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소리글자임을 자랑하는 우리말에 'ㄹ' 탈락 현상이 흔합니다.
‘ㄹ’은 자음 가운데 입이 가장 크게 벌어지는 소리입니다.
혀끝을 튕기듯 윗잇몸에 살짝 댔다가 뗄 때 나는 소리이기 때문이지요.
‘물, 불, 달’. 받침일 때는 혀끝을 입천장에 대고 혀 양옆으로 공기를 흘려보내야 합니다.
자음이지만 모음 같은 성질도 있거든요.
그래서일까요, ‘ㄹ’은 쉽게 자리를 비웁니다.
‘ㄴ’으로 시작되는 어미를 만날 때는 무조건 탈락합니다.
‘놀다/ 노는’ ‘졸다/ 조는’ ‘달다/단’ ‘멀다/먼’처럼 됩니다.
‘날다’도 자연스레 ‘ㄹ’이 탈락해 ‘나는’이 되어 버립니다.
그렇지만 ‘날으는 새’ ‘하늘을 날으는 자동차’ 같은 잘못된 표현도 흔합니다.
‘놀다’ ‘졸다’ 등에선 안 그러는데, ‘날다’에선 ‘-으는’을 붙이려고 합니다.
어떤 말에도 ‘-으는’이 붙는 예가 없는데도 그라고 있습니다.
자신을 가리키는 ‘나는’과 피하려는 데서 나온 것일 수 있겠지만
‘나는 새’라고 하면 ‘날다’는 느낌이 안 온다는 이들도 있습니다.
‘무지개, 무좀, 무자리, 무자맥질’. 이 말들에서도 ‘ㄹ’이 탈락했습니다.
여기서 ‘무’는 모두 ‘물’이었거든요.
‘ㄹ’은 ‘ㅈ’ 앞에서도 조금 자취를 감춥니다.
대부분 “울지 마라”라고 말하지만, 노랫말에서는 ‘우지 마라’도 보입니다.
‘멀지 않다’라는 말에서는 ‘ㄹ’이 탈락하면서 ‘머지않다’라는 낱말이 생겨났잖아요.
‘멀지 않다’가 시간과 공간에 다 쓰인다면
‘머지않다’는 시간과 관계된 맥락일 때만 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ㄹ’로 끝나는 말은 명사형을 만들 때 ‘ㅁ’을 붙입니다.
모음으로 끝나는 말과 같습니다.
‘놀다/놂’ ‘졸다/졺’ ‘달다/닮’ ‘멀다/멂’이 바로 그것의 예입니다.
이때 ‘ㄹ’은 적기는 하지만 발음하지 않으니 절반은 탈락으로 봐야 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
첫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