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1. 안배거화
‘혼돈칠규’하는 유위의 현실인들의 낭패를 초월하려면, 억지로 안배하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장자는 말합니다. “편안히 자연의 안배대로 맡긴 채 변화해 가라(安排而去化, 장자 내편 대종사15).” 이것이 무위의 진리인들의 큰길입니다. 유위의 현실인들이 유위와 무위를 합일하려면, ‘안배거화’의 이치를 따라야 할 것입니다. 자연무위의 안배가 아닌 인위유위의 안배는 필시 화(禍)를 불러옵니다.
노장의 도(道)나 기독교의 신(神)과 같이 본체를 상정하는 초월교(超越敎)에서는 본체의 안배를 따를 뿐, 불완전한 인간이 안배해서는 아니됨을 크게 설합니다. 선교사로서 거인의 영성과 자애를 보였던 남대영 루이델랑드 신부는, “나의 힘을 믿지 말고, 하느님의 안배하심과 사랑에 의탁할 것입니다(남대영 신부의 「매일의 묵상」 12월 31일 자)”를 비롯한 섭리의 안배를 거듭거듭 설파하였습니다.
[보충]
* 초월교가 아닌 유교에서도 억지로 안배하지 말라는 가르침이 보입니다. 예컨대 「근사록」 도체편 제25장, 제29장, 제32장 ; 위학편 제41장 ; 치지편 제8장에 거듭 나옵니다. 또한 「심경부주」 제37장의 부주(附註)에서도 주자는 차배(差排)의 용어로 같은 논지를 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