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개 법무부 외청의 한 공무원이 헌법재판소와 재판관을 비난했습니다. 이영림 춘천지검장입니다.
전문을 읽어보니, 인식 수준도 부끄럽고 글솜씨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수준의 글을 검찰 내부망에 버젓이 올려두는 검찰의 수준도 참 한심합니다.
이영림 지검장은 어제 글에서 “문형배 재판관은 일제 치하 일본 재판관보다 못하다”라고 했습니다. 윤석열의 증인에 대한 직접 심문을 허용하지 않았다고 비난하면서, 일제의 안중근 의사 재판과 비교했습니다. 그동안 조서도 그런 식으로 써왔는지 의심할 정도로 사실과 다른 내용이 수두룩합니다. 이영림이 문제 삼은 상황은 2월6일 6차 변론에서 벌어진 적이 없습니다. 윤석열 쪽은 8분 넘게 발언한 뒤 추가 시간을 요청했고, 재판부가 형평성을 고려해 이를 거절한 것입니다.
문제는 단순한 왜곡이 아닙니다. 헌법 가치를 수호하는 헌법재판소를 공격하면서, 헌법과 법률을 중대하게 위반해 국회에 의해 탄핵소추 된 윤석열을 비호했습니다.
내란수괴 윤석열 따위를 감히 안중근 의사에 빗대다니요? 국민의 봉사자인 공무원이 본분을 잊고, 국민을 향해 총부리를 겨눈 내란수괴를 옹호했습니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검찰 간부가 해서는 안 될 짓입니다.
이영림은 2020년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에 반발한 공로를 높이 평가받았다고 합니다.
이후 윤석열 정부 출범 뒤 검사장으로 승진한 것 아닌가요?
이번 “일본 제국주의 법원보다 못한 헌재” 글은 자신을 승진 시켜준 윤석열에 대한 충성 맹세 발언에 불과합니다.
검찰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공직자의 정치 개입을 비판해온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번에는 조용합니다. 묵인하는 것입니다. 권성동 자신이 헌재 공격에 앞장서고 있으니, 검찰의 지원군을 만나 속으로는 신이 났겠지요. 박근혜 탄핵재판 당시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이었던 권성동은 국정 불안정을 줄이기 위한 신속한 재판을 촉구하면서 “재판 진행은 재판장이 하는 것”, “탄핵심판은 형사재판과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진행된다”는 등 여러 명언을 남긴 바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검찰은, 왜 검찰을 개혁해야 하는지 스스로 증명해 보였습니다. 검찰 스스로, 검찰개혁은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임을 목 놓아 외치고 있습니다. 이영림 지검장은 하고 싶은 얘기가 남았거든 아끼지 말고 실컷 하길 권합니다. 그럴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요.
2025년 2월 13일
조국혁신당 대변인 강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