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게인1 때, 무명가수들의 무대를 보기 위해 월요일밤 9시를 기다리곤 했었지요.
저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그닥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음악이 절실한 무명가수들에게 다시 한번 노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이고
보다보니 정말 노래를 잘하는 친구들이 많았죠.
생전 문자투표도 안 하던 제가 문자 투표까지 했습니다. 그만큼 좋았단 얘기죠.
그리고 싱어게인2가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1에 대한 기억이 너무 좋아 또다시 월요일 밤을 기다리게 되었죠.
그러다 문득 이 사람이 나왔을 때, 어, 낯이 익네. 누구지? 했어요.
경연 프로그램을 잘 안보던 제 눈에도 확실히 낯익은 그는 바로 모 방송국 경연프로그램에서 1등을 하고
막대한 상금을 받고 온갖 인기를 누리던 사람.
그러다 음주운전으로 자숙의 기간을 갖고 있었다는 그가 떡 하니 무명가수라고 하면서 나온 겁니다.
무명가수의 기준은 무엇인가?
오랫동안 음악을 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가수
또는 오래는 하지 않았지만 음악을 하고 있고 잘 알려지지 않은 가수
그런 가수들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자고 만든 프로가 바로 싱어게인 아니던가요?
지난 월요일...
노래를 듣는데 뭔지 모르게 답답하고 불편하고 속이 상했습니다.
물론 33호 가수는 아무 죄도 없죠.
둘 다 노래 정말 잘 하더군요.
제 개인적으로는 33호가 훨씬 좋았지만.
2018년 음주운전으로 자숙기간을 가졌다는 그는 알게 모르게 많은 활동을 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무엇 때문에 무명가수전에 나온 걸까요?
상금 때문에?
노래하는 무대가 그리워서?
자기 노래 잘 하는 거 보여주려고?
물론 노래는 훌륭했습니다.
하지만 보는 내내 마음이 안 좋았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33호만 보고 싶었다고나 할까?
이제....
앞으로 떨리는 마음으로, 기대하는 마음으로
월요일 밤을 기다릴 것 같지는 않습니다.
첫댓글 '오명은 얼룩이고 무명은 백지'라는데 얼룩진 백지는 무명으로 부르기 힘드네요.
그렇죠? 일단 얼룩이 묻었다는 것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