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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주 하시는 분들께 조금 도움이 될까 싶어 몇 자 적습니다. | '10.06.11 01:24 조회: 320 스크랩: 0 |
안녕하세요~ 저는 금융 여신과 경매쪽의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나름 여기저기 강의도 다닐만큼 그 쪽 분야에선 조금 안다고 말 할 수는 있으니 택도 없는 소리는 아닐거라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글을 적는 이유는, 오늘 -어제군요...ㅡ.ㅡ.. 경남은행 pf 사고가 터지는 걸 보고 아무래도 짧은 지식이지만 조언을 좀 드려야 되겠다 싶더군요. 아까 낮에는 저도 만기전날 콜 오버해서 다우 지수 보면서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다가 장 막판에 갑자기 폭락하는거 보고 오전장에 콜-풋으로 갈아타면서 헤매기 시작....결국 40% 가까운 손실을 보고 7월물로 이월..ㅜ.ㅜ.. 정신이 없었습니다. 이제 좀 진정을 하고..가만히 보니, 경남은행 사태에 대해 좀 자세히 알려 드려야 되겠다 싶더군요.
문제의 핵심은, 금융기관과 정부가 함께 pf 여신의 부실을 숨기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달 초인가요..통계에서 pf 자금 여신이 2조원 가량 늘었다고 언론에 보도되더군요. 저...그거보고 이제 정말 조만간 크게 터지겠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왜냐면, 신규 pf 자금이 늘면 당연히 그에 맞춰 신규 공사 발주가 있어야 되는데 그게 아니었거든요. 이유는 명백합니다. 기존 pf대출 나간거 이자 연체되니까 연체율 잡으려고 기존 pf대출에 추가 대출을 해서 연체금액 결제하고 연체 막은겁니다. 저는 금융기관과 거래를 오랫동안 (업무상) 하다보니 그 사람들 속성을 잘 압니다. 저 역시 금융기관 출신이었고.. 저축은행의 경우 BIS 비율 맞추는데 목숨 겁니다. 왜냐면, BIS비율 못 맞추면 바로 영업정지 들어가고 , 영업정지 들어가면 파산과 다름없으니 거기에 목숨 걸 수 밖에요. 그런데, 그 BIS 비율 맞추는데 결정적인 요소중의 하나가 바로 '연체율'입니다. 전문적인 용어는 머리 아프고 이해하기 어려우니 말씀 안드리겠고, 이 '연체율'을 조작하는데 저축은행들은 도가 텄다는 겁니다. 어떤 분은 그런 조작은 감사에서 금방 드러나지 않나요 하시는 분도 있는데...^^ 굉장히 순진한 생각 입니다. 정말 저도 깜짝 놀랄 방법으로 계정 만들고 조작해서 외부 감사가 어지간히 독한 마음먹고 하지 않으면 부실계정 절대 못 찾습니다.
여러분들...금융기관이 망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얼마나 될까요? 아마, 별로 없을겁니다. 그나마 IMF 때문에 '아, 금융기관도 망하는구나...'하고 생각한 분들 많을겁니다. 그런데...'금융기관도 동네 수퍼만큼 자주 망해요..'...라고 말한다면....동의할 분은 얼마나 있을까요? 사실, 저축은행은 동네 수퍼 이상으로 잘 망합니다. 저축은행 중앙회에 들어가서 통계 보시면 아시겠지만 2002년도만해도 국내 저축은행 숫자가 약 240여개 였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저축은행 숫자는....100여개 입니다... 산술적으로 간단히 계산해 보시죠..얼마나 없어졌는지..생존율 약 41% 정도 되네요...
정말 중요한 문제는 ... 저축은행은 2금융권이고 경남은행은 1금융권이라는 겁니다. 사실, 금감원이나 재정부 이런 곳에서는 사실 2금융권은 '서자' 취급합니다. 그래서 2금융권의 사고는 애써 무시하고, 자기들은 관리,감독의 한계가 있으니 별 책임없다는 식으로 넘겼습니다. 그런데....1금융권인 경남은행에서 문제가 터졌습니다.금감원의 직접 관리,감독이 있는 금융권인데... 여러분들은 언론에서 보도되는대로 단순히 한 담당자의 과욕과 부도덕이 낳은 결과라고 생각하시나요? 그건 분명히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여신과 경매에 대해서는 좀 안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시중은행들...지금 잠을 못 잘겁니다. 지금 , 지역 가리지 않고 아파트 낙찰가가 80% 이하로 떨어졌으니 당연히 잠이 안오겠지요... 시중은행들 ...아파트 가격 한 창 위로 날라갈 때, LTV,DTI 규제 있어도 편법으로 다 시세 80% 대출 해 줬습니다. 저축은행은 한 술 더 떠서 90%까지 해 준 곳도 있었고요.... 이런 물건들 경매 넘어가면 ...참 답이 안나옵니다. 밀린 이자는 고사하고 원금 손실도 만만치 않지요. 평균 낙찰가가 80% 이하인데 경매비용 빼고, 밀린 세금 빼고, 세입자 최우선 변제 임차보증금 빼고 뭐가 남겠습니까... 무엇보다 문제는, 그동안 집에 대해 우리 국민이 갖고 있는 의식의 변화가 크다는 겁니다. 사실, 아파트 값이 그동안 고공 상승할 수 있었던 이유중의 하나는 '주거+투자' 개념이었는데 이제는 확연히 '주거'개념으로 돌아섰다는 겁니다.이로인해, 투자를 기대하며 끼었던 거품이 확~ 빠지기 시작했다는 거지요. 마치, 만기일 가까워 지면서 프리가 눈에 띄게 빠지듯.... 그래서, 지금 그렇지 않아도 억지로 붙잡고 있는 부동산 가격이...어느 순간에 확 ~ 빠질 수 있다는 겁니다. 더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한계 상황에 다다른 가계가 많다는거죠. 그동안은 억지로 , 울며 겨자 먹기로 이자 납입해 가면서 버텼는데...더 이상 버텨야 실익이 없다고 판단이 되면.. 포기한다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참..말씀 드리기 송구스러운 사태가 일어나겠지요..
제 말이 옳다 ,그르다 평가를 받으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제 지식으로 볼 때, 지금은 정말 위험한 시기구나 하고 느끼는 거죠. 금융주 하시는 분들이 콜을 하든, 풋을 하든 참견할 일은 아니지만 적어도 오버를 할 분중에 콜로 오버할 생각이라면 한 번 더 생각하시고 결정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얼마전에 국민은행 전산팀장이 자살했다는 기사를 보고 (많은 분들이 의아해 했을겁니다.)..뭔가 크게 숨기는게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 때는 그게 미국의 파생상품 손실에 대한 거라고 짐작을 했지요.. 지금도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오늘 경남은행 사태를 보고 한 편으로는 PF관련 문제도 얽혀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디, 금융주 하시는 분들...특히나, 콜 쪽으로 방향 잡은 분들은 오버 나잇 하기전에 꼭 한 번 더 생각해 보시길 부탁드립니다. 저는, 지수외에 종목은 안하기 때문에 관련 종목 풋은 잡지 않았지만 지수 풋으로 당분간 들고 갑니다.^^ 다들, 성투하시길 바라고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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