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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송시 모음( 낭송순서는 미정 )
김기택 --- 누구를 닮았을까 저 바람은(시: 김기택)
노현숙 --- 절벽위의 집(시: 노현숙)
공문숙 --- 이 순간(시: 피천득)
홍성례, 서수옥 합송
--- 인연이라는 것에 대하여(시: 김현태) / 인연 서설(시: 문병란)
경희대 시낭송아카데미 팀 합송 퍼포먼스 (민경자, 유은희, 전필주, 신유하, 이금란)
--- 소월을 그리며
홍성례 --- 구부러진 길(시: 이준관)
서수옥 --- 목마와 숙녀(시: 박인환)
도경원 --- 그대는 나의 가장 소중한 별(시: 김소엽)
문정영 --- 해를 따다(시: 문정영)
윤 효 --- 생업(시: 윤효)
김부조 --- 환절기(시: 김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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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닮았을까 저 바람은
시: 김기택/ 낭송: 김기택
바람이 느닷없이 옷자락을 잡아당긴다.
머리끄덩이를 잡고 흔든다.
잘 빗은 머리를 마구 헝클어뜨린다.
흩날리는 낙엽으로 뺨을 갈긴다.
괜히 입간판을 쓰러뜨린다.
구석에 모인 쓰레기를 흩뿌린다.
아무 집이나 가서 창문을 두드린다.
은행나무 가지를 거칠게 흔들어
길바닥에 은행을 잔뜩 떨어뜨린다.
할아버지 수염과 아저씨 넥타이를
함부로 잡아당기고
짧은 치마를 들치고는 후다닥 달아난다.
빨랫줄에 걸린 셔츠와 바지 속으로 들어가
팔다리를 흔들고 뒤틀며 춤춘다.
누가 꼬리를 잡아당겼는지 몰라
어리둥절한 강아지가
지나가는 사람을 보고 사납게 짖는다.
절벽위의 집
시: 노현숙/ 낭송: 노현숙
1.
가진자 만이 살 수 있는 그 곳
그때 그 사람들은
저 높은 곳에서
어떻게 살았을까
한 줄기 목숨줄인 수로교는
낡은 세월의 굽은 등을 펴고 서 있습니다
고난의 여정 알면서
또 다시
나는 혼자이고 싶었습니다
너는 바다 건너
바람 등지고
그 먼 길을 떠나가고 있습니다
2.
죽은 듯 보이는
점박이 둥글 소들이
길가에 누워 있습니다
살아 있다는 듯이
나를 빤히 올려다 봅니다
시작과 끝도 모를 시간 속에서
최후의 발악이라도 하는 양떼들
네 심장을 여기 풀밭에
풀어놓은 목자는
그 누구인가
<약력>
시와시학 으로 등단 / 국제 pen 한국본부 이사
한국시인협회 회원 / 2016 대한민국 창조문화예술 <시 부문> 대상
성북 구청장 표창장 / 국제 라이온스 협회 표창장
대한민국 지역사회 공헌 대상 / 한국문학신문 <시 부문 > 대상
덕분애 수석 부회장 / 서울시 재능 기부 강사
시집 < 바람은 없다> <겨울나무 황혼에 서다>
이 순간
시: 피천득/ 낭송: 공문숙
이 순간 내가
별들을 쳐다본다는 것은
그 얼마나 화려한 사실인가
오래지 않아
내 귀가 흙이 된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제 9교향곡을 듣는다는 것은
그 얼마나 찬란한 사실인가
그들이 나를 잊고
내 기억 속에서 그들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 한다는 것은
그 얼마나 즐거운 사실인가
두뇌가 기능을 멈추고
내 손이 썩어가는 때가 오더라도
이 순간 내가
마음 내키는 대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은
허무도 어찌하지 못할 사실이다
이 순간 내가
인연이라는 것에 대하여(김현태) / 인연 서설(문병란)
합송: 홍성례, 서수옥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인연이란
잠자리 날개가 바위에 스쳐,
그 바위가 눈꽃처럼 하이얀 가루가 될 즈음,
그때서야 한 번 찾아오는 것이라고
그것이 인연이라고
꽃이 꽃을 향하여 피어나듯이
사람과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것은
그렇게 묵묵히 서로를 바라보는 일이다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등나무 그늘에 누워
같은 하루를 바라보는 저 연인에게도
분명, 우리가 다 알지 못할
눈물겨운 기다림이 있었다는 사실을
그렇기에,
겨울꽃 보다 더 아름답고,
사람 안에 또 한 사람을 잉태할 수 있게 함이
그것이 사람의 인연이라고
물을 찾는 뿌리를 안으로 감춘 채
원망과 그리움을 불길로 건네며
너는 나의 애달픈 꽃이 되고
나는 너의 서러운 꽃이 된다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나무와 구름 사이
바다와 섬 사이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수 천, 수 만 번의 애닯고 쓰라린
잠자리 날개짓이 숨쉬고 있음을
사랑은 저만치 피어 있는 한 송이 풀꽃
이 애틋한 몸짓 서로의 빛깔과 냄새를 나누어 가지며
사랑은 가진 것 하나씩 잃어 가는 일이다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인연은,
서리처럼 겨울담장을 조용히 넘어오기에
한 겨울에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놓아야 한다고
각기 다른 인연의 한 끝에 서서
눈물에 젖은 정한 눈빛 하늘거리며
바람결에도 곱게 무늬지는 가슴 사랑은
서로의 눈물 속에 젖어 가는 일이다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먹구름처럼 흔들거리더니
대뜸, 내 손목을 잡으며 ( 손목을 잡고)
함께 겨울나무가 되어줄 수 있느냐고,
오가는 인생 길에 애틋이 피어났던
너와 나의 애달픈 연분도
가시덤불 찔레꽃으로 어우러지고,
다하지 못한 그리움 사랑은 하나가 되려나
눈 내리는 어느 겨울 밤에,
눈 위에 무릎을 적시며
천 년에나 한 번 마주칠
인연인 것처럼
잠자리 날개처럼 부르르, 떨며
그 누군가가, 내게 그랬습니다..
마침내 부서진 가슴 핏빛 노을로 타오르나니
이 밤도 파도는 밀려와
잠 못 드는 바닷가에 모래알로 부서지고
사랑은 서로의 가슴에 가서
고이 죽어 가는 일이다.
그 누군가가, 내게 그랬습니다..
사랑은 사랑은 서로의 가슴에 가서
고이 죽어 가는 일이다.
소월을 그리며
경희대 시낭송아카데미팀(민경자, 유은희, 전필주, 신유하) 합송 퍼포먼스
산에는 꽃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그립다 말을 할까 아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 번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 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봄 가을 없이 밤마다 돋는 달도 예전에 미쳐 몰랐어요
잔듸 잔디 금잔듸 심심 산천에 붙는 불은 가신 님 무덤가에 금잔듸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은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낭송팀 소개>
경희대시낭송아카데미 회원, 방송대 알포엠 회원
: 민경자, 유은희, 전필주, 신유하
. 세미시낭송회 회원
. 학교행사 및 전국대회 수상자로
시를 사랑하고 시낭송을 통해 행복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모임
구부러진 길
시: 이준관/ 낭송: 홍성례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 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뜨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목마와 숙녀
시: 박인환 / 낭송: 서수옥
한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 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떨어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 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 작가의 눈을 바라보아야 한다
....등대에....
불이 보이지 않아도
거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거져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
우리는 버어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개의 바위 틈을 지나 청춘을 찾은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거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는 하늘에 있고
방울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
가을바람 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그대는 나의 가장 소중한 별
시: 김소엽/ 낭송: 도경원
우리네 인생길이
팍팍한 사막 길 같아도
그 광야길 위에도 찬란한 별은 뜨나니
그대여,
인생이 고달프다고 말하지 말라
잎새가 가시가 되기까지
온 몸을 오그려 수분을 보존하여
생존하고 있는 저 사막의 가시나무처럼
삶이 아무리 구겨지고 인생이 기구해도
삶은 위대하고 인생은 경이로운 것이어니
그대여,
삶이 비참하다고도 말하지 말라
내가 외롭고 아프고 슬플 때
그대의 따뜻한 눈빛 한 올이 별이 되고
그대의 다정한 미소 한 자락이 꽃이 되고
그대의 부드러운 말 한 마디가 이슬 되어
내 인생길을 적셔주고 가꾸어 준
그대여.
이제 마지막 종착역도 얼마 남지 않았거니
서럽고 아프고 쓰라린 기억일랑
다 저 모래바람에 날려 보내고
아름답고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만을
찬란한 별로 띄우자
그대가 나의 소중한 별이 되어 준 것처럼
나도 그대의 소중한 별이 되어 주마.
이 세상 어딘가에 그대가 살아 있어
나와 함께 이 땅에서 호흡하고 있는
그대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나는 고맙고 행복하나니
그대는 나의 가장 소중한 별
그대는 나의 가장 빛나는 별
<약력>
시인, 시낭송가, 시치유사, 전문주례인
한국문인협회 강동, 도봉지부 이사
재능시낭송 12회낭송가 / 시낭송문학인 대한민국 재1호
삼육대학교사회교육원 시낭송교수
시립도봉도서관 시낭송 시치유 강사
1.도봉구치매지원센터 / 2.시립 도봉노인종합복지관 /
3.창동 밀알데이케어센터/ 4.방학 밀알데이케어센터 /
5.구립 노원실버카페 / 6.구립 도봉실버센터 ,
정신장애인(조현병)사회복귀시설 / 7.“디딤돌” / 8.“사랑의 집”/ 9."무궁"/
한국시낭송치유협회 회장(매주,위의9곳 9회, 연간450여회 시치유봉사)
“웨딩피에스타귀족” 전속주례(경력1,160여회)
해를 따다
시: 문정영/ 낭송: 문정영
하늘이 조금 차분해졌다
내내 앓던 소리가 붉은 우듬지에서 멈추었다
내가 걸어가기 두려운 길에 해가 떠 있었다
해가 뜨거워져, 햇살이 잔뜩 묻어 있는 감을 땄다
껍질이 감싸고 있는 것들이 단단해질수록 몸이 아팠다
뒷목의 통증이 가슴 쪽으로 왔다
어디서 오는 병인지 묻지 못했다
오래 어둔 날을 품고 있어 왼쪽 가슴이 먼저 아픈지 모른다 감 따낸 자리의 허전함에 대하여 나무의 생각을 읽을 수가 없다
내 목이 너무 무거웠던가, 빈자리에 캄캄한 하늘이 내려와 앉았다 자주 무겁다는 말을 내뱉어 입가에 상처가 생겼다
10월의 마지막 날이었다 덜 아문 척추 협착증의 등을 누군가 두드려주었다
막 딴 해를 한입 베어 물었다
내가 울컥 흘러내렸다
생업
시: 윤효/ 낭송: 윤효
종로6가 횡단보도
원단두루마리를 가득 실은 오토바이들이
숨을 고르고 있었다.
신호총이 울렸다.
장애물을 요리조리 헤치며
동대문시장 안 저마다의 결승선을 향해
순식간에 사라졌다.
좀처럼 등위를 매길 수 없었다.
모두 1등이었다.
환절기
시: 김부조/ 낭송: 김부조
꽃 지는 저녁
나무들이 환절의 무게를
나이테로 가늠하고 있다
늦가을의 그물이 출렁이자
땅거미가 한 뼘씩 줄어든다
철새들이 바람을 열고 사라진 허공,
눈시울이 붉어진다
철 지난 안부를 가로막던
당신의 뒷모습이 그립다
가을이 폐지되었다는 풍문,
귓속의 녹을 닦아내야겠다
마른 꽃들이 엇박자로 진다
<약력>
1957년 울산 출생 / 전국대학생문예 소설부문 대상(1981)
<지구문학> 시 부문 신인상(2009) / <한국산문> 수필 신인상(2010)
제3회 백교문학상 수상(2012) / 제9회 후백황금찬 시문학상 수상(2016)
시집 <그리운 것은 아름답다>, <어머니의 뒷모습> <그리움도 사랑이다>
칼럼집 <자신의 길을 찾아서>
대표詩 낭송 음반 <어머니의 뒷모습> <그리움도 사랑이다> / 서수옥 낭송
․ 한국문인협회 시분과 회원
․ 2016 현재 <울산제일일보> 김부조 칼럼 연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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