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박말이(2010.4.3.)
내게 오시려거든 바람이 되세요
바람이 되시러거든 봄바람이 되세요
오시려거든 보리밭 오솔 길을 따라
앵두꽃 붉은 입술이 지기 전에 오세요
살랑대는 당신 가슴에 노랑 나비로 앉을게요
두고 가시려거든 바람이 되세요
바람이 되시려거든 가을 바람이 되세요
가시려거든 강나루 자갈 길을 지나
산국이 피는 언덕 부엉이 울음따라 가세요
떠나는 당신 발길에 푸른 달빛으로 남을게요
진실 하나로
박말이 (2010.2.3.)
나에게 한가닥 실이 있다면
그것은 단 한 줄 진실이어라
아무리 당신이 바보라고 우겨도
언젠가는 진실을 알게 될거야
모자라서 가슴이 아프더라도
생긴 그대로 살면 안될까
으뜸가는 정형외과 의사 양반도
진실을 손 보지 못한다더라
까닭이 무엇인지 말로 하자면
진실은 실이 아닌 마음이기에
각박한 세상이 괴롭더라도
있는 그대로 살면 안될까
가난한 조밥을 먹고 살아도
한 매듭 진실은 풀지 않으리
한올 한올 손끝으로 곱게 엮어서
마음 속 바르게 걸어 두고선
내가 제일 좋아하는 그와 나란히
빛과 바람 그 속에서 살면 안될까!
노래 부르자
박말이 (2010.7.8.)
청춘은 가슴 깊이 남아 있는데
민들레 홀씨같은 고운 은발아
알뜰히 살았다고 누가 상주나
살고서 돌아보니 그게 아니다.
여명이 찬란해도 시간 안이고
노을이 붉다해도 밤은 곧 온다
지난건 희미한 추억이 되고
남은 건 그리움과 외롬 뿐이다
이제는 지난 날을 잊어 버리고
가슴이 메이도록 노래 부르자
몸치든 음치든 함께 흔들며
열정이 남았다면 부워 버리자.
2022.4.21.
역시 오래된 시입니다~~
읽어 주셨어 감사합니다~^^
첫댓글 거비줄처럼 촘촘히 잘 짜셨네요. 고운글 잘 읽고 갑니다.
수연 선생님~~^^고맙습니다~~^^
가슴이 메이도록 노래 부르자 ㅡ 좋습니다.
행전 선생님~~^^감사합니다~~^^
아름다운 시입니다.
가을에 헤어진다지만, 봄이 되면 다시 만날 기약을 하십니다.
푸른 달빛이 따뜻한 봄볓이 되기를 기다리며...
옳습니다. 세상 모든 생명의 원천인 봄을 어찌 손꼽아 기다리지 않을 수 있을까요.
특히 노년의 봄은 젊은이처럼 때가 되었다고 언제나 맞이할 수 있는 것도 아닐 수 있으니 말씀입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건강하시고 '노래'부르며 행복하십시오. 선생님.
선생님의 답글에서 더 진실함을 배웁니다~~^^
고맙고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