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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강박증 학술회 원문보기 글쓴이: escape
<기적을부르는 뇌> 라는 책의
06. 잠긴뇌를 열다 부분입니다.
제가 중.고등학교때 이 까페에 정말 자주 들어왔었는데 지금은 23살이 되었고 그때보다는 많이 완화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남아있어서 종종 생활이 힘든데 찾다가 좋은글을 발견하고 오랜만에 생각이나서 까페에 들렀습니다.
혹시 다른분이 자료를 먼저 올리셨다면 중복 되니 죄송하고요 ^^; 지워주세요-
기적을 부르는 뇌
The Brain changes itself
217page
06 잠긴 뇌를 열다
우리 모두에게는 걱정이 있다. 우리가 걱정을 하는 것은 지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지능은 예측을 한다. 그것이 바로 지능의 본질이다. 지능은 우리로 하여금 계획을 하고,희망을 가지고 ,상상을 하고,가정을 하게 하지만,마찬가지로 근심을 하고 부정적인 결과를 예측하게 하기도 한다.그러나 세상에는 ‘걱정을 달고 사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의 걱정은 다른 사람들의 걱정과는 그 종류가 다르다. 그들의 고민은 ‘전부 머릿속에’ 있음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험하는 것보다 훨씬 지나치다.왜냐하면 고민이 모두 머릿속에 있어서 빠져나올수 없기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뇌가 너무나 끊임없이 상처를 주는 나머지 종종 자살을 생각한다. 한번은 강박적인 걱정과 행동에 심하게 사로잡혔다는 느낌에 절망한 어떤 대학생이 입안에 총구를 들이밀고 방아쇠를 당긴 사례가 있었다. 총알이 전두엽을 뚫고 들어갔으므로 전두엽 절제술을 받았는데, 그것은 당시에 시행하던 강박장애의 치료법이었다. 자신이 병이 나았으며 아직 살아 있음을 발견한 그는 대학으로 돌아갔다.
세상에는 걱정하는 사람의 종류도 많고 불안의 유형도 많다. 여러가지 공포증,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공황발작등등, 그러나 강박장애 Obsessive compulsive disorder : OCD 는 가장 고통이 심한 축에 속한다. 강박장애 환자들은 자신에게 , 또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뭔가 해로운 것이 올 것이라거나, 아니면 이미 왔다고 생각하며 겁에 질린다. 그 걱정이 새로운 수준에 도달해서 ‘발작’을 일으킨다. 한때 침착한 성인이 있던 사람이 이제 불안하고 겁에 질린 아이 같은 감정상태가 된다. 흔히 자제력을 잃었다는 것이 창피해서 남에게 걱정을 숨기다가, 때로 몇 년이 지나서야 도움을 청한다. 최악의 경우는 한번에 몇 달, 또는 몇 년까지도 이 악몽에서 깨어나지 못한다. 약물로 불안을 진정시킬 수는 있지만, 그것으로 문제가 사라지는 일은 거의 없다.
강박장애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진적으로 뇌 구조가 바뀌어서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강박장애 환자는 자신의 걱정에 집중하여 안정을 얻으려 한다. 자신이 확실히 단속하고 있는지 확인하여 걱정스러운 일이 생기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공포를 생각하면 할수록 그에 관한 걱정은 더 커진다. 강박장애가 있는 한, 걱정이 걱정을 낳기 때문이다.
최초의 큰 발작을 일으키는 데는 보통 감정적인 방아쇠가 있다. 오늘이 어머니의 기일이라는 것이 떠오르거나,라이벌의 자동차 사고 소식을 듣거나,몸 어디에서 통증이나 혹이 느껴지거나, 식품에 화학물질이 들어있다는 글을 읽거나, 영화에서 손을 데는 장면을 본다고 하자. 그러면 자신이 어머니가 돌아가신 나이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걱정하기 시작한다.
보통때 미신을 믿지 않았지만 이제 자신도 같은 날 죽을 운명이라고 느낀다. 아니면 라이벌을 데려간 죽음이 자신도 데려가려고 하고 있다거나, 지금 자신이 발견한 통증이나 혹이 불치의 병에 걸린 첫 징후라거나, 그동안 먹는 것에 충분히 조심하지 않았으니 이미 중독된 것이 틀림 없다고 느끼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그런 생각을 순간적으로 경험한다. 하지만 강박장애 환자들은 걱정을 가두고서 떠나보내지 못한다. 뇌와 마음이 그들을 여러 가지 두려운 각본사이로 밀어넣기 때문에,생각하지 않으려 애써도 그럴 수가 없다. 그 위협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느껴지므로,주의를 기울여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전형적으로 강박장애 환자가 두려워하는 것으로는 불치의 병에 걸리는 것, 세균에 감염되는 것, 화학물질에 중독되는 것, 전자기 방사선의 위협을 받는 것, 심지어 자신의 유전자가 자신을 배신할지 모른 다는 것도 있다.어떤 환자는 대칭에 집착하기도 한다. 사진이 완전히 수평이 아니거나, 치아가 완전히 고르지 않거나, 물건들이 완벽하게 정돈해 있지 않거나 하면, 그것들을 제대로 줄 세우는 데 몇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아니면 특정 숫자에 미신을 가지게 되어, 자명종이나 볼륨을 짝수에만 맞출 수도 있다. 성적이거나 공격적인 생각?자기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해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마음을 덮치기도 하지만, 그 생각이 어디에서 오는지는 자신도 모른다. 전형적인 강박적 사고는 ‘운전하다가 쿵 하는 소리를 들었어. 누군가를 치었는지도 몰라’ 같은 생각이다. 종교가 있는 사람이라면, 불경한 생각이 일어나서 죄책감과 걱정이 생길 수 있다. 강박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강박적으로 의심을 하고 언제나 일이 지난 뒤에 자신을 비판한다. 내가 가스레인지를 껐나? 문을 잠갔나? 모르는 사이에 내가 누군가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았나?
걱정은 기상천외한, 심지어 걱정하는 당사자에게 조차 말이 안되는 것 일 수도 있지만 그런 사실을 안다고 해서 괴로움이 조금이라도 덜어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환자는 충실한 어머니 또는 아내이면서도 ‘나는 내 아기를 해치게 될 거야’ 또는 ‘자다가 일어나서 식칼로 남편의 가슴을 찌를지도 몰라’와 같은 터무니 없는 걱정을 한다. 어떤 남편은 자신의 손가락에 면도날이 달려 있다는 강박적인 생각 때문에, 자기 아이들을 만질 수도, 아내와 잠자리에 들 수도, 강아지를 쓰다듬어줄 수도 없었다. 자신의 눈에도 면도날이 보이지 않지만 마음이 계속해서 면도날이 있다고 주장하므로,그는 자신이 아내를 다치게 하지 않았는지 끊임없이 아내에게 물어서 재확인하곤 했다.
강박장애 환자들은 흔히 과거에 저지른 실수 때문에 미래를 두려워한다. 그러나 그들을 사로잡고 있는 것은 과거에 일어난 실수만이 아니다. 실수를 저지를지도 모른다는 상상도 그들에게는 꺼버릴 수 없는 공포감을 일으킨다. 자신들도 인간이므로 결국 잠시 경계심이 풀어져서 실수하게 되디라고 상상하는 것이다. 강박적으로 걱정하는 사람이 겪는 고통의 절정은, 일어날 가능성이 요원할 ?에도 언제나 무언가 나쁜 일이 일어 나는 것을 필할수 없다고 느낀 다는 점이다.
내 환자들 가운데에는 자신의 건강을 너무나 심하게 걱정한 나머지 매일매일 집행을 기다리는 사형수처럼 살아가는 사람도 여럿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비극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들은 설사 자신의 건강이 아주 좋다는 말을 들어도 안도의 순간은 잠시, 자신이 받은 모든 검사에 ‘미친듯이’파고들어 자신을 철저하게 재진단한다. 검사에 잘못된 점이 있다는 이런 ‘간파’는 보통 새로운 탈을 쓴 강박적 사후 비판이다.
강박장애 환자들은 강박적인 걱정이 시작된지 얼마 안되어, 걱정을 덜기 위해 전형적으로 무언가 강박적인 행위를 한다. 세균에 감염되었다고 느끼면 몸을 씻는다. 그래도 걱정이 없어지지 않으면 옷을 모조리 세탁하고,마루를 닦고 , 다음엔 ?까지 닦는다. 아기를 죽일까봐 두려운 여자는 식칼을 천으로 싸고, 천을 상자에 넣고, 상자를 잠가 지하실에 내려 다 놓고, 다음엔 지하실로 가는 문을 잠근다. 캘리포이나 대학 로스앤젤레스 캠퍼스의 정신의학자인 제프리 슈워츠 Jeffrey M. Schwartz는 차 사고로 엎질러진 배터리 전해액에 오염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한 남자를 묘사한다. 그는 밤마다 자리에 누워 근처에 사고가 일어났다는 신호인 사이렌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사이렌이 들리면, 몇 시가 되었든 자리에서 일어나 특수 운동화를 신고 차를 몰아 현장에 찾아간다. 경찰이 떠나고 나면, 몇 시간동안 아스팔트를 솔로 문지른 다음 살금살금 걸어서 집으로 돌아와 신었던 신발을 버린다.
강박적으로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흔히 ‘점건하는 강박행위’가 생긴다. 가스레인지를 끄지 않았거나 문을 잠그지 않았다는 의심이 들면, 점검하러 돌아가고 또 돌아가서, 백 번도 넘게 점검한다. 그 의심은 결코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그가 집을 떠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린다.
운전하다 들은 ‘쿵’하는 소리가 누군가를 치었다는 뜻일까봐 두려운 사람은 오로지 길에 시체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그 구역을 빙빙돈다. 무서운 병에 강박적 공포가 있는 사람은 증상을 찾아 몸을 훑고 또 훑으며,수십 번씩 의사를 찾아간다. 얼마 뒤 이 점검을 해야만 하는 강박행위가 하나의 의식이 된다. 몸이 더러워졌다고 느끼는 사람은 정확한 순서로 샤워를 한다. 장갑을 끼고서 수도꼭지를 튼 다음, 특별한 순서에 따라 몸을 문지르는 것이다. 불경하거나 성적인 생각이 드는 사람은, 특정한 횟수만큼 기도하는 의식을 발명하기도 한다. 강박증 환자들은 아마도 이 의식들을 마술적이고 미신적인 믿음과 연관시킬 것이다. 그들이 재난을 간신히 피하게 되면, 이는 오로지 자신의 특정한 방식으로 자신을 점검했기 때문이기에 매번 같은 방식으로 점검을 계속하는 것이다.
강박장애 환자는 너무도 자주 의심에 둘러싸여,실수를 할까 봐 공포에 떨면서 강박적으로 자신과 타인을 수정하기 시작한다. 한 여성은 간단한 편지를 쓰는데도 수백시간이 걸렸다. 자신이 ‘실수’라고 느끼는 단어를 도무지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많은 박사학위 논문이 오도 가도 못하게 되는 것은 저자가 완벽주의자라서가 아니라,강박장애가 있는 의심 많은 글쓴이다 잘못됐다고 ‘느껴지지’ 않는 단어를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강박행위에 저항하려고 애쓰면, 긴장은 병적인 흥분으로 치솟는다. 그렇다고 강박행위를 내키는 대로 해버리면, 일시적으로는 안정을 얻지만 십중팔구 다음번에는 강박적 사고와 강박행위 충동이 더 심해질 뿐이다.
강박장애는 이제껏 치료하기가 아주 어려웠다. 약물 치료나 행동 요법은 많은 사람들에게 부분적으로밖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제프리 슈워츠는 가소성을 기반으로 효과적인 치료법을 개발했다. 그의 치료법은 강박증이 있는 환자들뿐만 아니라, 더 전형적인 걱정을 하는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이 헛된 줄 알면서도 무언가에 마음을 졸일 때도 도움이 된다.
그 치료법은 우리가 정신적으로 ‘끈질겨져서’ 걱정을 붙들고 있거나 강박적으로 손톱 물어뜯기, 머리카락 잡아당기기, 쇼핑,도박,폭식과 같은 ‘못된 습관’의 충동에 좌우되게 되었을 때 우리를 도울 수 있다. 게다가 어떤 종류의 강박적 질투, 약물남용, 강박적인 성적행동,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곧 자아상, 신체, 자부심을 과도하게 염려할 때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슈워츠는 강박장애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뇌 영상을 비교하는 방법으로 강박장애를 새롭게 알게 된 다음 이 깨달음을 이용해서 새로운 형태의 요법을 개발했다. 내가 알기로 PET와 같은 뇌 영상 기법의 도움으로 의사가 질병을 이해하는 동시에 그 질병을 위한 정신요법을 개발한 사례는 이것이 처음일 것이다. 그는 이어서 정신요법 이전과 이후에 환자들의 뇌 영상을 얻는 방법으로 이 새로운 치료법을 시험하여, 환자들의 뇌가 치료와 함께 정상으로 돌아간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는 또 다른 의미에서도 최초의 사건이었다. 그는 대화요법 talking therapy이 뇌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증명한 것이다.
보통의 경우에, 우리가 실수를 할 때는 세 가지 일이 일어난다. 첫째, ‘실수한 느낌’, 즉 무언가 잘못했다는 느낌이 생겨서 사라지지 않는다.
둘째, 불안해지면서 그 불안이 실수를 고치려는 욕구를 일으킨다. 셋째,실수를 고치고 나면 자동차 기어가 바뀌듯 뇌안에서 자동적으로 모종의 기어변환이 일어나 우리가 다음 생각이나 행동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준다. 그러고 나면 ‘실수한 느낌’도 불안도 둘다 사라진다.
그러나 강박장애자의 뇌는 나아가거나 ‘책장을 넘기지 ‘ 않는다. 철자를 고치거나 , 손의 균을 씻어내거나, 친구의 생일을 잊었을 때 사과를 했음에도 강박적인 생각을 계속한다. 자동변환장치가 작동하지 않아서, 실수한 느낌과 뒤따르는 불안이 여전히 강한 그대로 붙박인 채로 남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뇌 스캔을 이용해서 강박사고에 뇌의 세 부분이 관련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안와전두피질 orbital frontal cortex 로 실수를 감지한다. 완와전두피질은 전두엽의 일부로,뇌의 아래쪽, 우리 눈의 바로 뒤에 자리잡고 있다. 뇌 스캔에 따르면, 강박증이 강한 사람일수록 안와전두피질이 더 많이 활성화된다.
일단 ‘실수한 느낌’을 발화시킨 안와전두피질은 띠이랑으로 신호를 보낸다. 띠이랑은 피질의 가장 깊은 부분에 자리잡고 있다. 띠이랑은 실수를 수정하지 않으면 무언가 나쁜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두려운 불안을 유발하고, 장과 심장 모두에 신호를 보내 공포와 관련이 있는 신체적 감각을 일으킨다.
‘자동 변환장치’인 꼬리핵은 뇌의 중심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으며,우리의 생각이 한 생각에서 다음생각으로 흐르게 해준다. 물론 강박장애에서 일어나듯이 꼬리핵이 극도로 ‘끈질겨지지’않는다면 말이다.
강박장애 환자의 뇌 스캔을 보면, 세 영역이 모두 과도하게 활동적이다. 안와전두피질과 띠이랑은 마치 스위치가 ‘켜짐’상태로 고정된 것처럼 계속해서 발화하고 있다. 이는 슈워츠가 강박장애를 ‘뇌 잠금장치’라고 부르는 한 이유이다. 꼬리핵이 자동으로 ‘기어를 변환하지’않기 때문에, 안와전두피질과 띠이랑은 계속해서 신호를 발화하여 실수한 느낌과 불안을 증가시킨다. 그 사람은 이미 실수를 수정했기 때문에, 이 신호는 물론 틀린 경보이다. 고장난 꼬리핵은 대책없이 계속해서 안와전두피질로부터 홍수처럼 밀려드는 정보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과도하게 활성화 될 것이다.
강박장애 뇌 잠금장치가 심하게 작동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강박장애는 많은 경우 가계를 따라가므로 유전적인 것 같지만, 꼬리핵을 붓게 하는 감염으로도 일어날 수 있다.
슈워츠는 안와전두피질과 띠이랑의 고리를 끊고 꼬리핵의 기능을 정상으로 돌려서 강박장애 회로를 변화시키는 치료법의 개발에 착수했다. 슈워츠는 환자가 새롭고 즐거운 활동 같은, 걱정말고 다른 무언가에 지속적으로 열심히 주의를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초점을 맞춰 ‘수동으로’ 꼬리핵을 변환시킬 수는 없을까 생각을 했다. 이러한 접근법은 가소적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이는 쾌감을 주는 새로운 뇌 회로를 ‘키우고 ‘ 도파민을 방출을 유발해서 , 앞서 보았듯이 새로운 활동을 보상하고 새로운 뉴런 연결을 공고히 하는 방법이다. 이 새로운 회로가 마침내 이전의 회로와 맞설 수 있게 된다면, 사용하지 않으면 잃는다는 원리에 따라 병적인 연결망은 약해질 것이다. 이 치료법을 이용하면 우리는 나쁜 습관을 그다지 힘들게 ‘끊지’않으면서도 나쁜 행동을 더 나은 행동으로 교체 할 수 있다.
슈워츠는 그 요법을 여러단계로 나누는데, 그 가운데도 두 단계가 핵심과정이다.
첫번째 단계는 강박장애가 발병한 사람이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증상을 재명명relabel 해서, 자신이 경험하고 있는 것이 세균이나 에이즈, 배터리 전해액의 공격이 아니라 강박장애의 삽화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그는 뇌 잠금장치가 뇌의 세 부분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기억하면 된다. 임상으로서 나는 강박장애 환자들에게 다음의 요약문을 따라 읽으라고 권한다. “ 그래, 지금 나는 정말로 문제가 있다. 하지만 세균때문이 아니라 나의 강박장애 때문이다.” 이러한 재명명과 함께 그들은 강박사고의 내용에서 어느정도 떨어져서 , 불교신자들이 명상을 하면서 괴로움을 관조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그 내용을 바라볼 수 있다. 곧,그들은 강박장애가 자신에게 미치는 효과를 관찰하므로써 스스로를 강박적인 생각으로부터 약간 떨어뜨려 놓는 것이다.
또한 강박장애 환자는 그 발병이 당장 사라지지 않는 이유가 잘못된 회로 때문이라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상기시켜야 한다. 병에 걸려 있는 어떤 환자들은 슈워츠의 저서 “뇌 잠금장치(brain lock)” 에 실린 비정상적인 강박장애 환자의 뇌 스캔 사진을 치료로 개선된 환자의 더 정상적인 뇌 스캔사진과 비교하면서,스스로에게 회로를 변화시키는 것이 가능함을 상기시키면서 도움을 얻기도 한다.
슈워츠는 환자들에게 강박장애의 보편적인 형태(걱정스러운 생각과 의식으로 파고드는 충동들)와 강박사고의 내용(예컨대, 위험한 세균)을 구별하도록 가르치고 있다. 환자들이 내용에 초점을 맞출수록 그들의 상태는 더 나빠진다.
치료사들은 오랫동안 내용에도 초점을 맞추었다. 강박장애의 가장 흔한 치료법인 ‘노출과 반응방지 exposure and response prevention 라는 방법은 일종의 행동요법으로, 강박장애 환자의 절반 정도에게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지만, 대부분 완전히 다 낫지 않는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세균을 두려워한다면 그는 자신을 둔감하게 만들 작정으로 점진적으로 더 많은 세균에 자신을 노출시킨다. 실제로 이 요법을 활용했을 때, 환자에게 화장실에서 시간을 보내게 하기도 한다는 뜻이다. (나에게 맨 처음 이 치료법을 알려준 정신과 의사는 그때 한 남자의 얼굴에 더러운 속옷을 뒤집어 쓰라고 시키고 있었다). 약 30퍼센트의 환자들이 그러한 치료법을 거부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세균에 노출시키는 것은 다음 생각을 향한 ‘변환’을 목적으로 삼는 것이 아니다. 이런 전형적인 행동주의적 치료법의 두번째 부분인 ‘반응방지’란, 환자가 자신의 강박행위를 수행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또 다른 치료법인 인지요법 Cognitive Therapy은 문제의 기분과 불안상태가 인지적인 왜곡, 즉 부정확하거나 과장된 사고 때문에 일어난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하는 치료법이다. 이 요법의 치료사들은 강박장애 환자들에게 자신의 공포를 적은 다음 그 공포가 사리에 맞지 않는 이유들의 목록을 만들라고 한다. 하지만 이 절차 또한 환자를 강박장애의 내용에 푹 빠지게 만든다. 슈워츠가 말하듯이, “환자에게 ‘내 손은 더럽지 않다’ 라는 말을 가르치는 것은 다만 그 사람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반복하는 것이 뿐입니다…… 인지적 왜곡은 결코 그 병의 본질적인 부분이 아니에요. 환자 자신도 기본적으로는 오늘 식료품 창고의 깡통 수를 세지 않는다고 해서 자신의 어미니가 정말로 오늘밤 끔찍하게 돌아가시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있거든요. 문제는 그 사람이 그렇게 느끼지를 못한다는 겁니다. “ 정신분석가들 역시 증상의 내용에 집중해왔고, 그들 가운데 대다수는 문제를 일으키는 성적이고 공격적인 생각에 달려들었다. 그들은 ‘나는 내 아이를 해칠 거야’와 같은 강박적사고가 그 아이를 향한 억압된 분노를 나타내는 것 일수 있으며, 웬만한 경우라면 이러한 사실을 깨달아 강박사고를 충분히 없애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웬만하든 심하든 강박장애에는 잘 듣지 않는다. 슈워츠도 많은 강박사고의 원인이 프로이트가 강조한 종류의 성, 공격성, 죄책감과 관련된 갈등이라고 믿기는 하지만, 이 갈등은 그 병의 내용만을 설명 할 뿐, 형태를 설명하지는 않는다.
환자가 자신의 걱정이 강박장애의 증상임을 인정하고 나면, 다음으로 결정적인 단계는 환자가 자신의 강박적인 생각에 사로잡히는 순간에, 긍정적이고 건전하고 이상적으로 즐거움을 주는 활동으로 초점을 재조정refocus하는 것이다. 그 활동은 정원가꾸기, 봉사활동, 취미활동, 악기연주,음악감상,운동, 골 넣기 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을 필요로 하는 활동은 환자가 초점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강박장애는 운전을 하는 도중에 느닷없이 발생할지도 모르므로, 환자는 오디오북이나 음악cd와 같은 것을 상비해 두어야 한다. 요는 ‘기어’를 수동으로 변환하기 위해 무언가를 하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이것이 명확한 행동지침처럼 보이고 간단하게 들리지만, 강박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슈워츠는 자신의 환자들에게, ‘수동변환장치’가 뻑뻑할지는 몰라도, 대뇌피질을 사용해서 한번에 한가지씩 노력이 필요한 생각이나 행동을 열심히 하다보면, 기어를 변환할수 있다고 장담한다.
물론 ‘기어변환’은 기계에 빗댄 것일 뿐, 뇌는 기계가 아니다. 뇌는 가소적이고 살아있다. 환자는 ‘기어’를 변환하려고 시도할 때마다, 새로운 회로를 키우고 꼬리핵을 변경시켜서 자신의 ‘변환장치’를 고치기 시작한다. 초점을 재조정하면서 환자는 강박사고의 내용에 빨려들어가는 대신 그럭저럭 극복하는 방법을 배운다. 나는 내 환자들에게 , 사용하지 않으면 잃는 다는 원리를 생각하라고 한다. 그들이 증상을 생각하면서 --- 세균이 자신을 위협하고 있다고 믿으면서 --- 보내는 순간마다 그들은 강박사고의 회로를 더 깊이 심어놓게 된다. 그들은 증상을 우회함으로써 강박장애를 없애는 여정에 오르게 된다. 강박사고와 강박행위는 하면 할수록 더 하고 싶어지고, 덜하면 덜 할수록 덜 하고 싶어진다.
슈워츠는 기법을 적용하는 동안 무엇을 느끼는 지가 아니라 무엇을 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환자들이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임을 알았다. “ 이 싸움은 그 느낌을 없애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강박행위를 실행에 옮기거나 강박사고를 생각하지 않음으로써 그 느낌에 굴복하지 않기 위한 것입니다. 이 기법은 즉각적인 안정을 주지는 않는다. 지속적인 뇌가소적 변화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기법은 새로운 방식으로 뇌를 훈련시킴으로써 변화를 위한 기반을 다진다. 따라서 누구나 처음에는 강박행위를 실행하려는 충동과 그 충동에 저항하는 데서 오는 긴장과 불안 모두를 여전히 느낄 것이다. 목표는 강박장애 증상이 있을 때 15분에서 30분동안 어떤 새로운 활동으로 ‘채널을 돌리는’ 것이다.
(그렇게 오래 버틸수 없다면, 단 1분이라도, 얼마동안이든 버티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 저항, 그 노력이 바로 새로운 회로를 배선하는 원동력이다.) (229page)
우리는 슈워츠가 강박장애에 적용한 기법과 토브가 뇌졸중에 적용한 CI 접근법이 닮은꼴임을 볼 수 있다. 슈워츠는 환자로 하여금 억지로 ‘채널을 바꾸어’새로운 활동에 초점을 맞추게 해서, 토브의 장갑과 같은 구속을 부과한다. 그는 환자들을 30분단위로 새로운 행동에 강하게 집중하도록 하여, 환자들에게 집중학습을 시키고 있다.
3장, ‘뇌 재설계하기’에서 배운 가소성의 두 가지 주요법칙은 이 치료법에도 바탕이 된다. 첫번째 법칙은 ‘함께 발화하는 뉴런은 함께 배선된다’였다. 곧 환자들은 강박행위 대신에 무언가 즐거운 일을 함으로써 결국에는 강박행위 대신에 건강한 활동으로 연결될 새로운 회로를 형성한다. 두 번째 법칙은 ‘따로 발화하는 뉴런은 따로 배선된다’였다. 곧 환자는 강박행위를 실행에 옮길때마다 단기적으로는 불안을 줄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강박장애를 심화하는 반면, 강박행위를 실행에 옮기지 않을 때마다 강박행위와 불안 감소 간의 연결고리를 약화시킨다.
슈워츠는 병이 심한 사례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었다. 그의 환자들 가운데 80퍼센트가 그의 방법과 약물치료?아나프라닐이나 프로작류의 전형적인 항우울제?를 병행하면 호전된다. 자전거의 보조바퀴 같은 역할을 하는 약물치료는, 불안을 충분히 낮추어 환자가 이 요법의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한다. 많은 환자들은 조만간 약물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게 되며, 어떤 환자들은 처음부터 약물치료가 필요 없다.
나는 세균에 대한 공포,손 씻기, 점검하는 강박행위, 강박적 사후 비판,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건강염려증과 같은 전형적 강박장애 문제들에 뇌 잠금장치 접근이 잘 듣는 것을 보아왔다. 환자가 전념할수록, ‘수도 변환장치’는 점점 더 자동으로 변한다. 새로 발견한 기법을 사용하면 사건들은 짧고 드물어지며, 스트레스를 받아 증상이 재발하더라도 환자들은 빠르게 통제력을 회복할 수 있다.
개선된 환자의 뇌를 스캔한 슈워츠팀은, 함께 ‘잠겨서’과도하게 함께 활동적으로 발화하던 뇌의 세 부분이 정상적으로 따로따로 발화하기 시작했음을 발견했다. 뇌 잠금장치가 느슨해지고 있었다.
나는 한 친구?에마라고 하자?와 그녀의 남편이자 작가인 시어도어, 그리고 여러명의 다른 작가들과 함께 만찬에 참석하고 있었다.
에마는 지금 40대이다. 그녀는 스물세 살 때 자생적인 유전자 돌연변이로 생긴 망막색소변성이라는 병 때문에 망막세포들이 죽어갔다. 그녀는 5년전 완전히 실명했으며, 맹인안내견 매티의 도움을 받고 있다.
에마의 실명은 그녀의 뇌와 삶을 새로이 다시 만들었다. 만찬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이 문학에 관심이 있었지만, 에마는 실명한 뒤로 누구보다도 책을 많이 읽었다. 커스웰kerswell이라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그녀에게 큰 소리로 책을 읽어준다. 단조로운 목소리지만 쉼표가 나오면 쉬고, 마침표가 나오면 멈추고, 물음표가 나오면 음높이를 올린다. 이 컴퓨터 음성은 너무 빨라서, 나는 한 마디도 알아 들을 수가 없다. 하지만 에마는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드는 법을 익혀서, 지금은 1분에 340단어의 속도로 위대한 고전들을 섭렵하고 있다.
“저는 한 작가에 빠지면, 그가 쓴 모든 책을 읽은 다음에야 다른 작가로 넘어가요.” 그녀는 가장 좋아하는 도스토예프스키를 비롯해 고골리, 톨스토이, 투르게네프, 디킨스, 체스터턴, 발자크, 위고, 졸라, 플로베르, 프루스트, 스탕달 등 많은 작가들의 책을 읽었다. 최근에는
하루 만에 트롤로프의 소설 세권을 읽기도 했다.
그녀는 자신이 어떻게 실명하기 전보다 이 정도까지 훨씬 더 빨리 읽을 수 있는 것인지 내게 물었다. 나는 더 이상 시각을 처리하지 않는 그녀의 광대한 시각피질이 청각처리를 위해 양도된 것이라는 이론을 이야기했다.
그 특별한 저녁에 에마는 모든 것을 수없이 확인해야 하는 고충을 아느냐고 내게 물었다.
그녀는 자신이 끊임없이 가스레인지와 자물쇠를 점검하느라고 집 밖을 나서기 힘들 때가 많다고 했다. 사무실로 출근하는 도중에도 반쯤 갔다가 문을 제대로 잠갔는지 확인하러 되돌아와야 했다. 집에 다시 닿을 때쯤이면 가스레인지, 가전제품들, 수도꼭지까지 점검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곤 했다. 이제 떠나야지 생각하다가도, 그 모든 과정을 여러 번 더 반복해야 했고, 그러는 동안에도 줄곧 다시 점검하려는 충동과 싸워야 했다.
그녀는 자신이 자랄 때, 권위적인 아버지 때문에 불안해했었다고 말했다. 커서 집을 떠났을 때 그녀는 그 불안이 사라지고 이제 이러한 점검 습관으로 대체되었음을 알게 되었으며, 그 충동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뇌 잠금장치 이론을 설명해주고, 우리는 흔히 별로 집중하지 않고도 모르는 사이에 가전제품들을 점검하고 또 점검한다고 말해주었다. 그러니 모든 주의를 집중해서 한번, 딱 한번만 점검하도록 해보라고 했다.
내가 다음에 그녀를 만났을 때, 그녀는 기뻐하고 있었다. “ 저 나아졌어요.” 그녀가 말했다.
“이제 한번만 점검하고 다음으로 넘어간다니까요. 아직도 충동을 느끼지만, 그 충동도 참으면 그냥 지나가요. 그리고 훈련을 할수록, 더 빨리 지나가고 있어요.”
그녀는 남편에게 장난으로 험상궂은 얼굴을 해 보였다. 남편이 파티에서 노이로제로 정신과 의사를 귀찮게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놀렸기 때문이다.
“여보,” 그녀가 말을 잇는다. “내가 미쳐서 그런게 아니라잖아요. 내 뇌가 책장을 넘기지
못했을 뿐이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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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은총님 서점 안가셔두 되겟네여 퍼왓슴니다^^
좋은 글 올려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정말 좋은 글이네요
수고 하셨습니다. 종종 좋은글 많이 올려주세요
정말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