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겨울날씨는 쌀쌀하지만
마음은 봄을 기다리며 무작정(?) 길을 나서
완주 - 광양간 고속도로를 달렸다.
지리산 산줄기를 왼쪽으로 두고
남원을 지나니 오른쪽엔 곡성쪽
산줄기는 감탄을 나아낼 만끔 수려하다.
화엄사 IC를 빠져나와 19번 국도를 따라 내려갔다.
동남쪽으로 흘러가는 섬진강!!!
아아, 젊은 시절
흐르는 강물에 내 마음을 흘려보내며
얼마나 많은 꿈과 이상을 가슴에 품었던가?
하동군 화개면을 지나자
왼쪽으로는 쌍계사로 가는 길
금년 봄엔 또 얼마나 아름답게 벗꽃이 피었다가 낙화가 되어 분분할까?
오른쪽으로 섬진강이 같이 따라 흐른다.
이윽고 악양면에 다다라
좌회전으로
박경리의 "토지"에 나오는 최치수의 집을 재현해 놓은
"최참판댁"에 발을 디뎠다.
구수한 밤 한봉지를 사 들고
가장 여유로운 발걸음을 띠며
이곳 저곳 둘러보았다.
소슬대문 앞에 서니
어디선가 귀에 익은
"이리 오너라"하는 목소리가 들리는듯하다.
이 땅에 태어나 한 삶을 살다간 사람들.
누가 누구를 착취하고
누가 누구를 죽였단말인가.
나는 사랑채의 마루에서 저 앞에 펼쳐진 악양뜰과
비단폭처럼 띠를 두르고 흘러가는 섬진강을 바라보았다.
그리움이었다.
한시대를 서로 부대끼며 살다가
다시 흙으로 돌아간 이 땅의 사람들이
그리웠다.
거기에는 우리가 서로를 적대시하는
이분법적 사고는 끼여들지 못한다.
이 땅에서 서로 숨쉬다가 사라져간 같은 백성들일 뿐이다.
나는 짧은 시간이지만
세월을 거슬러 저 백년 이백년전의
이 고대광실의 주인이되어
저 드넓은 토지를 바라보는 여유로움을 가져보았다.
봄이 오면 또 오리라.
그리고
그때에는 강 건너편 도로를 따라 벗꽃이 만개한 봄날을 즐기리라
최참판댁에서 바라다본 악양뜰 저멀리 남쪽으로 섬진강이 흐른다
문간채 쪽에서 바라다본 행랑채와 소슬대문
행랑채
행랑채 왼쪽 끝 문간채에 난 문
문간채 문에서 바라다본 행랑채 안쪽
안채에서 별당으로 난 문 (별당아씨)
사랑채 (최치수가 기거)
사랑채
중문채 옆마당에서 담벼락 너머로 보이는 사랑채
안에서 바깥으로 바라다본 소슬대문
뒷채
사랑채에서 바라다본 안채 (윤씨부인)
안채에서 뒤의 사당으로 난 문
중문채에서 바라다본 안채
사랑채 누각에서 본 악양뜰
사랑채에서 바라다본 소슬대문과 중문채 사이 마당
소슬대문 안쪽에서 바라다본 전경
...
첫댓글 머물다 갑니다. 고맙습니다.
몇년전 기억을 더듬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