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하 12장은 요아스가 성전 개혁을 이루어 가는 과정에서 헌금 제도를 개선한 사실을 적고 있다. 사람들은 중요한 일보다는 주로 바쁜 일에 더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아무리 중요한 일이라도 당장 죽지 않을 일이라면 누구나 숨넘어가는 일을 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정작 진짜 바쁜 일은 가장 중요한 일인데 인간의 이기심이 우선순위를 바꾸어 놓는다.
그동안 성전을 수리하는 일은 제사장들에게 위임되어 있었다. 하지만 성도들이 드린 은으로 성전을 수리해야 함에도 오랜 세월 성전 수리는 미루어졌고 우선 필요한 운영에 사용되거나 제사장 자신들이 사용함으로 성전은 점점 퇴락해 갔다. 그리하여 요아스는 성전에서 드리는 헌금 제도의 개편을 단행했다. 일종의 목적헌금 제도였다.
목적헌금이란 헌금을 드린 사람의 목적에 따라 헌금의 사용처도 결정된다는 것이다. 헌금을 주머닛돈이 쌈짓돈이라고 생각하고 주관자의 마음 내키는 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드린 목적에 맞게 써야 하는 것이다. 제사장의 생활을 위해 드린 돈은 그 목적대로, 성전의 수리를 위해 드린 헌금은 성전 수리를 위해 써야 했다. 이를 위해 왕은 명령하기를 성전 수리 헌금을 위한 궤를 마련해서 백성들이 제사장들에게 주지 않고 거기에 은을 넣도록 한 것이다.
(왕하 12:8) 제사장들이 다시는 백성에게 은을 받지도 아니하고 성전 파손한 것을 수리하지도 아니하기로 동의하니라 (왕하 12:9) 제사장 여호야다가 한 궤를 가져다가 그것의 뚜껑에 구멍을 뚫어 여호와의 전문 어귀 오른쪽 곧 제단 옆에 두매 여호와의 성전에 가져 오는 모든 은을 다 문을 지키는 제사장들이 그 궤에 넣더라 (왕하 12:10) 이에 그 궤 가운데 은이 많은 것을 보면 왕의 서기와 대제사장이 올라와서 여호와의 성전에 있는 대로 그 은을 계산하여 봉하고
궤를 마련한 것은, 계정을 분리한 것이다. 모든 돈을 한 주머니에 넣으면 어느 것이, 무엇을 위한 돈인지 모르고 급한 일에 써 버리게 되어서 정작 중요한 일은 자꾸만 미루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궤에 들어가는 은은 성전 수리만을 위해 사용하라는 것이다. 이리하며 퇴락해 가던 성전은 맡은 자들에 의해 성실하게 수리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 교회는 철저하게 목적헌금 제도를 사용하고 있다. 이웃 돕기를 위해 드린 헌금은 반드시 거기에 사용하고 건축을 위해 드린 헌금은 건축을 위해 사용한다. 간혹 부득이한 경우 헌금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때도 반드시 위원회의 결의를 거쳐서 그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따져서 극히 제한적으로 사용한다.
사람들은 종종 교회의 헌금 종류가 왜 이렇게 많으냐고 묻는다. 그것은 우리 교회가 목적헌금 제도를 따르기 때문이다. 만일 모든 헌금을 십일조와 감사헌금으로 통일한다면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돈을 맡아 관리하는 사람들에 의해 사용처가 결정되어서 정작 중요한 사업인 이웃 돕기나, 장학사업, 나눔과 실천 같은 것에는 사용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헌금 계정이 구제헌금, 건축헌금, 감사헌금, 확장헌금, 북한 선교헌금, 십일조 등으로 나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요아스가 이스라엘 성전에서 시도한 일종의 목적헌금 제도다.
헌금을 하나님의 사업에 드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잘 관리하고 바르게 사용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 교회의 재정을 맡은 사람들은 거룩한 돈을 함부로 사용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모든 지출은 반드시 증빙 영수증을 제출해야 하며 그것을 요구하는 재무나 회계를 맡은 이들의 요구를 이상하게 여기면 안 된다. 이것은 신뢰와 불신의 문제가 아니라 지극히 당연한 관리와 처리의 문제다.
“돈이 말한다”는 속담이 있다. 돈이 신앙과 삶의 태도를 가장 정확히 말해 준다. 그래서 전도서 10장 19절에는 (전 10:19) 잔치는 희락을 위하여 베푸는 것이요 포도주는 생명을 기쁘게 하는 것이나 돈은 범사에 이용되느니라고 나온다. 여기 “돈은 범사에 이용되느니라”말은 NIV 성경에서는 "money is the answer for everything"이라고 번역한다.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하기도 하지만 모든 것에 대한, 대답이기도 하다. 돈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우리의 믿음을 측정할 수 있는 것이다.
하나님 아버지! 새해에는 아주 작은 재정에 대하여도 진실하고 바르게 처신하도록 저희에게 바르고 정직한 마음을 주시고 모든 돈이 저희에게 증언할 때 원수가 그것에 대하여 우리를 정죄할 수 없도록 우리를 지켜 주소서.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이요 잠시 우리가 맡아서 관리하는 청지기 임을 잊지 않게 하시고 비록 우리에게 주어진 재물이라도 남용하지 않도록 지혜를 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