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큰 문을지나 소나무 우거진 언덕길을 조금 올라가려니 뿌연 흙먼지와 요란스러운
쾡 음 소리에 귀가 멍멍해지면서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알고 보니몇 사람이 (스님은 아닌듯) 진공청소기을 등에 업고 사찰로 드러오는 길목과
경내을 청소하느라 요란스럽고 소란하다
엣날 은은한 새벽 예불소리와 사락사락 커다락 비를 들고 경내마당을 쓰러가던 스님의
뒷모습과 깨끗이 쓰려간 자리에 선명한 빗자루자국에 선뜻 발 드려놓기가 조심스러웠던
때와는 사뭇 달라진 풍습이 아쉽고 당황스럽다
대웅전 앞에 가볍게 합장하고 낙가산 눈섭바위 마애석불좌상에 참배하기 위하여
오색등이 매달려있는 419 돌계단에 척발을 오려놓는다
"자기를 낮추고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바로 마음의 수행이다"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부처님"말씀을 생각하며 돌계단 하나하나를 오른다
가쁜 숨을 몰아가며 힘겹게 올라오니 용불성 쉼터다
이곳엔 자기의 소원을 종이에 적어 유리병에 넣고 매달아 놓으면 바라는
소원이 이루워 진단다.
이 많은 사람들이 무슨 소원을 담아 이곳에 달아놓았을까?
잠시 생각하며 산 아래를 보니 작게 보문사 전경과 멀리 안개속에 서해바다와
작은 섬들이 보인다
저밑 나뭇가지 사이로 마애석불을 향해 노승 한분이 힘겹게 돌계단을 올라오신다.
등에는 무엇이 들어있는지 무겁게 보이는 행낭?
아마도 우리 중생들의 무거운 "업" 을 당신이 대신 등에 질머 지시고 올라와
"부 처 님" 앞에
내려놓으시고 서해바다 저 멀리로 훨훨 날려 보내시겠지...!
마애석불좌상은 1928년 금강산 표훈사 주지 이 화응 스님과 이곳 보묵사 주지 배 선주스님
두 분이 이곳 일명 눈섭 바위암벽에 조각한 석불좌상으로서 높이 902M 폭 3.3M 의 석불이다, 1995년 3월1일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제29호로 지정되였으며 문화적인 가치 보다도
불교 성지로 더 중요시 되고있다
아까부터 가지런이 석불앞에 신발을 벗어놓고 "부처님"께 수 없이 절을 하고 있는 아가씨..
아가씨 "마음속 자락에 부처님 가피로 소원의 꽃이 피어지길" 기원하며
돌 계단을 내려온다.
甘露茶院 현판을 따라 가만히 문을 열고 들러서니 커다란 난로에서 나오는 열기와
그 속에서 타고 있는 참나무 향 내음에 나그네 싸늘한 냉기를 가져간다,
투박한 찾잔에 담긴 대추차가 탁자에 놓인다
차를 내려놓으며 편히 쉬셨다 가시라고 말을 건네고 돌라서는 보살님의 미소가 아름답다,
아직은 일러 손님은 없고 나 혼자 앉은 공간에 탁탁 난로에서 참나무 타는 소리와 향기..
조용하게 들려오는 불경소리. 창문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는 가늘고 작은 아침햇빛 한줄기..
마냥 幸福해지는 마음이며 시간이다,
혼자여행을 이렇게 자유롭고. 맘대로 상상하고. 맘대로 그리워하고. 맘대로 사랑하고.
맘대로 난 네가 좋아 라고 말할수 있고.... 그래서 좋타 정말 좋다.
혼자 여행은 결코 혼자가 아니다.
바람소리 물소린 물론이고. 산새노래소리.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잎새소리 .사찰 풍경소리.
왁짝지껄 떠들며 산사를 내려가는 사람소리. 이 모든것이 나와함께 있어
혼자여행은 혼자가 아니다,
아내와 아이들이 찾는 전화가 계속이다
현관문 들어서니 와락 손자 손녀들이 달려들며 "할아버지 어딜 갔다와
우리가 얼마나 걱정 했는데 전화도 안받고..
대학 2년학년 큰 손녀가 나를 덮친다.
초등학교 2학년 외손녀도 덩달아 팔에 매달린다
참! 노인네가 주책이야 이젠 그만 속 좀 썩히세요
아이들 생각도 해야지 노인네가....
주름진 아내 목서리 속에 토라진 젊을때 모습이 보이는듯해 흐뭇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