려움을 이겨낸 몬티는 첫 번째 경기에서 17분, 두 번째 경기에서 42분간 뛰며 다시 선발로 출전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멋진 활약을 보여 주었다. 콜롬비아와의 결승전에서도 몬티엘은 승부차기에서 가볍게 골을 성공시키며 팀의 우승을 결정짓는 등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가 파라과이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뛴 두 번째 무대는 이듬해 4월에 열린 2005 페루 FIFA 청소년선수권대회(17세 이하) 남미 지역 예선이었다. 이 대회에서도 몬티엘은 능숙하고 훌륭한 경기력을 뽐내며 3골을 기록하여 많은 주목을 끌었다. 특히 그는 강호 브라질과의 조별 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1골을 터뜨리기도 했는데, 팀이 예선에서 탈락하면서 그의 득점은 빛이 바랬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가 더욱 성숙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 세계선수권대회 예선에서 탈락한 것은 파라과이에게 큰 아픔이다." 팀의 탈락 이후 몬티엘은 이렇게 말했다.
첫 골
올림피아로 돌아온 몬티엘은 계속해서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성인 대표팀 데뷔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갔다. 5월 4일 그는 매우 격렬했던 지역 라이벌 세로 포르테노와의 경기에서 처음으로 페어플레이상을 받았다. 치열한 미드필드 싸움 속에서도 몬티엘의 실력과 침착함은 내내 돋보였다. 그는 이에 그치지 않고 바로 2주 뒤 리베르타드를 상대로 첫 골을 기록했다. 경기가 끝나고 몬티엘은 "어머니날을 기념해 이 골을 우리 어머니께 바치고 싶다. 어머니는 항상 내 곁에서 나를 응원해 주셨고, 내가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사랑하고 아끼는 분이다"라고 말했다.
그가 이처럼 멋진 기량을 선보이자 자연스럽게 유럽의 명문 클럽들이 그를 영입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그에게 가장 먼저 관심을 나타낸 팀은 스위스의 바젤이었지만 결국 그 거래는 성사되지 못했고, 이탈리아 세리에 A 리그의 우디네세가 재빠르게 그를 영입해 갔다. 우디네세 측에서는 그가 2006년 여름 클럽에 합류할 수 있으리라 예상했지만, 몬티엘은 지난 1월 자신의 새로운 소속팀 유니폼을 입고 베네치아와의 친선 경기(3-0 승)에서 한 골을 뽑아내며 이탈리아 모험을 시작했다.
파라과이의 2006 독일 월드컵 본선행을 이끈 아니발 루이스 감독은 지난해 지역 예선 마지막 2경기에 몬티엘을 투입했다. 그 어린 선수는 자신의 대표팀 차출에 그 누구보다 많이 놀란 듯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기회가 온 만큼,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준비는 돼 있다." 대표팀 발탁 소식에 몬티엘은 자신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2005년 10월 8일 베네수엘라와의 경기에서 공식 데뷔전을 치렀고 그 경기에서 파라과이는 1-0으로 승리하며 독일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 지었다. 당시 몬티엘은 단 13분밖에 뛰지 않았지만 많은 가능성을 보여 주었고, 결국 4일 뒤 콜롬비아 전에서는 선발 출장하기에 이른다. 이 홈 경기에서 파라과이 대표팀은 1-0으로 패했지만 몬티는 팬들과 언론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몬티엘은 경기 후, "어린 시절의 꿈이 이뤄졌다. 팬들의 응원이 정말 큰 힘이 됐다. 이제부터 나를 응원하는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두 배로 더 노력할 것이다. 지금은 내게 있어 또 다른 시작의 순간이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루이스 감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이 미드필더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축구에서 이렇게 기량이 뛰어난 어린 선수가 혜성처럼 등장하여 단 한 경기만에 영웅으로 떠오르는 경우는 흔치 않다.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스페인, 잉글랜드, 이탈리아, 파라과이 등의 위대한 축구 선수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최고로 거듭났듯이, 이런 전도유망한 선수들에게는 많은 시간과 지원이 필요하다."
콜롬비아 전을 하루 앞두고 몬티엘이 한 말은 그가 어떤 선수인지 가장 잘 보여 주었다. 파라과이가 이미 월드컵 예선을 통과한 이상, 이전 경기만큼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몬티엘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나는 월드컵 본선 주전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뛰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노력을 쏟아 부을 것이다." 진정한 프로의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