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포 장날.........민솔
내 살던 동네 부산 근교의 구포 장날은 3일과 8일 이다
지금도 구포장은 유명세를 많이 탄 덕분으로
방송에서도 여러번 나온적이 있다
그 지난날 구포장날이 되면 얌생이[염소]를 몰고 온 할아버지랑
강생이[강아지]를 안고 온 할머니와 삐가리[병아리]와 토깽이[토끼]새끼를
조심스러이 보따리에 싸들고 오신 아주머니들이 많이 계셨다
흥정판들의 시시비비로 한참이나 난장판이 되어
떠들썩 거리던 장이 땡볕의 정오가 지나면 그늘로 찿아든
탁배기 잔들의 부딛침 소리가 더 시끄러웠었지
민솔이네 간장집은 식구들이 많은 탓에 어머니는 아예
시장을 못 나오시고 대신에 호랑이 별명을 지니신
아버지께서 온통 장꺼리를 사다 나르셨지요
그럴 쯤에 민솔이 아버지를 따라가서 간장통을 가득 실은
아버지의 자전거를 지키고 있다가 마음 내키어 사주시는
우묵가사리 넣은 시원한 콩국수 한그릇이면 최고 였답니다
또 그날의 장사가 더 잘 되면 기분 좋아 덤으로 사주시던
그 메뉴로 고래고기 몇점을 시커먼 도마위에 썰어 놓은채로
누구에게 뺏길세라 마구 줏어 먹었었던 그 향수도 그립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꽃신 한 컬레라도 얻어 신을라치면
발걸음은 새털처럼 가벼워지고 어둑한 그 먼길도 마다하고
투정없이 앞장을 서곤 했었지요
뻣뻣한 콩 잎파리에 쌈을 싸고 멸치 젖국에
겨우 밥 비벼먹던 부유스럽지 못한 지난 날들의
그 시절인데 왜 이리도 그리워 지는 걸까요?
매서운 겨울 날씨도 아니고
그렇다고 따스한 봄날 같지도 않은
히뿌연 안개 잔뜩 깔린 이 아침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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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람은 그저 사람 속에서 정을 나누며 살아야지요?
슈퍼에서 장을 보기에 시장이 더 정겹게 느껴집니다.
행복한 휴일 되세요~~~~
현대화에 밀려 지난날 북적대던 시골장날은 아련한 추억속으로 숨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재래시장이 마트 보담은 정겹지요
사람들의 부대낌도 재미있고 조금은 흐트러진
삶의 일상을 구경할수 있으니깐요
이런 정감을 느낄수 있는 전통시장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습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전통시장도 살아남기 위해 많은 변화를
하고 있군요...
동네의 전통시장도 자꾸만 획일화된 말쑥한 모습으로 단장되어 가고 있지요
간혹은 서울에서 멀지않은 용문이나 양평의 5일장을 구경가곤 합니다
친구들이랑 전철 타고 나가는 나들이도 쏠쏠 하더라고요
감사합니다,,,,,^)^
빠짐없이 다녀가시어 흔적까지 남겨 주시니 더 한층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