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좀 대신 사다줘요" 청소년 담배 심부름해주는 어른들, 걸렸다간…

[한지희]

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 캡처

"저기요, 편의점에서 담배 세 값만 사다주시면 안돼요?"
  

SBS방송이 새로 선보인 금토드라마 ‘편의점 샛별이’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편의점 샛별이는 동명의 성인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요. 

지난 19일 첫 방송에서는 남녀 주인공인 정샛별(김유정 분)과 최대현(지창욱 분)이 3년 전 처음 만나는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당시 고등학생이던 샛별은 지나가는 대현에게 교복을 입은 채로 ‘담배를 사다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이에 난처해 하던 대현은 담배 대신 금연보조제를 사다주며 “좀 더 멋진 일에 청춘을 걸라”고 조언하는데요.

그런데 만일 이 상황에서 대현이 부탁을 뿌리치지 못하고 미성년자인 샛별에게 담배를 사다줬다면 어떻게 될까요?

◇부탁받아 대신 구매해줬어도 형사처벌

미성년자들이 성인에게 술·담배 대리구매를 부탁하는 일은 비일비재합니다. 심지어 SNS를 통해 먼저 술이나 담배를 사다주겠다고 제안하는 어른들도 있습니다. 심부름값을 받고 대신 술·담배를 사다주는 이른바 대리구매 알바를 제안하는 건데요.

트위터 캡처

아무리 부탁을 받았다고 해도 미성년자에게 술·담배를 사다 주는 행위는 엄연히 불법입니다. ‘청소년’에 해당하는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는 청소년보호법의 보호를 받는데요.

청소년보호법은 주류, 담배, 마약류, 환각물질 등을 청소년유해약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누구든지 청소년을 대상으로 청소년유해약물 등을 판매·대여할 수 없습니다. 만일 청소년에게 유해약물을 판매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요청을 받아 대신 구매해주는 것 역시 처벌 대상입니다. 청소년보호법은 누구든지 청소년의 의뢰를 받아 청소년유해약물 등을 구입해 청소년에게 제공해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판매와 마찬가지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물론 이 경우 청소년유해약물을 판매한 편의점 등은 책임이 없습니다. 판매자는 성인에게 술·담배를 제공했을 뿐 구매자가 이를 누구에게 전달하는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인데요. 다만 미성년자의 부탁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도 고의로 판매한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대리구매 요구한 청소년은 처벌 안 돼

그렇다면 성인에게 술·담배 대리구매를 요구한 청소년도 처벌할 수 있을까요?

현행법상 미성년자의 음주 및 흡연을 처벌하는 규정은 없습니다. 대리구매를 요구하거나 가짜 신분증 등을 이용해 업주를 속여 술을 마신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때문에 주점에서 술값을 내지 않기 위해 경찰서에 자진신고하는 청소년들이 문제가 되기도 했었죠.

하지만 지나가던 행인을 폭행하거나 협박해 술·담배를 구매하게 한 경우에는 강요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강요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형법상 강요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중범죄입니다. 다만 미성년자의 경우 소년법이 적용돼 형사처벌 대신 보호처분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