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정원]
대전일보 > 지역 > 충남소식 > 홍성 / 편집 2013-02-26 21:47:10 / 2013-02-27 14면기사
“[그림이 있는 정원] 지켜주세요”
사고 후 전신마비 아들, 캔버스에 자연 담아 희망 키워왔는데…
임진호 원장, 경영난 존립위기 해결 소망
<사진 : 홍성군청 홈페이지>
“사고가 나서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아들이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2월 25일 홍성군 광천읍 매현리에 위치한 '그림이 있는 정원'(이하 정원)에서 만난 임진호(72) 원장의 첫 마디였다. '그림이 있는 정원'은 수익사업이나 임 원장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오직 아들을 위해 지어졌다.
홍성 8경 중 하나인 정원의 역사는 4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임 원장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묘목을 수집해 현재 정원에 한 그루 한 그루 옮겨 심었다. 이러한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 인지 아들 임형재(46)씨도 관상원예학과를 다니며 수목에 관심을 기울였다. 하지만 대학교 2학년 시절이던 1987년 어느 날 아들 임 씨는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전신이 마비됐다. 이후 아들은 세상이 끝난 것처럼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구족화'를 만났다. 구족화는 아들 임 씨에게 새로운 세상을 가져다 줬다. 그는 "입만 움직일 수 있는 나에게 구족화는 새 삶을 가져다 준 은인"이라고 표현할 만큼 구족화를 삶의 희망으로 삼고 살아갔다.
이에 임 원장은 지난 2000년 10월. 아들에게 서울에서 투병생활을 하면서는 그릴 수 없는 소재인 '자연'을 선물하기로 결정한다. 젊은 시절부터 차근차근 꾸며 온 정원 가운데에 집을 지어 침대에 누워서도 유리창을 통해 밖을 훤히 볼 수 그림 같은 집을 지어 준 것이다. 아들은 이곳에서 아버지가 만들어준 창 밖 세상을 보며 자연을 캔버스에 담아갔다.
하지만 아들을 위해 지어진 정원의 평화는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정원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발단은 지난 2004년 사립 수목원으로 인증받기 위해 무리하게 편의·관리시설 규모를 추가 설립하면서 부터다. 임 원장은 "아들을 위해 가꿔온 정원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공간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라며 "이를 위해 사립 수목원의 조건을 맞추기 위해서 빚을 내가며 규모를 확장했다"라고 말했다. 이후 임 원장은 규모 확장 당시 부채를 갚기 위해 수목원 내 별장 5개를 지었지만 분양이 되지 않았고 빚은 빚을 낳을 뿐이었다. 현재 수목원의 부채는 70억 원을 넘어섰다. 임 원장은 부채를 갚지 못하면 조경업자들의 손에 정원이 넘어가고 훼손 될 수도 있어 충남도와 홍성군을 찾아 다니며 설득에 나섰다. 평생을 바친 수목원, 아들의 위한 수목원을 지키고 싶고 아들이 마음 편히 그림 그릴 수 있는 공간을 지켜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임 원장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충남도와 홍성군은 사립 수목원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예산지원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도와 군 모두 정원이 없어서는 안될 경관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제 임 원장은 부채만이라도 해결되길 바라고 있다. 임 원장은 "부채만 해결된다면 기부채납 형식으로 정원을 내놓을 수도 있다. 가장 큰 걱정은 경매절차를 거쳐 조경업자의 손에 정원이 넘어가면 정성껏 가꾼 나무들이 하나하나 팔려가 정원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강보람 기자 boram@daejonilbo.com>
[연합뉴스] 2013.02.27(수)
홍성 8경 '그림이 있는 정원' 존립 위기
충남 홍성의 '그림이 있는 정원'
▲(홍성=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18일 입으로 그림을 그리는 '구필화가' 아들을 위해 조성한 수목원으로 이름난 충남 홍성의 '그림이 있는 정원'을 관람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이 수목원은 홍성군이 지정한 대표적 관광지인 '홍성 8경' 가운데 '제4경'으로 인정받을 만큼 수려한 풍경을 자랑한다. 2013.2.18 kjunho@yna.co.kr
경영난 악화 '빚 70억원'…법원 경매 절차
(홍성=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입으로 그림을 그리는 '구필화가'인 아들을 위해 조성한 수목원인 충남 홍성의 '그림이 있는 정원'이 존립 위기에 놓였다. 홍성군이 지정한 대표적 관광지인 '홍성 8경' 가운데 '제4경'으로 인정받을 만큼 수려한 풍경을 자랑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경매 위기에 처한 것이다.
2월 18일 '그림이 있는 정원' 측에 따르면 2011년 수목원 안에 별장식 주택을 지어 분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금융권 대출과 사채가 70억원을 넘어섰다. 매년 6억∼7억원이 대출이자로 빠져나갈 만큼 경영상태가 좋지 않다.
최근에는 법원에서 경매절차를 밟고 있지만 수목원 내 조경과 수석, 화초류에 대한 감정평가가 나오지 않아 잠시 중단된 상태다. 잠정적인 감정평가금액은 240억원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임진호 대표가 40여년 전부터 홍성군 광천읍 매현리 일원 11만여㎡ 부지에 조성한 '그림이 있는 정원'에는 가격을 매길 수 없을 정도의 진귀한 소나무를 비롯한 목본류 460여종, 초본류 870여종 등 모두 1천330여 수종이 자라고 있다.
2004년에는 산림청에 국내 9번째 수목원으로 등록했다.
▲충남 홍성의 '그림이 있는 정원' (홍성=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입으로 그림을 그리는 '구필화가' 아들을 위해 조성한 수목원으로 이름난 충남 홍성의 '그림이 있는 정원'에서 18일 임진호 대표가 소나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수목원은 홍성군이 지정한 대표적 관광지인 '홍성 8경' 가운데 '제4경'으로 인정받을 만큼 수려한 풍경을 자랑한다. 2013.2.18 kjunho@yna.co.kr임 대표는 수목원이 경매 절차를 거쳐 조경업자 등의 손에 넘어가면 그동안 정성껏 가꾼 나무들이 훼손될 것을 염려하고 있다.
그는 최소 240억원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수목원이 부채 70억원 때문에 훼손되는 것을 보느니 충남도나 산림청, 홍성군 등 기관에서 부채만 책임져준다면 미련없이 기증할 생각을 하고 있다.
임 대표는 "수목원 운영을 내실있게 하지 못한 내 책임이 크다"면서도 "개인사업자 등이 수목원을 인수하면 나무를 캐내 팔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나무가 훼손되면 수목원은 생명력을 잃고 만다"며 걱정을 털어놨다.
그는 "지난해 10만명 정도의 관람객이 찾았고, 5억원 정도의 입장료 수입을 올렸다"며 "부채 문제가 해결되고 수익 모델을 창출해 내면 수목원의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본다. 중앙이나 지방정부 등 공공기관에서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호소했다.
이 수목원은 임 대표가 아들인 '구필화가' 임형재(46) 화백을 위해 조성한 것으로 유명하다. 임 화백은 1987년 대학재학 중 불의의 사고로 전신이 마비됐다.
▲충남 홍성의 '그림이 있는 정원' (홍성=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입으로 그림을 그리는 '구필화가' 아들을 위해 조성한 수목원으로 이름난 충남 홍성의 '그림이 있는 정원'에서 18일 임진호 대표가 아들 임형재(46) 화백의 그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수목원은 홍성군이 지정한 대표적 관광지인 '홍성 8경' 가운데 '제4경'으로 인정받을 만큼 수려한 풍경을 자랑한다. 2013.2.18 kjunho@yna.co.kr원래 옻칠 공예 등 전통가구 제작의 명인으로 이름을 드높였던 임 대표는 일어설 수 없는 아들에게 희망의 날개를 달아주기 위해 이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임 대표는 "전신마비인 아들이 청록색을 보면 건전한 생각만 할 수 있을 것 같아 소나무 위주로 나무를 심었다"며 "장애가 있는 사람이 수목원을 쉽게 구경할 수 있도록 수목원 동선도 고려해서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사고 후 10년이 지난 1996년 임 화백은 아버지의 정성에 화답하듯 손대신 입으로 붓을 물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킨 임 화백은 1999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이라는 성과를 냈고, 현재 세계구족화가협회 회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민들은 '그림이 있는 정원'을 사유물이 아닌 '공익적 공간'의 성격으로 이해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반응이다.
광천읍의 한 주민은 "지난해 10만명의 관광객이 수목원을 찾았고, 그 덕분에 광천을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며 "오서산의 등산객은 돈을 쓰지 않지만 수목원을 찾은 관광객은 돈을 쓴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공익 개념으로 다양한 사업과 아이템을 창출한다면 충분히 자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 대표는 "개인 취미활동으로 조성한 것을 왜 공공기관이 지원하느냐는 지적도 있지만 수목원은 결코 한순간에 조성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수목원을 훼손 없이 보전해 후세에 넘겨주고 싶을 뿐"이라고 심정을 전했다.<kjunho@yna.co.kr>
[그린포스트 코리아] 승인 2013.02.18 11:04:34
홍성 8경 중 '그림이 있는 정원' 경매 위기
임현주 기자 | ohmyjoo@eco-tv.co.kr
▲ 출처 그림이 있는 정원
홍성군의 대표 관광지인 '홍성 8경' 가운데 제 4경인 '그림이 있는 정원'이 최근 경영난으로 경매 위기에 처했다.
2월 18일 그림이 있는 정원 측에 따르면 수목원의 금융권 대출과 사채가 70억원을 넘어섰으며 법원에서는 수목원의 경매절차를 밟고 있다.
2011년 수목원 안에 별장식 주택을 지어 분양하는 것과 관련해 사채가 발생했고 경매절차는 수목원 내 조경과 수석, 화초류에 대한 감정평가가 나오지 않아 잠시 중단된 상태다.
잠정적인 감정평가금액은 240억원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수목원에는 가격을 매길 수 없는 진귀한 소나무를 비롯한 목본류 460여종, 초본류 870여종 등 모두 1330여 수종이 자라고 있다.
임진호 그림이 있는 정원 대표는 "개인사업자 등이 수목원을 인수하면 나무를 캐내 팔 것이 불 보듯 뻔하다"며 "수목원이 경매 절차를 거쳐 조경업자 등의 손에 넘어가면 그동안 정성껏 가꾼 나무들이 훼손될 것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임 대표는 "충남도나 산림청, 홍성군 등 기관에서 부채만 책임져준다면 미련없이 기증할 생각을 하고 있다"며 "지난해 10만명 정도의 관람객이 찾았고, 5억원 정도의 입장료 수입을 올려 수목원의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호소했다.
주민들도 수목원을 공익적 공간으로 보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그림이 있는 정원은 전신마비로 인해 입으로 그림을 그리게 된 '구필화가' 임형재(46) 화백을 위해 아버지인 임 대표가 나무를 심어 조성한 수목원이다.
<임현주 기자 ohmyjoo@eco-tv.co.kr>
*음악 : Sinad O`Connor - Gloomy Sunday Ost.|
▼ 아래 사진 : <쭌이의 마음 http://blog.daum.net/kanghj/7065817>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