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가던 아리조나 비둘기사냥을 올해는 북쪽인 캘리포니아 테하차피로 바꿨습니다.
낮 기온이 화씨 120도를 넘고 새벽 3시에도 106도를 쉽게 오르는 멕시코 접경지대 내륙지방 아리조나 유마...
위 사진은 볼 때마다 수년간 궁금해 오던 테하차피에 있는 바위인데 그 실체를 우연히 알았습니다.

공룡알의 화석 같기도 하고...
인간이 파 놓은 것이 틀림 없어 보이는데 이 산중에 착암기로 구멍을 내어 무얼 세울려고 그랬을까?
비가 온 뒤에 물이 고여있는 것을 보면 신비롭기까지 합니다.

태고 때부터 얼마 전까지 이 동네 주인인 카와이이수 인디안들이 씨앗이나 곡물을 찧어서 껍질을 벗기는 동네 방앗간입니다.

위사진의 milling station은 테하차피에서 100마일 정도 동쪽 지역에 있는 것입니다.
카와이이수 인디언들은 대단위 부락을 이루고 살았던 종족이 아니고 봄부터 가을까지 작은 개별 가족단위로
수렵이나 식량 채집등으로 살아가다 겨울이 다가오면 모여서 살았다고 합니다.

거대한 바위가 아닌 지면의 편한 자리에 보통 위치하고 있는 이유는 어린이, 여자, 노약자들도 쉽게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한 것 같습니다.
남자아이들은 9살부터 사냥을 따라 다니기 시작하였다네요.

카와이이수 인디안들은 바위에 그림을 잘 새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무슨 뜻인지 한참 봐도 모르겠지만 이것만으로도 논문을 몇편 쓸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오늘 점심은 냉동굴을 녹여서 비빔장에 강초를 섞어 만든 초장에 맥주를 곁들여서.
항상 옆에는 행여나 모습을 나타낼지도 모를 동물들을 위하여 준비를...

예전에 찍은 사진인데 시원한 날에는 굴을 CJ 튀김가루를 묻혀 올리브기름에 짜글짜글 튀기고
이태리 호박 주끼니도 함께 곁들이고 나서

든든하게 먹고 배가 불러오면 걱정이 앞섭니다.
혹시 멧돼지라도 나오면 쏠 것인가 아니면 그냥 보내 줘야 할 것인가...
깊은 고민에 빠집니다.

사냥동무인 베루노가 일이 생겨서 같이 못와서 오늘도 혼자입니다.
하루 잡을 수 있는 limit을 저녁에야 채웠습니다. 낮에 하루 종일 고작 두 마리 잡고 해질 무렵에 여덟마리 더해 10마리.
캘리포니아는 산비둘기 첫시즌이 9월1일부터 보름간 15일 까지 입니다.
사냥 첫날을 항상 찾는 이유는 정해진 사냥날짜에 대한 기다림과 사냥물을 만날 기회가 더 높은 편이기 때문입니다.
공식 명칭이 모닝 도브입니다. 슬퍼하다라는 뜻의 mourn을 쓰는데 구구 구구 하고 우는 소리가 인간들의 귀에
구슬프게 들린다고 붙여 준 이름인가 봅니다. 그렇지만 이 비둘기들,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를때 내는 소리가
바로 구구 구구 입니다. 이 산비둘기들이 발정기에 목청을 한껏 가다듬고 정성을 다해 짝을 구하려고 부르는
노랫소리를 사람 생각대로 영어 이름인 mourning dove를 붙인 것입니다. 발음은 아침이란 모닝과 같습니다.
만약에 산비둘기 울음소리가 처량하게 들리고 가슴속을 파고들며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답답해짐을 느끼면
빨리 조치를 취하셔야 합니다. 심이 허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니까요...

브라우닝 28게이지 펌프액션입니다.


프랑스의 장 콕토가 산비둘기라는 시를 지었습니다.
산비둘기 두 마리가
정겨운 마음으로
서로 사랑했습니다
그 다음은 차마
말씀 드릴 수 없습니다
- 끝 -



산비둘기
실오라기 하나라도 다 던져 버려라
달콤한 술과 네몸을 어울어
나 오늘 아름다운 밤을 만들지니
프레드


엉겅퀴꽃 너머 메추라기 한 마리 사색에 잠겨 있습니다.

알바위?
첫댓글 서부활극에서 보던 '아리조나'!인디안들이 사용한 바위구멍,귀한 사진에,간편한 식사가 아닌 놀랄만한 호박 붙임,헌팅하신 산비둘기,그리고'시편'아름다운꽃과 메추라기새,정취가 가득한 사진들 보고 감동하고 즐겼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사진에 있는 사냥터는 LA에서 두세시간 동북쪽에 있는 캘리포니아 테하차피입니다. 송구~~ 처음부터 상세히 기술을 안해서요 ^-^
귀한 사진 잘보았읍니다
사진 솜씨며 경치 다 쥑이고 신기하게 생긴 바위도 많네요. 형님 블로그에서 보고 궁금한 것들도 많았는데 설명을 더하시니까 더 좋습니다. 자작시들을 곁들인 화보집 하니 내셔도 될것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누가 내 컴퓨터에 사진들 보고 캘린더 만들라고 하던데요, 언젠가 만들면 드리지요... ㅎㅎㅎ~~~
아, 그거 좋은 아이디어네요. 저 꼭 하나 주세요.
맨 아랫시진 - 방바위? ^^
언제나 멋진 장면이 가득하여보기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