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경기인터넷뉴스] 최근 치유어록으로 한참 뜨고 있는 혜민스님의 “쉽게 쉽게 살자”가 구리시에 거주하고 있는 강재현 시인의 시 “너무 어렵게 살지 말자”를 표절(전제)했다는 의혹이 드러난 것은 5월 20일이다. 강재현 시인 팬카페의 한 회원이 “진심으로 호소를 드린다. 저작권 보호법이 강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 영혼을 담아 글을 쓰는 한 시인의 작품이 표절도 아닌, 전제 형태로 사회의 (혜민스님이라는) 저명인사의 이름으로 원작자가 바뀐 채 게재되고 있다.”라고 본지에 이메일로 제보한 것이 단초가 됐다.
경기인터넷뉴스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강재현 시인을 만나 자초지종을 들었다. 강재현 시인은 혜민스님의 베스트셀러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출판한 관계자에게 이를 20일 오전에 알렸다. 하루가 지난 21일 오후 3시께 자신의 트위터에 “공지합니다. 인터넷상에 [쉽게쉽게 살자]라는 글이 있다는 것을 오늘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이글은 제가 쓴 적도 인용한 적도 없는 글입니다. 누군가 강재현 시인의 시를 보고 배껴서 쓴글이라 저도 강시인님도 많이 실망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내려 주세요.”라고 자신의 입장을 보였다. 지난 3월부터 인터넷에 등장한 혜민스님의 어록인 “쉽게 쉽게 살자”는 5월에 들어 많은 카페와 블러그 등에 상재되어 인기를 끌고 있다.<아래 두 글 전문 참조>
문제가 된 강재현 시인의 “너무 어렵게 이야기하며 살지 말자” 는 2003년에 창작됐으며, "그대와 함께 하고 싶습니다.”라는 표제로 2006년 발표된 시집 67~68쪽에 상재한 시다. 툭하면 터지는 유명 인사의 논문은 물론 문학작품의 표절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혜민스님이라는 걸쭉한 인사가 한 시인의 글을 표절이 아닌 도용을 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사안이었지만, 혜민스님이 쓰지도 도용하지도 않았다는 해명으로 일단락 됐으나 논란의 소지만 남겼다. 이번 표절 혹은 전제 시비는 혜민이라는 이름으로 글을 올린 철부지 블로거 혹은 트위터리안으로 인해 혜민스님은 물론 시를 빼앗긴 강재현 시인의 가슴에 멍들게 하는 사건일 수밖에 없다.
마음 치유의 선각자 혜문스님의 이 어록을 읽은 사람은 마음이 치유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두 사람에게는 큰 상처를 남겼으며, 이번 사건을 통해 인터넷상에 아무 생각 없이 남의 이름으로 혹은 남의 글을 표절하거나 전제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좋은 교훈을 남기고 있다. -강재현 시인의 “너무 어렵게 이야기하며 살지 말자” 전문 "너무 어렵게 이야기 하며/살지 말자/사랑한다면 사랑한다고/보고 싶으면 보고 싶다고/있는 그대로만 이야기하고 살자//너무 어렵게 셈하며 살지 말자/하나를 주었을 때 몇 개가 돌아올까/두 개를 주었을 때 몇 개를 손해 볼까/계산 없이 주고 싶은 만큼은 주고 살자/너무 어렵게 등 돌리며 살지 말자/등 돌린 만큼 외로운 게 사람이니...//등 돌릴 힘까지 내어/사람에게 걸어가자." -혜민스님의 이름으로 인터넷에 떠도는 “쉽게쉽게 살자” 어록 전문 “사랑하면 사랑한다고/보고 싶으면 보고 싶다고/있는 그대로만 이야기하고 살자/너무 어렵게 셈하며 살지 말자/ 하나를 주었을 때 몇 개가 돌아올까/두 개를 주었을 때/몇 개가 손해 볼까/계산 없이 주고 싶은 만큼 주고 살자/너무 어렵게 등 돌리며 살지 말자/등 돌린 만큼 외로운 게 사람이니/등 돌릴 힘까지 내어 사람에게 걸어가자.// 좋은 것은 좋다고 하고/내게 충분한 것은 나눠줄 줄도 알고/애써 등돌리려고도 하지 말고/그렇게 함께 웃으며 편하게 살자//안 그래도 어렵고 힘든 세상인데/계산하고 따지며 머리 아프잖게 그저 맘 가는 데로/마음을 거슬리려면/갈등이 있어 머리 아프고/가슴 아픈 때로는 손해가 될지 몰라도/마음 가는 데로 주고 싶은 데로/그렇게 살아가자//이제 막 걷기 시작한 사람/중턱에 오른 사람/거의 정상에 오른 사람/정상에 올랐다고 끝이 아니다.//산은 산으로 이어지는 것/인생도 삶은 삶으로 다시 이어지는 것/한 걸음 한걸음 걸을 수 있다는 것이 행복이지/정상에 오르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쉽게 쉽게 생각하며 우리 함께 인생의 산맥을 함께 넘는 것이다./산들이 이어지는 능선들이/바로 우리가 사는 인생이다.” *밑줄 부분이 강재현 시인의 “너무 어렵게 이야기하며 살지 말자”를 전제한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