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천안시 직산읍 성산(군동리 산9-1번지)에서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 부역 혐의로 학살당한 민간인 유해발굴이 시작됐다.(사진=왼쪽부터 임헌영 민문연 소장, 김지철 충남교육감, 이용길 천안역사문화연구회장/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굿모닝충청=천안 박종혁 기자]
충남 천안시 직산읍 성산(군동리 산9-1번지)에서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 부역 혐의로 학살당한 민간인 유해발굴이 시작됐다.
20일 시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김광동, 진화위)·민족문제연구소(소장 임헌영, 민문연)·충남교육청 등은 민간인 희생자 개토제를 열고 본격적인 유해발굴에 돌입했다.
임헌영 소장은 추모사를 통해 “프랑스를 가 보면 레지스탕스가 1명이라도 죽은 곳에는 묘비가 있고, 10명 이상 죽은 곳에는 박물관이 세워져 있다"며 "대만의 장개석은 민간인을 학살한 뒤 묘비라도 세워 줬는데, 이승만은 죽인 다음 어디 묻었는지도 모르게 해놨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는 성장했을지 몰라도 정치적으로는 아직 후진국"이라면서 "어떻게 유해를 후손들의 손으로 발굴하게 하는지 모르겠다. 다시 한번 여기 묻히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고 강조했다.
김지철 충남교육감도 "이곳은 억울하게 유명을 달리하신 약 200여 명이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이라며 "진심으로 추모하고, 유족께도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고 전했다.
이어 "1948년 국가보안법 제정 후 보도연맹이라는 것을 만들었다. 이후 군경이 좌익전향자라는 명목으로 이들을 하룻밤 사이에 다 잡아 놓고 일괄 처형했다"며 "휴전한 지 70년이 넘었음에도 이분들은 아직도 구천을 떠돌고 계신다.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이제라도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
임헌영 민문연 소장이 제례를 지내고 있다.(사진=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왼쪽부터 최기섭 민문연 충남지역위 천안지회장, 양승조 전 충남지사, 김지철 충남교육감, 임헌영 민문연 소장, 이용길 천안역사문화연구회장이 본격적인 시굴작업에 앞서 첫 삽을 뜨고 있다.(사진=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이용길 천안역사문화연구회장은 학살 당시 직산면사무소 서기와 이를 목격한 주민의 증언을 공개했다.
이 회장은 "서기는 '면사무소 창고에 200여 명의 혐의자가 있었는데, 죽이고 구덩이에 묻는 것을 반복했다'고 증언했다"며 "이를 목격한 주민은 '자치대원들이 해 질 녘이면 사람들을 10여 명씩 줄줄이 솔밭으로 끌고 갔으며, 수십 분 후면 총소리가 들렸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분들의 유해를 수습해서 인간으로서 예의를 갖추고 제사도 지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개토제에는 양승조 전 충남지사와 이규희 전 국회의원, 선춘자 진보당 충남도당위원장, 이병도 천안교육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시굴비용은 진화위에서 3800만 원을 지원했으며, 이들은 유해 출토 시 지원받은 국비 3800만 원을 활용해 즉각 발굴 작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굿모닝충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전 MBC 8.20 뉴스 방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