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환대의 집이 필요하다
부자들에게
가난한 사람들을 섬길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우리는 환대의 집이 필요하다 "
-피터 모린-
지난 토요일입니다. 서림초등학교 6학년 5반 아이들 스물네 명이 담임선생님과 함께 민들레국수집에 봉사활동을 왔습니다. 학교에서 미리 민들레국수집 비디오를 봤다고 합니다. 토요일 자원봉사 활동은 아이들 자율에 맡겨져서 자유롭게 오기로 했는데도 불구하고 한 명도 빠짐없이 반 아이들 전부가 참석했답니다. 그리고 아이들 각자가 정성스럽게 선물을 준비해서 가져왔습니다. 쌀과 비누 양말 등등,
3개조로 나누어서 한 조는 국수집 안에서 설거지 봉사를 했습니다. 한 조는 길거리 천막 아래에서 쪽파와 마늘 다듬기를 했습니다. 또 한 조는 선생님과 함께 쓰레기 봉투를 들고 동네를 구석구석 다니면서 쓰레기를 주웠습니다.
얼마나 성실하게 열심히 정성스럽게 하는지 감동했습니다.
점심은 민들레 꿈 어린이 밥집으로 내려가서 맛있는 토스트를 정읍의 고마운 분이 보내주신 유기농 딸기쨈을 발라서 맛있게 나눠먹었습니다.
작전중학교 2학년 학생 다섯 명이 선생님과 함께 달걀 몇 판과 쌀 네 포를 끙끙대면서 들고 찾아왔습니다. 예쁜 여학생들입니다. 아주 봉사활동을 잘 했습니다.
갑자기 날씨가 추워졌습니다. 민들레 가게도 겨울 준비가 한창입니다. 손님들이 침낭을 찾고 두꺼운 겨울 옷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저께는 필리핀 빠야따스 가난한 마을에 아이들 옷을 화물로 보냈습니다. 이번에는 옷을 만들 수 있는 원단을 함께 보냈습니다. 필리핀 마닐라의 까리따스수녀원 원장 수녀님께서 민들레국수집을 방문하셔서 원단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이들 옷과 원단 조금 마련해서 큰 상자로 10상자를 화물로 보냈습니다. 원단 덕분에 운송료가 더 많이 나온 것 같습니다.
손님들이 겨울 옷을 찾습니다. 아무래도 준비한 옷들이 모자랄 것 같아서 속으로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루체조명 사장이신 보스꼬 형제께서 겨울 옷을 커다란 상자로 두 상자를 보내주셨습니다. 그리고 성당에서 옷 정리작업이 끝나는 대로 차에 직접 싣고 오시겠다는 반가운 전화를 보내주셨습니다.
필리핀 마닐라의 까리따스 수녀원 원장수녀님께서 필리핀이 홍수피해가 아주 심하다고 합니다. 아이들 여름 옷이 많을수록 더 좋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원단이 있으면 직접 마을에서 바느질을 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원단은 두꺼운 것은 안 되고 여름용이 좋다고 하십니다.
손님들이 상추를 정말 좋아하십니다. 어제는 돼지불고기를 요리했습니다. 상추를 드리면 좋겠다 싶어서 상추를 사러 갔습니다. 한 상자 4Kg에 28,000원을 줬습니다. 아주 좋은 상추입니다. 손님들 볼이 미어터지도록 상추쌈을 드시면서 행복해 합니다. 노숙생활 십년동안 숱하게 무료급식을 먹으러 다녔는데 처음으로 상추를 먹어본다고 합니다. 하룻동안 상추 세 상자를 소비했습니다.
고마운 분들이 보내주신 사골이 냉동실에 조금 있습니다. 후레쉬 포크 정육점에 가서 소 잡뼈를 조금 더 사려 했더니 공짜로 20Kg이나 선물로 주십니다. 커다란 국솥에 사골과 잡뼈를 듬뿍 넣고 어제 오후부터 끓이기 시작했습니다. 민들레 식구 한 명이 밤늦도록 지키면서 끓였습니다. 그리고 아침 일찍 또 끓이기 시작했습니다. 국물이 잘 우러나왔습니다. 파 송송 썰어서 한 그릇씩 대접해 드립니다. 밥 말아 드시면서 좋아합니다.
민들레 식구 00님이 취직을 했습니다. 아주 좋습니다. 00님은 서른 초반입니다. 음식점을 운영하다가 배달사고가 나면서 문을 닫게 되고 빈털털이로 노숙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민들레희망지원센터를 찾아왔습니다. 베로니카께서 상담을 했습니다. 그리고 석 달 전에 민들레식구가 되었습니다. 국수집에서 참 열심히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눈여겨 본 어느 봉사자께서 송도의 큰 음식점에 취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아주 조건이 좋습니다. 몇 달 월급 모아서 자립하기로 했습니다.
민들레 꿈 어린이 밥집에서 아이들 밑반찬을 만드는 봉사는 계속하겠답니다.
제물포 지하도에서 거의 십 몇 년을 노숙을 하다가 민들레 식구가 된 권여사는 몇 번을 제대로 적응 못하고 이곳저곳 옮겨다니게 되었습니다. 여인숙에서도 지내다가 할아버지의 추근거림에 못 견뎌 해서 얼마 전에 월세 방을 하나 얻어드렸습니다. 이번에는 주인 할머니가 수도물을 너무 많이 쓴다고 수도전을 잠가 버렸습니다. 수도를 틀어도 물이 졸졸졸 흐르도록만 했습니다. 그래서 주헌 씨가 살던 집을 수리해서 권여사를 이사시켰습니다. 집이 독채입니다. 새집으로 이사하자마자 수도를 틀어봅니다. 물이 쏴 하고 쏟아지자 아주 흡족해 합니다. 십 몇 년을 노숙하면서 빨래 못한 한을 마음껏 풀려고 하는 모양입니다. 아주 흡족해 합니다.
첫댓글 민들레소식을 접하면 사람이 살아가는 애틋한 뭔가가 느껴져요.
오늘도 힘든 삶을 사는 가난한 이웃들을 위하여 헌신하실 서영남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해요^^
바쁜 일상 속에서도 민들레 국수집 일기는 꼭 챙겨 읽는 왕팬입니다.
늘 쫓기고 번잡하던 일상이 고요해지고 욕심많던 마음은 한 줌 바람처럼 가벼워짐을 느낍니다.
민들레 수사님의 나눔이 저에게 귀한 교훈이 되었답니다. 고맙습니다.
민들레국수집은 우리사회의 희망이에요.
그 희망을 만들어 주시는 서영남수사님과 베로니카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해요!
민들레 국수집 풍경이 좋습니다. 많이 공감하고 우리 모두가 실천해야 할 내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민들레 국수집을 보면서 가슴이 정말 따뜻해지고 마음에 감사라는 단어와 희망이라는 단어가 생기는 걸 보면서 진심으로 수사님과 베 로니카님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민들레 국수집을 통해 무지와 부족함과 교만으로 살아왔음을 성찰하며 자신을 돌아봅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머무는 곳!
그곳이 바로 민들레국수집의 모습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