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만에 시골집에 와 보니
사람 사는 집 같아 보이지는 않고
유령이 나타나서 홀애비를 골탕 먹이려고 하는 분위기다.
앞마당에 심어진 어린나무들은
3주동안 물 한 방울 못 마셔 비실거리고
뒷마당 언덕배기에 심어진 꽃나무들은
대나무들이 덮쳐 깔딱 숨을 쉬며 갑갑해하고 있다.
주인 잘 못만난 나무들이
주인할배에게 푸념을 늘어놓는다.
보약은 바라지도 않거니와 물 한 방울만 주소
일사병에 걸려도 좋으니 햇빛 한 번만 쬐이게 해 주소
못난 새끼들 내팽개치고 서울 가더니
주인할배는 잘 묵어서 얼굴에 개기름이 자르르 흐르네요
2년 전
5일장 묘목 파는 여사장님이
황금소나무를 심으면 돈이 들어온다는 말에 훅하여
키가 1m밖에 안 되는 황금소나무를 십만 원에 사 와 심었는데
황금소나무가 주인할배에게 건네는 말
"할배요! 공사판 일당이 중요하요! 내가 중요하요!"
"내한테 공을 들여야 할배가 돈을 벌지!"
"혀가 빠지게 노동해서 번 돈 내가 한방에 날려 보낼수 있소"
황금소나무는 주인할배에게 조롱 섞인 협박을 하며 눈치를 보낸다.
천리향, 만리향, 동청목, 비파, 자목련, 동백, 애기동백,
명자, 화살, 남천, 목수국, 라일락, 치자, 소나무, 구기자,
찔레, 꽃사과, 회화, 작약, 장미, 마삭줄, 수호초 등등등
어제는
많은 나무들이
나무 대접 못 받는다고 주인할배에게 하소연을 하기에
할배는
"일편단심 민들레야" 노래를 끄집어내어
"님 주신 밤에 씨 뿌렸네"
"사랑의 물로 꽃을 피웠네"를
옹알거리면서 물을 흠뻑 주었더니
축 쳐져 있던 어린 나무들의 잎들이
주인할배에게 보란 듯이 뻣뻣하게 고개를 쳐든다.
3주 만에 물 맛을 보고
배가 부른 나무들이 주인할배에게
"할배요!
서울 안 가고 매일 우리랑 살면 안 되나요?" 애원을 하는 것 같아
아무리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하여도
시골집에 나무들을 남겨놓고
수도권에 가서 꼭 일을 해야 하는지..........
지금 글을 쓰면서
주인할배는 나무들의 요구사항에 갈팡질팡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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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
정기산행방에서 주최한
강원도 두타산 산행에 참석을 하였다.
산행을 마치고
서울에 도착하니 배가 출출하여
버스 옆자리에 앉은 분과 저녁을 먹기로 하고
사당역 부근에 있는 식당을 찾아가니
찜이나 전골을 냄비로 주문받는 곳이라
두 사람이 먹기엔 량이 많아 식당을 나와
생맥주 가게에 들러 치킨과 맥주로 배를 채웠다.
맥주를 마시면서 옆자리 앉은 분께
고향을 물어보니
충북 영동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보슬비는
충북 영동을 중국 연변으로 듣고서
연변 어디냐고? 묻는 실례를 저질렀다.
물론
생맥주 가게에 손님이 많아 시끄럽기도 하였지만
그래도 그렇지
보슬비가 국적을 바꾸는 큰 실례를 하였는데
그분은
화를 내지 않고 "그럴 수도 있죠" 하면서
보슬비의 실수(례)를 너그러운 마음으로 받아 주셨다.
강원도 산행 때 만난
버스 옆자리에 앉으신 분께
보슬비의 실례를 진심으로 사과드리는 의미로
시골집 올 때 동행하며
남도의 맛난 음식을 대접하고파서
시골집에 동행할 수 있느냐고 문자를 보냈더니
토요일 일요일 이틀간
선약이 있어 다음 기회에 가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분이
다음번에 시골집 오시면
반찬거리를 준비하기 위해
오늘
해남 남창 5일장에 가서
갈치, 낙지, 농어, 병어를 샀다.
평소
갈치를 사 먹을 때는
냉동된 목포 먹갈치를 사 먹었는데
이번에는
생갈치(1마리 30,000원) 5마리를 샀다.
갈치 파는 아주머니가
"아자씨! 갈치 보는 눈이 높소" 농을 건네면서
냉동 먹갈치 1마리를 덤으로 낑가주어 본전 뽑은 기분이다.
낙지는 1마리당 6,000원짜리 10마리를 사고
그분께 야식으로 라면 대접할 때 낙지를 넣어 줄 요량이다.
농어는 숨이 깔딱거리고 있는 놈을
판매하는 아저씨가 횟감으로 떠 줄려고 하는 것을
그분이 오셨을 때 매운탕으로 끓여주고 싶어 토막을 내었다.
병어는 찜을 할 줄 몰라
칼집을 내어 구워서 양념간장을 뿌려 대접하려고 한다.
언제쯤
그분이 시골집을 방문하실는지.......... 기다려진다.
첫댓글 갈치, 낙지, 농어, 병어
한결 같이 몸값 비싼 생선과 해물이네요.
푸짐하게 정성껏 대접하시려는 보슬비님의 마음이 참 넓고도 풍성하십니다. ^^
해남 남창 오일장은
전국에서
해산물이 싸다고 소문난 장입니다.
시골집에서
자동차로 50분 거리에 있는 곳이죠.
비록
장터는 조그만 하지만
볼거리도 많고
남도의 인심이 묻어나오는 곳이라
일년에 서너번은 이용하는 곳입니다.
장터에서 구입한 비용은
충분히 차량 유지비가 나와
이래저래 일생활에 도움되는 곳이랍니다.
손님 대접을 아주 융숭하게 하려고 마음 먹고 계신 보슬비 님!
멋쪄요.
멋짐 보다는
청각이 시원찮아
상대방께 실례를 범하였기에
음식으로나마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기 위함입니다.
시인님께서
남도 여행차 오시면
안내를 해 드리겠습니다.
옴매
얼추 계산해도 몇십 단위가 나오는데
먼저 먹는 사람이 임자죠 ?
ㅎㅎ
먼저
오셔서 드시는 분이
임자 맞습니다. 맞고요.
주인할배 없는 집에
목포님이랑 함께 오셔서
셀프 요리 해 드십시요.ㅎㅎㅎ
이제
출발 할려고 합니다.
내비양의
오늘 출발 안내는
영암 나주 광주 찍고
호남고속도로로 가라고 안내 해 주는군요.
먼저 먹으러 가실때
갑장님 연락주소잉
만사제치고 엑셀밟아 갈터니 ㅎㅎ
저도
생 갈치 구이
좋아 합니당^^
매운탕에
막걸리 1잔도ᆢ
ㅎ
ㅎ
@이나시엔 ㅎㅎ 그러시구나
두 분
꼭
초대하도록 하겠습니다
안방마님 나타나실 때까지
주방 열쇠는
먼저 연 사람이 임자인 걸요ㅎㅎ
진짜
풍경 좋은 조금 높은
위치에 자리잡고
있어요
뒤엔 대나무 숲
삼겹살 구워 먹을 수 있는 시설도
다 되어있고
@보슬비
지금 쯤 운전 중이시겠어요
공사 마무리 되시면
널널한 시간. 될 때
냉장고 털려가겠습니다요
@윤슬하여
ㅎ
ㅎ
ㅎ
연락만 주시어용♡
@윤슬하여 이 몸은
수도권에 매인 신세라
마님들의
즐거운 나들이에
낑길수 없음을 혜량하여 주시옵소서.
언제든지
날짜와는 상관없이
시골집 들렀다가 가십시요.
모든 식자재는
거의 다 있는데
참기름만 없답니다.
참고하십시요.ㅎㅎㅎ
@보슬비
ㅎㅎㅎ
참기름 대두병으로 하나 있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직원 운동회 준비물 훌라후프를
후라이팬으로 듣고 들고오거나
배우시는 분 성함
영희와 경희를 입모양이
똑같으니 매일 실수연발하며
그래도 아무렇지 않은척 사는디
보슬비님은 대단하시네요
바닷가 출신이라 생갈치 좋아하는데ㅈ비싸서 못 먹는터라 침이 꼴깍~
참 사람대접 후하게 하는거
우리 부모님이 그러셨던 기억이
나네요
따스한이야기 잘 보았습니다 ~^^
부산이
고향인 분들은
해산물의 맛에 길들여져 있죠.
언니 분이랑
남도 여행 오실 기회가 되면
땡 빚을 내어서라도
생갈치 구이와 조림 대접하겠습니다.
가깝다면 나두 스리슬쩍 발 디밀어 보고픈 ....
우리동네 무릉계곡 다녀 가셨지요?
앗~~~
님께서
무릉계곡에 살고 계신줄
진작 알았더라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혼자
묵호항에서
헤매지는 않았을텐데.....
무릉계곡
풍광이 너무 좋아
주변에 사시는 분들은
모두가
신선이신 것 같아요.
보슬비 할배요
얼마나 바쁘신지 몰라도 손님 오기 하루 이틀전에 남창 시장에 가서 장봐 와야지 생물을 냉동시키면 맛이 떨어 지잖소 냉장고 털러 오는 아지매나 할배 들 나무 에 물 이나 좀 흡뻑
주고 가셔요
생물을
냉동시키지 말라는 말씀
지당한 말씀이십니다.
시골집에
한달에 한 두번 다녀오다 보니
장날과 어긋나기도 하고
시골에서 지인들 만나느라고
시간이 잘 나질 않아서
어제 무턱대고 장날에 다녀 왔습니다.
나무에
물 흠뻑 줄 분들이 오시면 좋을텐데
아직까진
한 분도 오시질 않아
저의 속만
까맣게 타 들어 가고 있습니다.ㅎㅎㅎ
남창장.
우리집서 5분이면 족한 곳이라서 늘 마실 삼아
갑니다.
허망한 남창장이라는
노랫말에도 등장합니다.
언제 다녀가실 일 생기시거든 집에 들러
차 한잔 드시고 가십시오.
가는 길 목 포레스트 수목원과
땅끝 수목원 근처
개인 정원 화 목 정원입니다.
저도 참고해도 될련지요
집터를 잡으시고
정성이 가득한 정원 구경을
님의 글과 사진으로
익히 많이 보았습니다.
님의 글을 볼 때마다
동경의 대상이 되어
부러움이 가득했습니다.
남창 장날
또는 해남 갈 때
꼭 한번 들러서
님의
정성으로
멋지게 꾸려진 정원
감상토록 하겠습니다.
그 분이 꼭 오셔서..
정성 들여 준비한 맛난 음식..
함께 드시길 바랍니다.
덕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한번 남도에 여행 계획 세워요
아드님 학교랑
멀지 않은 곳이니
아드님 뵈러 오실때
마중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공사판 일당이 중요해요
황금나무가 중요해요의 투정이 멀리까지 들리는듯요
소나무의 투정을
알고 계시는 통찰력은
촌부의
어리석음을
한 눈에
꿰뚫고 계신것 같습니다.
생선요리를 다양하게 하시나봐요.
충분히 멋진 여행하실 자격이 있으십니다.
응원할게요.
바닷가 출신이지만
산골
종지기 소녀가
50년 이상 요리하신
솜씨에 비하면 택도 없습니다.ㅎ ㅎ
웃동네 여서는 참 멀기두 하네예
부럽기두 하구예
해남 남창 장날이 몇 일날 서는 지
알켜 줘 봐 봐 예
몸빼바지 아짐씨 길 일 잡아서 나들이 가입시더 임당 ㅋ ㅍㅎㅎㅎ
2일과 7일에
장이 섭니다.
오시는 날짜가
길일 인지라
편하신 날
방문 하여 주십시요.
먹거리
볼거리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