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더빙까지 부활해버렸습니다!!! 지금 이게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말도 안 되는 뉴스 되겠습니다. 사실상 이로써 애니매이션 수입업체들은 겨울왕국과 조로리 극장판 파동에서 느낀 게 전혀 없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겨울왕국과는 상관없이 연예인 더빙은 계속될 것이고 더빙의 인식 문제도 나아질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문제는 이것이 사극과도 연관이 있다는 겁니다. 애시당초 연예인 더빙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름에 기댄 홍보 효과 및 흥행 효과를 노린 것입니다. 상업주의라고 할 수 있겠지요. 과연 연예인 더빙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논란이 있습니다만 수입업체들은 간혹 연예인 더빙을 가지고도 흥행을 나름 괜찮게 하는 것들을 보고 계속 그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작비 다수는 연예인 출연료로 갖다 바치면서 작품성은 바닥으로 기어가는데도요.
사극도 솔직히 어떻게 보면 마찬가지입니다. 무조건 복장과 갑옷을 눈에 딱 띄는 장식적인 요소만 강조하고, 환단고기나 민족주의 색채 짙은 과거의 영광 운운하는 줄거리, 노예 클리셰 및 사랑 타령 등의 줄거리 등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능한 제작진들의 영향도 어느 정도는 있을 수 있겠지만 이렇게 할 경우 시청자들이 많이 본다고 제작진들이 생각하기 때문인 것도 있을 것입니다. 이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요? 해신(하필 이것도 정도전과 같은 강병택 PD 작품입니다만)과 주몽이 비슷한 식으로 나아가서 시청률에서 큰 성공을 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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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의 사극 경향에 많은 영향을 끼친 주몽 jpg-
물론 이런 식의 사극들 대다수는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사실상 사극의 전성시대는 대조영과 이산으로 끝나버렸고, 대왕 세종은 애매했으며, 천추태후 이후로는 숟제 사극의 쇠락기가 시작되어버렸습니다. 사극을 찾는 사람들은 줄었고, 배우들은 사극 출연을 기피하거나 사극을 무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무능한 제작진들은 여전히 이렇게 하면 시청률이 오르네 마네 하면서 여전히 막장 사극 제조에 열을 올렸고요;;;
아. 사극이 아주 성공작품이 없던 건 아닙니다. 동이나 공주의 남자, 뿌리깊은 나무가 존재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들은 적어도 국수주의적 줄거리를 가졌다고 보기는 힘들었고, 인물 설정 면에서 무조건적인 선과 악 구도라고 보기도 힘들었습니다. 사랑 타령이나 발 고증은 여전하기는 했지만 애시당초 앞의 두 개야 사랑 타령은 원래 들어갈 수 밖에 없었던 구조라 이해하고 넘어갈만한 부분이긴 합니다만. 그러나 사극 제작진들은 여기에서도 딱히 교훈을 얻지는 않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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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극 문제점들의 집합체 jpg.-
그리고 이런 사극들의 문제점 및 막장스러운 모습들의 총 집결체가 바로 기황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료를 보기나 한 건지 의심스러운 인물 설정, 진부한 선과 악의 대결. 사랑 타령, 배우들의 변발 거부로 인한 헤어스타일 문제, 하지원과 주진모, 제작진들의 무개념 발언 등등등... 문제는 기황후가 시청률 20% 중후반대 이상을 찍으며 잘 나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정도전은 시청률이 점점 높아지기는 하지만 아직 20%는 요원해보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썰전에서 허지웅과 김구라, 강용석이 이념등과는 상관없이 모조리 정도전 찬양을 해댄 게 화제가 되었다는 정도이긴 합니다만.
겨울왕국은 딱히 적이 될 만한 연예인 더빙 작품도 없었고 천만 신화를 이루어냈는데도 연예인 더빙이 근절되기는 커녕 개그맨 더빙까지 부활해버렸습니다. 하물며 정도전이 잘 나간다고는 하지만 이미 시청률이 상당한 수준에 이른 기황후가 이렇게 잘 나가버렸으니. 이런 상황에서 저 작가들과 PD, 드라마 제작사들이 무슨 생각을 할 지는 뻔한 거 아닙니까? 정도전보다는 기황후처럼 가려고 할 것입니다. 시청자들이 기황후를 더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말입니다. 시청률 지상주의와 상업주의의 범람하는 현실에서 이건 저들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입니다.
참으로 개탄할 노릇입니다. 정도전의 괄목할만한 성공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사극에서 사랑타령은 기본 옵션에, 복장 및 갑주 고증은 개판, 전투신은 엉망진창, 무조건적으로 착한 주인공 vs 악하기 그지 없는 라이벌의 구도를 계속 봐야 된다는 것이... 과연 사극이 언제 제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이 빌어먹을 상업주의 및 시청률 지상주의가 언제 사라질까요?
추신 1. 그래도 정도전 덕에 KBS는 어느 정도 느끼고 배운 것은 있는 눈치이긴 합니다. 적어도 아침 방송이며 많은 방송에서 은근슬쩍 정도전 홍보해대는 모양새가 느낀 건 있어보입니다. 그나마 희망이 있다면 이 부분이겠군요.
추신 2. 앞에서 해신이 주몽과 함께 사극 막장화의 원흉이라는 식으로 쓰기는 했는데 그래도 해신 자체는 명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해신 방영 당시의 노예 클리셰는 나름 신선했고, 사료가 부족하다보니 어느 정도의 창작은 용인할만한 수준이며, 줄거리 자체나 인물 설정은 솔직히 국수주의적이라고 보기도 힘들고 무조건적인 선과 악의 대결이라고 보기도 힘들었습니다. 주제의식도 나름 확고했고요. 괜히 트렌디 사극의 효시가 된 게 아닙니다. 문제는 사극 제작진들이 해신의 이런 깊은 속내를 보지 못하고 겉모습만 봤다는 것이지만요.
추신 3. 아무리 짬밥 차이와 외주 유무가 있다지만 기황후 제작비가 정도전보다 100억 정도나 차이 나는 상황에서 전투신의 질 차이는 진짜 경악이긴 합니다. 하지원과 주진모 출연료로 다 소모한건가? 배우들 출연료 문제도 궁금해지긴 하네요. 조재현 연기력이야 이미 자타공인이고 유동근도 영화면 모를까 드라마로는 꽤나 유명하고 흥행파워가 보장된 배우인데... 기황후 출연진이 화려해도 정도전 출연진도 나름 만만치는 않은데...
첫댓글 아아 저 기황후는 그냥 옛날옷입고찍는 여성드라마 아닙니까?
원나라대하사극이에요 몽골 수출용
뮤엘러리 //맞습니다. 감히 사극이란 틀을 달고 있지만요.
多爾袞 // 몽골에서 싫어합니다.
우에스기 겐신// 동감입니다.
좋은 게 좋은 게지 라는 사고가 너무 팽배해 있습니다. 사실 그건 자기만 좋고 마는 거며, 그러려면 남들 배려가 우선되어야 하는데 별로 한 것도 없이 요구들만 강하게 하고 있죠.
내가 재미있는데 뭔 상관이냐...잘난척하지 마라 재수 없다. 이런 반응들이 사라지지 않는 한 본문에서 지적하는 저질 사극, 저질 더빙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틀린 말씀은 아닙니다만 하나 질문해도 될까요? 여기서 마활님이 말하시는 주체라는건 저 빌어먹을 제작진들을 말하는건가요? 아니면 다른 사람들(예를 들면 기황후의 주 시청자층들_을 말하는건가요?
@롱기누스 둘 다입니다.
흠.. 사극 제작진들과 애니매이션 수입업체, 그리고 기황후 옹호론자 및 연예인 더빙 옹호론자들을 말하시는 거군요. 흐음.. 확실히 맞는 말씀입니다.
말씀하신대로, 기황후는 (정도전과 대비되는) 역사 왜곡 사극으로 비판받으면서도 높은 시청률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밌는 점은, 인터넷에서 그 내용에 대한 화제성은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저는 이 점이 <웃어라 동해야>나 <내딸 서영이> 같은 일일 드라마들이 엄청난 시청률을 올리면서도 결국 주부층이라는 타게팅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동시기 기황후의 존재는 오히려 정도전의 가치를 올려주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사령타령" "개판 고증" "성의도 느껴지지 않는 전투 퀄리티" "선악 이분구도"의 안티테제로 등장한 정도전에 있어 동시기의 기황후는 가장 확실한 대조군이라는 것이지요.
실제로 정도전에 참여한 배우와 제작진들이 "정도전의 시청률 가치가 기황후보다 높다 생각한다"고 발언한다던가, 고증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것도, 우리 사극에서 이런 선례가 있었나싶습니다. "쓰레기(?) 사극 기황후보다 떨어지는 시청률"은 시청자의 충성심을 올리는 기제로 작용하죠.
@알파카 이와 같이, 사극의 제작진들이 트렌디 일변도 사극의 안티테제로 "고증"과 "역사의 재현"이라는 정통사극적 가치에 큰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는 것은 충분히 긍정적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가치는 시청률로 보이지 않는 앞으로 제작될 정통사극에 무형의 큰 자산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사극 역시 결국은 "극"의 한 갈래이기에, 재미있어야겠지요. 본질적으로는 말입니다. 그러한 재미에 취해버려 완전히 역사의 재현을 망각한 일부 사극은, 저는 그것도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 생각합니다. 판타지임을 명시하고, 재밌다면요.
@알파카 그러나, 과거의 재현과,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대화라는 것에 중점을 둔 사극 또한 본연의 가치를 잘 살리면서 신선한 재미를 보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이번에 증명되었구요. 그게 비록 중년 주부층의 리모콘을 돌리지 못하게 할지라도 말입니다. 최소한 캐백수 사극 제작진만큼은 그걸 깨달았으면 좋겠군요.
그나마 K본부는 무언가 느낀 건 있는 눈치입니다만... 일단 알파카님 말씀이 아주 옳습니다.
기황후스러운걸 뒤집고 대세가 안되어도 살아남기라도 하니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기황후스러운거 뒤집을 정도면 이미 우리나라는 시민의식에서 선진국이 되어야 할 듯하더군요.
살아남기는 했죠. 확실히. 근데 참... 시민의식까지는 모르겠고 일단 제작진들부터가 문제입니다요.
@롱기누스 시청률 폭망에 시민들 항의 빗발치고 하면 과연 제작진들이 멋대로 만들 순 없을테니까요. 협찬사들도 떨어져나가고 할테니..
삭제된 댓글 입니다.
흠.... 그렇게 볼 여지도 있겠군요.
겨울왕국 포스터와 주몽 포스터가 엑박이...
??? 멀쩡한데요?
@롱기누스 흠... 저는 엑박으로 뜨는데... 제 쪽에 뭐 문제가 있나봅니다.
저도 엑박입니다,
@알타이 이게 대충 보니까... 스마트폰으로 보면 엑박이 뜨는 경우도 있더군요. 컴퓨터로는 멀쩡하고... 이게 왜 이러지?
@롱기누스 저두 엑박입니다...
드라마는 우먼파워 무시못하죠
그래서 한심해지는 드라마들..
그드라마보면서 더 한심해지는 여자들
글쎄 이건 너무 여성비하적으로 흘러갈 수도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근묵자흑 이라 하죠
여자들 모두 그냥 재미로 본다
그렇게 우기지만 어느새 드라마는
그녀들에게 현실이 되어있습니다
이성보다 감성이 지배하는
여자들에게 한국 드라마는
재미와 악영향을 모두 주고있죠
여성비하는 아닙니다
드라마 비하일뿐
미드 롬이나 바이킹 반만 따라가자...
동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