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음악영화가 붐을 일기 시작하면서 직장인밴드를 주제로 한 영화도 많이 등장하였다. 그 대표적인 영화가 바로 '브라보마이라이프'와 '즐거운인생'이다. 밴드는 직장인들이라면 한번쯤 꿈꿔 볼 멋진 도전이지만 현실에서 이뤄내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 시끄러운 음악소리를 감당해낼 수 있는 연습실도 필요하고, 월급의 반을 모아 살 수 있는 고가의 악기비와 대여료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밴드는 혼자서 결코 이뤄낼 수 없는 단체 활동이기 때문에 연습시간 조정과 마음을 하나로 뭉치는데, 가정이 있는 직장인으로서는 여유내기가 어렵다. 하지만 그 꿈을 당당하기 현실화시킨 자랑스러운 경찰관들이 있다. '폴리스라인'이라는 이름으로 즐거운 인생을 살고 있는 그들을 만나 보았다.
'폴리스라인'은 인천경찰청 락밴드로 권위적이고 딱딱한 기존의 경찰이미지를 탈피하고 음악을 통해 시민들에게 친근한 경찰로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만들어진 의미있는 모임이다. 멤버는 총 7명으로 보컬을 담당하는 신동균 경감(지방청 생활안전계), 유상하 경장(연수서 경무계), 김연경 순경(남부서 숭의지구대)과 기타를 담당하는 장인용 순경(서부서 교통안전계), 유성철 경장(남동서 간석지구대)과 베이스의 배용선 경장(지방청 정보통신담당관실), 드럼의 이종근 경장(삼산서 공단지구대)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들의 출발은 2004년 9월에 시작되었다. 경찰의 날 행사로 평소 음악과 밴드에 관심있었던 경찰관들이 모여 준비한 공연을 계기로 '폴리스라인'이 결성된 것이다. 개인 사정에 따라 초창기 멤버들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밴드에 대한 열정 하나로 지금까지 빈자리를 채우며 유지되어 왔고, 그동안 다양한 대회에서 수상함으로써 실력을 인정받아 왔다.
1) 가장 최근에 있었던 공연으로, 2008년 경기지방청 정년퇴임식 기념공연 모습
2) 2008년 동구 여성대회 축하음악회 락페스티벌에서의 공연 모습
3) 2005년 결식이웃돕기 자선공연 모습
4) 2007년 송도 락페스티벌에서의 공연 모습
같은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경찰관들도 아니고, 경찰이라는 직업 특성상 근무시간이 일정치 않기 때문에 모여서 연습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 하지만 지난 한해 활발한 공연활동을 펼쳤고, 자작곡을 준비해 대회에 출전하여 수상하기도 했다. 이러한 달콤한 성과들은 가만히 앉아서 얻어진 행운이 아니다. 매일 밤 잠을 줄여가며 새벽까지 연습하기는 물론이고, 집으로 향해야 할 발길을 연습실로 돌리며 틈틈이 공연 준비를 해왔다. 정말 밴드에 대한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얼굴에는 피곤과 지친 모습보다는 웃음과 행복이 가득해 보였다.
그들의 자랑스러운 수상 트로피
: 수상상금은 연습실의 밀린 월세와 악기구입에 쓰고 나니 어느새 사라져 버렸다고 한다.
주머니는 풍족하지 않지만 그들의 마음은 늘 든든하다.
라인(Line)이라는 사전적 의미에는 ‘선’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음률’이라는 뜻도 있다. 그래서 '폴리스라인'은 ‘경찰관의 음률’을 뜻한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폴리스라인'이라는 팀명에는 그들이 바라는 세상이 담겨 있기도 하다. 흔히 집회 시위 현장에서 사용하는 경계선을 폴리스라인이라고 하지만 락밴드 '폴리스라인'의 의미는 국민과 경찰관을 이어주는 매개체로서의 라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그런지 그들에게 가장 인상깊게 남아있는 공연도 작년에 있었던 인천지역 공무원 밴드들과 함께 한 결식아동 돕기 자선공연이다. 공연이 끝나고 모은 성금을 가지고 학교를 찾아가 교장선생님께 전달하였는데, 너무 고마워하시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밴드활동을 해서 어려운 시민과 함께 하는 경찰관이 되야겠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은 '경찰관'이라고 하면 무서운 사람들, 재미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만난 '폴리스라인'의 경찰관들은 즐거운 사람들, 꿈꾸는 사람들이었다. 음악이라는 매체를 통해 국민들에게 조금 더 친숙하고 진솔한 모습으로 다가가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드러내는 그들에게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