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세상
최경순에스텔
2015년 1월9일 곧 비가 올 것 같다. 하늘이 흐리고 어두워져 가는 오후 5시쯤 딸 지원이 와 함께 집을 나와 우리는 손을 잡고 도란도란 이야기 하며 즐겁게 걸었다. 목적지는 집에서 약 20여분정도 걸어가는 L마트인데 지나가는 길에 여기저기 들려 산곡동 L마트 도착, 지하에서 2층까지 쇼핑을 했다. 청라에서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은데다가 집 전체를 올 수리 들어가 필요 한 게 많았다. 이것저것 물건을 구입 후 줄을 서서 기다린 뒤 차례가 되어 계산대 앞에 섰다. 카드를 꺼내려고 보니 팔목 에 걸쳐 있어야할 작은 퀼트백이 없다. 다시 들어가 물건을 꺼내고 카트바닥까지 샅샅이 찾아보고 주위를 둘러 봐도 없다. 딸도 내 곁에 있었지만 못 봤다고 한다. 오히려 “엄마 지갑을 챙겨 온 거는 맞아”하고 되묻는다. 나는 또렷이 기억이 났다. 카드만 가지고 나오려다 현금이 3-40만원 있었다. 대문도 달지 않았고 인부들도 들고 날고 하여 퀼트백 에 지갑을 넣고 손목에 걸고 집을 나선일이 또렷이 기억이 난다. 퀼트백이 내 팔목에서 언제 사라졌을까? 가죽 백은 무거워 잘 들지 않게 된다. 천으로 만든 가볍고 작은 퀼트백이 좋아 즐겨 들고 다녔다. 우리는 하는 수 없이 물건을 반납 후 매장 안 을 돌며 찾다가 L마트영상까지 보게 되었다. 우리 모습이 나왔는데 둘 다 손에 아무것도 소지 않은 채 마트입구 들어서는 모습이 보였다. 퀼트백의 행방이 묘연했다. 무엇보다 지갑 안에 3사 카드분실 신고가 우선 이었다. 롯데를 나와 E마트를 향했다.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E마트 영상 에도 우리는 빈손으로 들어갔다 휭 돌아 나온 것이다. 요즘 집 공사로 힘들게 일 하며 술과 안주를 사올 거라고 기대한 남편에게 화급히 전화를 했다. 사실을 말하자 남편은 화부터 내었지만 다 듣고 집안으로 들어가 지갑이 보이는지 찾아 봐 달라하고 우리는 터덜터덜 빈손으로 돈도 지갑도 없이 남편에게 혼날 각오를 하며 집으로 갔다. 귀신이 곡을 할 노릇이라 여기며 남편이 뭐라고 해도 묵 묵히 절리되지 않은 이삿짐을 온톨 들쑤시며 딸과 나는 보물찾기를 했다. 끝내 퀼트백은 보이지 않았고 우린 지쳤다. 딸은 “그만 잊어버리자 엄마 지갑을 가난한사람이 주웠으면 좋겠다,, 고 했다. 고개를 끄덕여주며 나는 속으로 착한 사람이 주었으면 했다. 그래야 지갑이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기도도 드문드문 했는데 그날 밤 은 자다가 몇 번씩 손 모아 기도했다. 주님 저에게 기적을 베풀어 주세요. 하고, 평소 남편에게 인색했던 술값을 지갑만 찾으면 후히 주겠노라고 했다. 그리고 문학수업 문우들에게도 밥을 사리라 생각했다. ''남편은 큰 소리로 당신은 정신을 어디 두고 다니느냐며 한두 번도 아니고... 쯔쯪, 나는 남편의 큰 목소리에 심장이 찢어질 듯아프고 깜짝깜짝 놀라며 실신할 뻔 했다. 앞으로 돈도 지갑도 백도 갖고 다니지 말고 호주머니에 그날 쓸 돈만 갖고 다니라고 했다. 밤이 깊어가니 스르르 잠이 온다. 불교에서 염주, 성당 에서는 묵주를나는 묵주를 들고 기도를 시작했다. 졸다가도 또다시 그래도 잠이 온다. 퀼트 백 찾겠다고 몇 번 을 허겁지겁 걸어 다녔더니 허리도 아프고 졸음이 쏟아졌다. 묵주를 손에든 채 잠이 들려던 찰라 폰이 울렸다 “최경순씨 세요?” 네” 하고는, 숨을 죽이며 속으로 아! 기적이 일어나고 있구나했다. 오후에 목련어린이집 정류장 앞 길 에서 내 지갑을 주었다고 하였다. 이어서 자신이 내일 오후4시에야 시간이 된다기에 L마트에서 만나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다.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기적이 일어나고 있었다. 전화를 끊고 잠을 잘 잤다. 허리는 여전히 아프지만 감사한 마음이 더 커서인지 덜 아픈 것 같다. 그리고 다음날 약속 시간에 갔다. 단아하고 차분한 외모의 40대 후반의 옷차림은 하얀 블라우스에 회색 니트 가디 건 하의는 검정 스커트였다. 어깨에멘 검은색 가방은 쇼핑백처럼 컸다. 우린 잠시마주보고 앉았다. 여성은 선한 눈빛이며 웃는 얼굴이었다. 가만가만 말하기를, 자신이 버스 안에서 창밖을 보는데 딸과 둘이 걸어가다 말고 내가 무얼 휙 던져버리더란다. 그리고 우리가 사라진 후 정차한 버스에서 내려 평소 고정도의 작은 퀼트백이 갖고 싶었기에 빨아 가지고 갖고 다니려고 길에서 퀼트 백 을 주어 자신의 큰 가방에 풍덩 넣어두고 영업하는 사람이라 그날도 고객을 만나고 사무실 들리고 늦게 집에 들어와 자다 말고 주워 온 퀼트 백 생각이나 꺼내보니 지갑과 명함이 있어 깜짝 놀랐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갑을 잃어버린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 늦은 시간이지만 전화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 밤 걱정을 덜고 나는 단잠을 잘 잤던 것이다. 감사의 말도 잊은 채 내가 그랬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그날 일어난 일들에 대해 나는 종종 그런 사람이었음을, 늘 정신이 나가 무엇을 놓고 다니거나 빠뜨리고 다녀 딸과 남편은 따라다니며 챙겨주는 편이다. 내 평생 살아오며 잊어버리고 빠뜨린 적도 많은데 100번 잃어버렸다면 90번은 돌아왔다 분명 좋은 세상이다. 잃어버린 물건을 자주 되찾게 된 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며 앞으로는 정신을 더욱 바짝 차려야지 생각하며, 지갑의 2/1을 롯데 상품권을 구입 후 봉투에 넣어드렸다. 극구 사양하였지만 집에 들어가셔서 가족들과 함께 오늘하신 아름다운 이야기 나누시며 맛있는 저녁 드세요 했다. 그리고 그분은 기독교 신자였다. 왜냐하면 내가 한사코 고마워 어쩔 줄 몰라 했더니, 내게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께서 시키시는 일이지요 하고, 헤어져 돌아오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주님! 지갑을 찾아주신 저분의 가정 에도 축복을 내려 주시고 저에게도 복을 주셔서 감사 합니다. 그리고 저도 누군가의 물건을 줍거나 발견 했을 시 반드시 주인을 찾아 주도록 하겠습니다. 새삼 추운겨울이 더욱 따뜻해졌다. 그리고 남편에게 먼저 전화했다 여보 뭐 드시고 싶어요? 남편은 젊어서부터 횟집 아니면 상종을 않던 사람인데 집을 공사시작하면서 힘든지 돼지고기 고추장볶음을 자주 찾았다. 딸도 나의 부주의로 놀랐으니 용돈을 주었다. 자꾸 잊어도 되찾게 되니 이 넓은 세상이 마치나의 안방 같다. 정말 살기 좋은 세상 맞다. 하느님 오늘 하루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15년1월9일금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