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기재종형세연구화(奇再從兄世璉求和)
睡覺洞風倚曲軒 동풍에 잠을 깨어 굽은 난간 의지하니
花深渡口紅千樹 꽃이 나루에 만발하니 천수가 붉어있고
江城春日轉淸園 강성의 봄볕이 청원(淸園)에 옮기었네
煙抹山腰綠一痕 아지랑이 산허리에 거치니 한 흔적 푸르구나
晉老琴書開菊經 진로(晉老)의 금서(琴書)는 국화길이 열려있고
幽禽喚起詩情懶 금(幽禽)은 시정이 게을러질까 환기시키는데
秦民鷄犬散桃園 진민의 계견(鷄犬) 도원(桃源)에 흩어지네
玉杖須鼓竹裡門 옥장 죽리문(竹裡門) 두들기를 기다리네.
⑤ 삼족당유고(三足堂遺稿)
공은 계산(溪山)을 사랑하고 시문을 좋아하였으며 향년이 39세였는데 부계당에 20여년을 거처하셨다. 시집(詩集) 약간권이 있는데 부계당을 읊은 시가 14, 5수로 이 시는 그 가운데 한 수다. 공은 시와 글씨와 그림의 천재로 세상에서 삼절(三絶)이라 일컬었으며 또한 일찍 안연(顔淵)의 뜻을 자취(自取)하여 거실(居室)을 삼족당(三足堂)이라 하였다. 삼족이란 현재 용납할 수 있는 거처가 있으면 하고, 먹고 살 수 있는 전답이 있으면 하고,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시서가 있으면 족하다는 뜻이다. 내가 일찍 고아(孤兒)가 되어 어렴풋이나마 옛날 사시던 모습이 기억나는데 안자(顔子)도 또한 이런 모습이었을 것이다. 유유(悠悠)한 호천(昊天)이여 애통(哀痛)한들 어찌 하리요. 공(公)의 재종형 휘 세련(世璉) 또한 호남의 풍류인이었다. 화시(和詩)는 분실돼 싣지 못한다.
불초고 문덕(文德) 읍혈서(泣血書)
⑥ 장천재운(長川齋韻)
問客遍遊履欲穿 묻노라 손님께선 편유하느라 신발이 뚫어진 듯한데
應睹名勝獨超然 응당 명승을 보았으므로 홀로 초연(超然)하구나
連峯奇絶層岩出 연봉이 기절함은 층암(層岩)이 솟아있기 때문이요
滿壑喧虺瀑布懸 골짜기가 시끄럽고 요란함은 폭포가 달려있기 때문이네
石逕過時非俗子 돌길 지날 때는 세속의 사는 분이 아니었고
雲巒躋處半神仙 구름속의 뫼뿌리를 오름에 반틈은 신선이네
溪堂自此生顔色 계당(溪堂)이 이로부터 안색(顔色)이 나게 되니
漏世風光世上傳 풍광이 누설(漏泄)되어 세상에 전하리라.
원취당(願醉堂) 도순(道純)
위는 나의 고조부 원취당(願醉堂) 부군의 유고다. 부군께선 10수년을 이 당에서 독서하였으며 풍호대(風乎坮)를 지어놓고 날마다 학자들과 바람 쐬고 시(詩) 읊으며 돌아왔다고 하는데 가장을 보면 선명하고 뚜렷하게 고증이 된다. 가만히 시의(詩意)를 엿 보건데 객과 같이 수창(酬唱)함에 조식(雕飾)을 일삼지 아니하고 오로지 순아(淳雅)함을 사용하였음을 상상하며 다만 시 가운데 ‘응도(應睹)’의 도(睹)는 근체시격(近體詩格)으로는 우연하게도 염(廉)을 잃은 것 같으니 혹시라도 전사(傳寫)할 때 그릇됨이 없었는가 싶으나 가히 알 수가 없으며 일언일자가 부군 정신속에서 나오지 않은 것이 없으니 누가 감히 마음대로 고치겠는가. 이에 본고에 의하여 간행하여 게시하니 뒤에 보는 이는 거의 아는 분이 있으리라.
辛亥春 현손(玄孫) 계룡(啓龍) 감읍서(感泣書)
㉮ 부계당(俯溪堂)경차
追先裕後一樓營 추선하고 후손에게 이유키 위해 일루를 영건하니
同我諸宗永守成 우리 제종과 같이 영수(永守)함을 이루었네
滿地雲林開畵帳 만지한 운림(雲林)은 그림 장막을 열었으며
磨天石壁作金城 하늘에 닿을 듯한 석벽은 금성을 지었구나
市賖焉敢囂塵浼 저자가 멀어 어찌 감히 효진(囂塵)을 더럽히며
洞靜端宜做業精 골짜기가 고요하니 오로지 공부에 전일함이 마땅하다
前人遺躅多靈境 전인의 남긴 자취 영경(靈境)이 많으니
暇日登臨瀉不平 틈을 내 등림(登臨)하여 불평(不平)이나 쏟으리라.
壺山府君 판상운(板上韻)에 불초자 관식(瓘植)
㉯ 부계당(俯溪堂)
別業須從別界營 별장(別莊)은 반드시 특별한 지역을 따라 경영하니
雲藩澗戶自天成 운번(雲藩)과 간호(澗戶) 자연히 형성되었구나
長春栢色護先墓 긴 봄 잣나무 빛은 선조 묘소를 보호하고
靜夜泉聲撼古城 고요한 밤 샘물소리 고성(古城)을 흔들구나
把酒登欄增意氣 술 가지고 난간에 오르니 의기가 더하고
披衿漱石露神靜 옷깃 헤치고 돌에 앉아 양치질하니 정신이 개운하네
多囂塵市知何處 요란스런 티끌저자 알건데 어느 곳 인고
十載栞書樂太平 10년을 글 보면서 태평을 즐거워하네.
辛亥(1911년)春 3월 기망(旣望) 불초손 계룡(啓龍) 근고
㉰ 부계당재중수후근차판상운(俯溪堂再重修後謹次板上韻)
百尺溪樓更敞軒 백척이나 높다란 부계당을 다시 추녀 끝을 넓히니
春風花樹滿庭園 봄바람에 꽃나무가 정원에 가득하다
滴簷疊嶂連雲色 처마에 떨어질 듯한 겹친 봉은 구름 빛을 연하였고
鳴枕寒泉過雨痕 베갯머리 요란한 한천(寒泉)은 비 지난 흔적이네
琴話何須輞川館 금화는 어찌 망천(輞川)의 별장(別庄)을 기다리며
櫂歌不斷武夷源 도가(櫂歌)는 무이의 근원에 끊어지지 않는구나
目今天地無容足 현재의 시국 발붙일 곳이 없으니
入洞重重掩石門 골짜기에 들어가 겹쳐서 석문(石門)으로 가리리다.
오헌산인(梧軒散人) 위계룡(魏啓龍)
우리 나라 독립지사 오헌공의 글의 전체적인 느낌이 선이 굵고 뜻이 호탕합니다~~,
기재종형세연구화에 대한글 잘보고 공부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