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 사람의 작은 언행 하나가 큰 반향을 일으켜 사회 전체를 흔들기도 하는 시대입니다.
어느날 갑자기 언론이 주목을 받는 정치인들이 그 주인공으로
그들의 특징은 어떤 사안에 대해서 절대로 두루뭉실하지 않고 빠삭한 듯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말이나 행동이 분명하지 않은 상태를 흔히 ‘두리뭉실하다’ 또는 ‘두리뭉술하다’고 말할 때가 있는데,
이는 올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이 말들은 ‘두루뭉수리’에서 비롯하였는데요.
‘두루’라는 말은 “빠짐없이 골고루”라는 뜻이고, ‘뭉수리’는 “모가 나지 않음”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두루뭉수리’라고 하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게 또렷하지 않은 모양”을 가리킵니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 두루뭉수리로 넘기면 안 된다.”처럼 쓰는 말이지요.
이 ‘두루뭉수리’를 줄여서 ‘두루뭉술’이라고 하기 때문에,
‘두리뭉실하다’나 ‘두리뭉술하다’가 아니라, ‘두루뭉술하다’고 해야 합니다.
이 ‘두루뭉수리’와 비슷한 경우로,
말이나 행동을 적당히 살짝 넘기는 것을 “어물쩡 넘어간다.”고 하는데,
이때에도 ‘어물쩡’은 올바른 말이 아닙니다.
“말이나 행동을 일부러 분명하게 하지 않고 적당히 살짝 넘기는 모양”은
‘어물쩡’이 아니라 ‘어물쩍’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일이든 두루뭉술하게 대처하거나 어물쩍 넘기게 되면,
결국은 그 일에 빠삭한 누군가에게 꼬투리를 잡히게 마련이지요.
‘빠삭하다’는 말은 “어떤 일에 대해 아주 잘 알거나, 통달한 것”을 가리킬 때 쓰입니다.
“마른 잎이나 종이를 가볍게 밟을 때 나는 소리”를 ‘바삭 바삭’이라고 표현하는데,
이보다 센 소리가 ‘빠삭’입니다.
그래서 ‘빠삭하다’고 하면, 아주 작은 소리도 알아차릴 정도로 세세한 것까지 잘 알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그는 방송에 빠삭하다.”, “이분은 정치에 대해서는 빠삭하게 꿰고 있다.”처럼 씁니다.
속어나 사투리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 말은 표준말이 맞습니다.
지금 우리 국회가 국정감사에 들어 가서 매일 시끌벅적합니다.
송곳같은 질문과 두루뭉실한 답변, 사이다 발언과 고구마 발언이 등장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다만 정곡을 찌르는 지적으로 민생 우선의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는 국정감사가 펼쳐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