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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새로운 디지털 시대의 권력 구조조정!
디지털 시대에 다윗은 어떻게 새로운 골리앗이 되는가『거대 권력의 종말(THE END OF BIG)』. 세계적인 IT 미래학자 니코 멜레 교수가 전 세계적으로 기존의 거대 권력들이 무너져 가는 시대에 인간의 가치와 사회구조, 자유를 지킬 수 있는 길을 제시하였다. 디지털 시대 권력의 속성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날카롭게 들여다본다.
저자는 어떤 첨단 기술이라도 거대 권력을 붕괴시키는 과정에서 우리에게 소중한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하며, ‘새로운 골리앗의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기관과 메커니즘의 설계 방법을 제시한다. 가속이 맹위를 떨치는 기술 진보가 불러올 ‘기회와 위협의 패러독스’를 풍부한 글로벌 사례 제시와 함께 입체적 관점으로 분석하였다.
저자소개
저자 : 니코 멜레
저자 니코 멜레(NICCO MELE)는 서아프리카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고 말레이시아, 미국 등지에서 살아온 IT 미래학자. 하버드케네디스쿨 교수로, 디지털 기술 혁신이 일으키는 사회적 변화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왔다. 《에스콰이어》 선정 ‘미국 최고의 지식인’으로 꼽힌 바 있는 그는 인터넷의 초기 발전을 이끈 IT 구루이자 소셜 미디어 전략의 선구자이다. 그가 본격적으로 정치, 미디어, 비즈니스, 문화 등을 IT와 접목해 연구하는 통섭형 지식인이 된 데에는 특별한 계기가 있다. 바로 2004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하워드 딘 선거캠프의 유일한 웹사이트 담당자로 활동한 것. 하워드 딘이 내세운 ‘풀뿌리 정치’라는 이상에 끌린 그는 자발적으로 선거캠프의 웹마스터가 되었고, 일정한 기간 동안 특정 금액을 모금하겠다고 웹사이트에서 지지자들에게 선언하여 700만 달러(약 79억 원)가 넘는 기금을 모으는 업적을 이루어냈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모금액을 극비 사항으로 다루는 것이 일반적인 당시 실정에서 파격이기도 했다. 그는 이 일로 정치자금을 모으는 데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여 미국 정치의 새 국면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록 하워드 딘이 선거에서 패하기는 했지만, 거대 언론에서 이름조차 언급하지 않던 군소 후보의 인지도를 높이고 많은 후원금을 모으는 데 성공하면서 그는 인터넷이 다윗을 새로운 골리앗으로 만드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절감했다. 이후 니코 멜레는 에코디토(ECHODITTO)라는 인터넷 전략 컨설팅 기업을 설립하고, 첫 고객이자 무명이나 다름없었던 버락 오바마가 2004년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현재 에코디토는 클린턴 재단, 시에라클럽, 그린피스, 유엔 같은 여러 비영리 단체를 비롯해 구글 등 〈포춘〉 선정 500대 기업들과 일하고 있다.
역자 : 이은경
역자 이은경은 연세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과 심리학을 전공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영문 에디터로 근무하면서 바른번역 아카데미를 수료했고, 현재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는 『리버스 이노베이션』 『값싼 중국의 종말』 『빅토리랩』 『보수는 어떻게 국민을 속이는가』 『미국 쇠망론』(공역) 『과학의 책』(공역) 등이 있다.
역자 : 유지연
역자 유지연은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국제강과 KT 인사팀에서 근무했다. 이후 IBM GBS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일하며 인사·조직 및 경영 혁신과 관련된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글밥아카데미를 수료한 후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역서로는 『하워드의 선물』(공역)이 있다.
목차
한국어판 저자 서문
01 전부 무너져 내리다
기관은 불필요하지 않다 / 아니, 과장이 아니다 / 우리에게는 급격한 변화를 설명할 단어조차 없다 / 기술 마니아들이 지배하는 세상 / 테크노폴리 / 개인용 컴퓨터 대 기관용 컴퓨터 / 모든 시연의 어머니 / 컴퓨터 해방운동 /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제1차 소프트웨어 대전 / 1984 / 말레이시아에 인터넷이 등장했던 날 / 인터넷의 발전 / 가상공간 독립선언 / 개방형 네트워크의 출현 / 기술에는 마음이 없다 / 국가의 경계는 사라졌는가? / 기술 전문가의 병폐 / 미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02 거대 언론
직접 전달되는 소식 / 버몬트 주에서 찾은 돌파구 / 무책임한 거대 언론 / 급격히 축소되는 보도국 / 진지한 저널리즘의 실종 / 전문적인 뉴스가 중요하다! / 사용자 생성 미디어가 기존 언론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가? / 대안 언론의 좋은 예, 〈텍사스 트리뷴〉 / 거대 언론 변신의 좋은 예, 〈가디언〉 / 또 다른 흥미로운 모델, 프로와 아마추어의 협업 / 1000명의 진정한 팬 / 거대 언론의 틈새를 파고든 위키피디아 / 스토리파이 / 끝나지 않은 일
03 거대 정당
텔레비전이 없던 시절 / 돈, 돈, 돈 / 하워드 딘 애드워드 / 빨간색 야구방망이의 일격 / 디지털 풀뿌리 정치의 그림자 / 쇠스랑을 든 포퓰리스트 / 액트블루닷컴 / 미트업닷컴 / 아메리칸스일렉트 / 방탄 휠캡은 이제 그만 / 더 나은 지도자를 얻기 위하여
04 거대 엔터테인먼트
냅스터에서 라디오헤드까지 / 할아버지, 세계로 진출하다 / 수백만 달러짜리 웃음 / 그레이트 언노운스 / 대형 프로그램의 운명 / 우리는 할리우드의 종말을 안타까워해야 하는가? / 필터 버블 / 더욱 거대한 권력의 등장 / 디지털 봉건주의
05 거대 정부
더욱 커지고, 나빠지고, 무심해진 정부 / 그라운드스웰 현상 / 작은 힘의 한계 / 불공평하고 분열된 사회 / 기술의 신 / 플랫폼으로서의 정부 / Data.gov / 문제의 핵심을 찌르는 질문 / 한 가지 대답, 테크노폴리의 묵인 / 지역사회의 재발견 / 다시 시민으로
06 거대 군사력
알카에다와의 싸움 / 번복된 기동훈련 / 사이버 전쟁 / 위키리크스는 무엇인가 / 아랍의 봄 / 아랍의 봄은 얼마나 성공적일 것인가? / 메시 네트워크, 왜 독자들은 겁먹은 채 달아나야 했는가? / 거대 정부가 더 이상 대단한 힘을 갖지 못하는 다른 이유들 / 어나니머스
07 거대 지성
엘리트 교육의 약점 / 분리된 대학 교육 / 피어리뷰에 대한 리뷰 / 전문가의 시대는 끝났는가? / 오바마는 무슬림인가? / 더욱 두려운 상황들 / 권위의 부활인가? / 기억 예찬
08 거대 기업
거대 기업은 왜 생겨났는가? / 리에게 달려 있는 미래 / 규모의 붕괴 / 클라우드 속으로 / 에코디토는 들어오고, 듀이르뵈프는 나가고 / 리플리케이터의 출현 / 모조품 전성시대가 온다 / 쿼키의 힘 / 오픈소스와 거대 기업의 대결 / 생활필수품 / 소규모 수공업 전문가들의 세상 / 더 나은 미래로 향하는 길
09 거대 권력의 종말은 거대한 기회인가?
감사의 말
주
출판사 서평
★★★ 임정욱, 정지훈 추천 화제작 ★★★
미래 권력 이동의 실체, 작은 다수가 지배하는 세상의 명암을
도발적으로 분석한 하버드케네디스쿨 니코 멜레 교수의 빛나는 통찰!
『거대 권력의 종말(The End of Big)』은 세계적인 IT 미래학자 니코 멜레(하버드케네디스쿨 교수)가 디지털 시대 권력의 속성을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고찰한 사회비평서로, 가속이 맹위를 떨치는 기술 진보가 불러올 ‘기회와 위협의 패러독스’를 풍부한 글로벌 사례 제시와 함께 입체적 관점으로 분석한 것이 돋보인다.
디지털 시대의 ‘급진적 연결성(radical connectivity, 방대한 데이터를 즉각적으로 끊임없이 전 세계 어디로든 보낼 수 있는 대단한 능력)’이 어떻게 전통적인 거대 권력의 구조를 급격히 뒤흔들고, 기존 체제를 벗어난 신흥 세력에게 힘을 실어줌으로써 정부/기업/군대/엔터테인먼트/언론/교육 등 전 영역으로 우리 사회를 완전히 뒤바꿔놓는지에 대하여 열띤 담론을 일으키는 이 책은 양날검과도 같은 혁신적 신기술에 압도당한 우리 모두에게 전례 없이 종합적이고도 냉철한 이해를 심어준다. 또한 그 어떤 첨단 기술이라도 거대 권력을 붕괴시키는 과정에서 우리에게 소중한 민주주의 가치(제한된 정부, 법치, 정당한 법 절차, 자유 시장, 종교/언론/출판/집회의 자유 등)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기치를 내세우며 ‘새로운 골리앗의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기관과 메커니즘의 설계 방법을 제언한다.
트위터 보도, 비트코인, 어나니머스, 3D 프린터…
이 모든 것들이 가져올 기회와 위협에 대하여!
디지털 혁명이 불러온 여러 사회 현상들의 양면성을 날카롭게 파헤친 이 책은 총 9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문을 대신하여 쓴 「1장 전부 무너져 내리다」에서는 급진적 연결의 정의를 알아보고, 반체제적인 세계관이 어떻게 디지털 기술에 스며들었는지를 살펴본다.
「2장 거대 언론」에서는 기자들이 트위터, 블로거, 스마트폰 동영상 등으로 대체되는 상황에서 우리가 과연 어떤 정보를 믿어야 할지를 고찰한다. 지금은 사용자 생성 뉴스의 홍수가 닥쳤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누구나 적은 비용으로 뉴스를 생산하고 전달할 수 있는 시대다. 혹자는 이를 두고 언론 민주주의가 실현되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1000명의 진정한 팬’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정치 블로그 ‘토킹 포인츠 메모’ 같은 훌륭한 대안 언론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끈질긴 노력과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탐사 보도와 책임감 있는 저널리스트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니코 멜레는 전통적인 언론 규범에 바탕을 두면서도, 디지털 기술의 힘을 활용하는 새로운 언론 모델을 창조해야 한다고 말한다. 온라인상에서의 변신을 적극적으로 시도한 《가디언》과, 2000명 일반 시민 기자들의 힘을 활용한 《허핑턴 포스프》의 ‘오프 더 버스(Off the Bus)’ 프로젝트가 바로 그러한 예이다.
이어지는 「3장 거대 정당」에서는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가 특정 후보를 널리 알리고 정치기금을 모으는 방법을 완전히 바꾸어놓았음을 설명한다. 이라크전쟁과 형편없는 의료 서비스 같은 기존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도전하는 용기 있는 자들이 정계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하지만 니코 멜레는 공직 수행에 필요한 기본 지식이 결여된 극단주의자나 선동가, 특정한 목적만을 좇는 정치인들이 양산될 위험도 그만큼 늘어났다고 경고하며, 양대 정당 체제의 정부가 무너져가는 지금 시민의식을 지닌 지도자를 발굴하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정책을 개발하는 새로운 정치 기관의 수립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4장 거대 엔터테인먼트」에서는 미디어 생성 및 유통 비용이 현저히 낮아짐에 따라 거대 미디어 기업들이 붕괴되고 있는 현실을 알아보고, 재능 있는 창작자와 소규모 기업들이 기발한 아이디어로 수익을 창출한 사례들을 살펴본다. 이를테면 영국의 유명 록 밴드 라디오헤드는 대형 음반사와 작별한 뒤 홈페이지에서 음원을 판매하는 방법으로 더 많은 수익을 내고 있다. 또 코미디언 루이스 C. K.는 코미디 쇼 동영상을 자신의 웹 사이트에서 5달러에 판매하는 방법으로 불과 며칠 만에 100만 달러 이상을 벌었다. 니코 멜레는 거대 엔터테인먼트의 종말은 비교적 부작용이 적다고 말한다. 거대 언론의 종말로 탐사 보도의 양이 급격히 줄어든 반면, 아마존(책), 유튜브(동영상), 아이튠즈(음악) 같은 거대한 온라인 플랫폼으로 인해 창작 활동이 더욱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많은 자본의 투입이 필수적인 고품질 문화 콘텐츠가 감소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 아니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5장 거대 정부」에서는 급진적 연결 덕분에 지역 단위로 자치행정을 실시하기가 용이해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정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음을 다양한 사례로 설명한다. 여기서 핵심 주장은 정부가 없는 국가는 존재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지도자들에게 책임과 권한을 적절히 부여하며 최첨단 네트워크를 통해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새로운 행정 절차를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6장 거대 군사력」에서는 테러 단체, 혁명 세력, 범죄 기업, 어나니머스(Anonymous) 등의 비밀 집단, 심지어는 인터넷에 연결된 한 개인에 이르기까지 기술적으로 무장한 세력들이 힘을 갖추면서 국가 안보의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는 현실을 생동감 있게 보여준다. 그중 어나니머스는 거대 군사력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예로, 6월 25일에 북한의 전산망을 점령할 것이라 선포해 우리나라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어나니머스는 ‘스스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디지털 행동을 취한다’는 기치를 내세운 해커들의 느슨한 연합체이다. 그들은 대규모 소아성애자 사이트를 공격해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1589명의 사용자 계정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등 국제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정의’라는 게 상당히 주관적이어서, 도덕적으로 의심스러운 여러 활동들에 대한 개입도 상당하다는 것이다. 니코 멜레는 점점 국가 간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디지털 시대에는 명확한 리더십도, 체계도, 특정한 거점도 없는 어나니머스 같은 거대 권력들이 수도 없이 나타날 것이라 경고하며, 아직도 물리적인 의미의 국가 안보에만 집중하는 우리의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7장 거대 지성」에서는 온라인 교육 자료 및 연구 자료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교육 거품 현상이 심해짐에 따라 거대 지성들이 점점 권위를 잃어가는 실정을 다룬다. 니코 멜레는 기존의 권위와 전문성이 학계에서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현상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칸아카데미, 코세라, 유다시티 같은 인터넷 기반 교육 혁명 모델들이 거대 지성의 상실 시대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줄 수 있다고 말한다.
「8장 거대 기업」에서는 거대 기업의 종말이 아직도 초기 단계에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향후 수십 년간 거대 기업은 천천히 하락세에 접어들 것이라 예견한다. 이어 거대 기업의 종말이 가져올 결과를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탐구한다. 작은 기업들이 늘어나면 정부 규제를 통한 품질 및 안전성 확보가 어려워진다는 관점과, 재산권 침해가 더 빈번해진다는 관점이다. 특히 제조업에서 그러한 문제가 나타나기 쉬운데, 제조업의 혁신을 가져올 대표적인 미래기술로 꼽히는 3D 프린터는 모든 소유물이 불법 복제에 노출되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
하지만 니코 멜레는 거대 기업의 종말이 일으키는 긍정적 효과도 분명히 있다고 주장한다. 활기찬 소규모 회사들로 구성된 분할된 경제는 지역공동체를 발전시키고 지속적인 부의 창출을 촉진하는 동시에 우리를 지속 가능한 미래로 인도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9장 거대 권력의 종말은 거대한 기회인가?」에서는 새로운 디지털 기술이 만들어내는 사회 변화에 언제나 밝음과 어두움이 동시에 존재함을 명심하고, 거대 권력의 종말을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기회로 삼을 것을 당부한다.
전통적인 거대 권력들이 무너져가는 디지털 시대에
인간의 가치와 사회질서, 자유를 지킬 수 있는 길을 제시한 역작!
이 책에 나오는 모든 논의의 기본은 디지털 시대에 혁신적 신기술도 좋지만 그로 인한 거대 권력의 붕괴가 우리의 짐작보다 훨씬 더 큰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니코 멜레는 인간의 가치를 짓밟지 않는 수준에서 도덕적으로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가 혼란에 빠지고, 개인들이 소외되고, 자유를 빼앗긴 미래를 살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거대 권력과 급진적 연결성이 지닌 각각의 장단점을 잘 취사선택하면 이전보다 훨씬 더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니코 멜레는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기존 기관들을 재평가하고 새로운 기관을 수립하는 데 유용한 여섯 가지 지침을 알려준다. 첫째, 새로이 세워질 기관들은 비계층적이고 분권화되어야 한다. 둘째, 사회 각 계층의 리더들에게 진지하고 사려 깊으며 해박한 리더십을 요구해야 한다. 셋째, 네트워크로 이어진 개인들의 힘과, 방향을 설정하고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리더십의 힘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프로세스를 개발해야 한다. 넷째, 미래 기관들의 발전된 모습을 구체적으로 상정해야 한다. 앞으로는 거대 권력이 힘없는 개인들을 위해 모든 일을 처리해주는 중앙집중형 모델 대신 개인들의 막강한 힘과 연결을 활용하는 새로운 모델을 채택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지역 공동체를 강화하고 재구성해야 한다. 여섯째, 페이스북/구글/트위터/네이버 등 디지털 공유지를 구성하는 거대한 플랫폼을 통제해야 한다. 그러려면 그들 스스로 ‘디지털 광장을 제공하는 시민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일깨워주어야 한다.
거대 권력의 종말은 거대한 기회가 될 수 있다. 단, 이를 실천하려는 노력이 전제된다면 말이다. 이 책은 단순히 디지털 혁명이 지닌 명암을 분석하는 것을 넘어, 우리 스스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자고 촉구한다는 점에서 출간 의의가 깊다. 기술, 그리고 인간이 기술을 활용하는 방식이 얼마나 세상을 급격하게 바꾸고 있는지에 대하여, 파괴적 변화의 첨단에 서 있는 세계 곳곳의 현장을 취재하며 통찰한 『거대 권력의 종말』은 우리에게 다시금 민주주의 노선을 걸어갈 비전과 의지가 있는지 날카롭게 묻는 예언적 역작이다.
추천의 말
전 세계에 산재한 7만 명의 트위터 팔로어들과 매일 뉴스 또는 다양한 의견을 스마트폰, 태블릿으로 주고받으면서 나는 세상의 변화를 실감해왔다. 특히 신문기자 출신이지만 이제 웬만한 뉴스는 모두 트위터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되면서 미디어 파워의 중심축이 급속하게 거대 전통 매체에서 개인으로 옮아가고 있음을 체감하곤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가 가져온 ‘급진적 연결’이 어떻게 권력을 거대 기관에서 개인으로 옮겨놓는지, 그리고 이런 세상의 변화에서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통찰을 제공하는 역작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폰 보급률을 자랑하고 전 국민이 카카오톡을 쓰고 있으며 페이스북, 트위터 사용도 일상화된 한국인에게 이 책은 시사하는 바가 아주 크다.
_임정욱 다음커뮤니케이션 글로벌부문장, 전 라이코스 CEO
최근 미국 정부가 프리즘(PRISM)이란 방대한 프로그램을 이용, 비밀리에 전 세계 민간인을 사찰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현대판 ‘빅 브라더’가 등장한 것이다. 이처럼 거대 권력에 의해 악용된 디지털 기술은 개인의 자유와 사생활 침해라는 심각한 사회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기술은 독재자처럼 군림하는 거대 권력의 기득권을 박탈하고, 아래로부터의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모으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매킨토시로 상징되는 금발의 운동선수가 빅 브라더의 얼굴에 대형 해머를 던짐으로써 개인용 컴퓨터 혁명의 정점을 나타냈던 애플의 매킨토시 광고 ‘1984’처럼 말이다. 전 세계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디지털 혁명들과 그로 인한 사회 변화에 대하여 뛰어난 통찰을 보여주는 이 책은 그래서 더욱 의미심장하다.
_정지훈 명지병원 IT융합연구소장,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겸직교수, 『거의 모든 IT의 역사』 저자
책속으로
기술은 가치중립적인 듯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기술은 그 자체로 특정 세계관을 반영하고 있으며, 사람들은 커뮤니케이션 기기가 주는 편의와 재미에 빠져 생각할 틈도 없이 그 관점을 받아들인다. 사람들은 스티브 잡스와 그의 전설적인 리더십을 숭배하며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같은 애플 제품을 열광적으로 소비하지만, 실제로 이러한 제품에 반영된 잡스의 시각은 세상을 철저히 재편성하고 있다. 오늘날 가장 많이 사용되는 세 가지 커뮤니케이션 기술(개인용 컴퓨터, 인터넷, 휴대전화)을 만들어낸 기술 마니아들은 각기 다양한 방식으로 기존 권위에 대해 의식적으로 거부감을 드러냈으며, 개개인이 지닌 막대한 가능성과 잠재력에도 주의를 기울였다. 개인용 컴퓨터의 등장 배경에는 1960년대 말과 1970년대 초의 반체제 경향, 즉 당시 권력기관들의 태만에 대한 반작용이 있었다.--- p.22
급진적 연결을 통해 힘을 갖게 된 새로운 언론 조직들이 거대 매체가 전성기 때 수행했던 사회적 책임을 대신할 수 있을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언론은 자신들보다 거대한 집단에 대해 보도하기 때문에 독자적인 기관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던 딘 스타크먼의 주장이 결국 맞을 수도 있다. 거대 언론이 없다면 한 번도 보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권력 남용과 부패가 등장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최근 새롭게 등장한 매체들이 감시자로서의 역량을 갖추도록 주의 깊게 살피지 않는다면 거대 권력의 종말은 민주제도의 부패와 타락하고 부도덕한 선동가의 등장을 막지 못하는 사용자 생성 ‘뉴스’의 홍수로 이어질 것이다.--- p.58
〈가디언〉의 변신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무엇보다 크라우드소싱(일반인들이나 아마추어들의 노동력, 제품, 콘텐츠 등 사외 자원을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옮긴이)을 활용한 탐사 보도일 것이다. 2009년, 200만 페이지가 넘는 의회 의원 경비 지출 보고서가 일반에 공개되었다. 방대한 보고서를 분석하기 위해 고민하던 〈가디언〉은 보고서를 인터넷에 올려 독자들에게 검토를 요청했다. 그 결과 사이트 방문객 중 56퍼센트가 참여해 80시간 만에 17만 페이지, 전체 분량의 약 20퍼센트가 검토되었다.--- p.76
도로, 학교 개선, 예산 문제 등 다양한 현안에 불만을 느낀 시민들이 정부 활동을 보완하거나 많은 경우 정부 활동을 대체하기 위해 연결 기술을 활용해 임시 프로젝트를 조직하고 있다. 이러한 풀뿌리 활동은 매우 흥미롭지만 동시에 불편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일관성 없는 온라인 운동이나 계획들이 무분별하게 급속히 진행되면서 각 지역에서 선출된 지도자들이 난감한 상황에 처했고, 정부도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더 큰 문제는 시민 주도 활동만으로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들이 소중히 여겨온 기회 균등 및 대규모 공동체 같은 가치를 보장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들은 지역사회의 폐쇄성을 초래하고 시민들 간의 연대감을 약화시킬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p.166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권력이 쇠퇴하고 있는 지금, 어나니머스는 우리 앞에 놓인 기회와 위험의 패러독스를 근대의 어떤 사건보다도 분명히 보여준다. 또한 앞으로 기관들이 어떤 모습이 될지 그 일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수평적 기관이 될 것인지 계층으로 이루어진 수직적 기관이 될 것인지, 강력한 문화와 관습 그리고 가치를 보유한 기관이 될 것인지, 모든 개인들에게 동등한 권한을 부여하는 정당한 법 절차가 결여된 기관이 될 것인지 어나니머스를 통해 짐작해볼 수 있다. 어나니머스를 이해하는 것은 거대 권력의 종말 속에서 우리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p.236
스탠퍼드대학교의 세바스찬 스런 교수는 칸아카데미에서 영감을 받아 인공지능 과목을 온라인으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16만 명의 사람들이 대학원 수준의 인공지능 개론 수업을 신청한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약 13만 7000명이 중간에 수업을 그만두었지만 2만 3000명이나 되는 인원이 학기를 끝까지 마쳤다. 스런 교수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온라인 수업을 하고 나니 다시 스탠퍼드에서 가르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스탠퍼드에서는 연구 성과가 가장 중요합니다. 10만 통의 이메일을 보내오는 10만 명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과는 반대되는 일이지요.”--- p.252
거대 기업의 종말로 말미암아 기업의 책임감이 눈에 띄게 사라질 수도 있다는 사실은 걱정스럽다. 특히 기술적 전문 지식이나 전문 능력이 요구되는 산업의 경우 더욱 그렇다. 나는 모든 것을 크라우드소싱 방식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쿼키 창립자 벤 코프먼과 여러 사람들의 견해에 공감하는 편이지만 모든 것을 크라우드소싱 방식으로 만들어야 할지는 의문이다. 수공업으로 만든 엔진을 장착한 수공업으로 만든 비행기를 사용하는 소형 항공사를 이용하고 싶겠는가? 약사가 자기 집 지하실에서 혼자 이것저것 섞어 약을 만드는 1인 기업에서 암 치료약을 사고 싶겠는가? 처음 듣는 제작자가 만든 자동차를 정말 안심하고 살 수 있겠는가? 셰비 노바(Chevy Nova, GM이 1970년대에 내놓은 자동차 모델?옮긴이)도 연료 탱크 문제로 폭발한 적이 있다. 개인 제작자가 만든 자동차가 폭발하지 않으리라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겠는가?--- p.312
언뜻 보기에는 거대 권력의 종말이 암울하게 여겨지고 심지어 세상의 종말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지역 커뮤니티들은 기후변화에서부터 부패와의 싸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쟁점과 도전에 대한 해결책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거대 권력의 종말을 이웃과 지역 커뮤니티를 되살리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세상을 새롭게 만들고 더 나은 미래를 구축하는 방안이다. 어렵게 얻은 20세기의 가치와 21세기의 눈부신 기술을 하나로 모아 다 함께 새로운 체계를 수립해야 한다. 혼란과 두려움이 가득한 가운데 기회를 찾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실수해서는 안 된다. 다음 10년은 급진적 연결로 촉발된 아래로부터의 에너지를 효과적인 리더십으로 한데 모으고, 안정적이며 신속히 반응하는 기관을 수립할 수 있는 사람이 차지하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 거대 권력의 종말이 초래한 혼란 너머를 응시하며 훼손되지 않은 마지막 거대한 힘을 깨닫는 사람이 미래를 지배하게 될 것이다. 그 힘은 바로 거대한 기회의 힘이다. --- p. 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