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의 몰락, 예정된 수순(E Lee님)
.
작금의 ‘윤-한 권력투쟁’은 가보지 못한 미래에 너무 일찍 뛰어든 자의 몰락과 그가 부른 윤-한 공멸의 징조로 보인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했을 것으로 짐작한다. 필자 역시 한동훈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길 때 ‘스스로 불나방이 되어 죽겠구나’라고 생각했다. 당시의 상황을 개탄하는 지인에게 “조금만 기다려 보세요. 곧 재미있는 일이 있을 것”이라면서 시대가 비정상인들을 정리할 것으로 예견했다.
.
참는 것은 정말 힘들고 지루하며, 때로는 무한한 인내심을 요구한다. 그러나 권력은 참으로 짧고 역사는 길다. 그 긴 역사의 관점에서 보면, 칼 세이건(Carl Sagan)이 우주에서 바라볼 때의 지구는 작은 ‘콩’만하다고 한 것과 다르지 않다.
.
한동훈의 권력투쟁이 예정된 수순보다 좀 빨리 왔다. 한동훈이 윤석열-김건희의 문제를 풀 수 없다는 데서 많은 시민들이 그의 몰락을 예견하고 있었다. 그냥 두어도 비정상적인 것들은 스스로 소멸한다. 우리가 시민지성의 역량을 갖추고 있다면 그 무엇도 조급할 이유가 없다. 결국은 시민의 역량이 국가∙사회를 좌우한다.
.
한동훈의 설익은 인간됨됨이가 스스로 화를 부른 것이다. 어른들의 눈에는 보이지만 아이들은 아직 모르는 것과 같은 이치다. 가보지 않은 미래에 너무 일찍 들어선 게다. 우리가 가끔 아이들에게 우스개 소리로 “나는 2~30대는 물론 50대도 살아봤는데 너는?”이라는 말을 한다. 민족의 설날이 다가오는데 장바구니 물가는 비싸고, 딱히 줄 게 없어서 그들이 이렇게 상을 차려주는 모양이다.
.
이미 국민의힘 내부에서 “한동훈이 전국을 돌며 ‘대권병’에 걸렸다”는 비판이 공공연하게 터져 나왔고, 폭발은 단지 시간문제였다. 태양이 두 개일 수는 없듯이 있어야 할 일이 예상보다 일찍 온 것뿐이다. 권력은 마약과 결코 다르지 않다. 한번 취하면 끊을 수 없다. 게다가 한동훈은 “공천은 내가 하고, 내가 국민의힘을 이끈다”며 스스로 나르시시즘에 빠진 자가 아닌가.
.
윤석열이 비서실장을 보내서 “사퇴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는데 한동훈이 1시간 만에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다"며 정면으로 사퇴를 거부했다. 그로선 이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부터 자신의 미래를 위해 결심한 ‘마이웨이’다. 이 때부터 그는 자뻑으로 연예인병류의 장애를 안고 있었고, 마약(권력)에 취해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었다. 문제는 그를 지탱해줄 세력이 없다는 것이다. 그가 믿는 국민은 하루에도 열 두 번씩 마음이 왔다갔다하는 우중이 아닌가?
.
윤석열이 대통령이 된 후 한동훈은 2인자, 즉 '소통령'으로 불렸고, 총선이 다가오면서 비상대책위원장에 올라 정권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과유불급이었다. 한동훈이 영입한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이 마리 앙투아네트를 언급하며 프랑스 혁명이 결국 앙투아네트의 사치 행각으로 인해 폭발했다며 김건희 명품백 수수 의혹과 국민감성을 연결했다.
.
한동훈의 의도라고 여긴 윤석열-김건희로서는 능멸과 조롱을 참기 어려웠을 것이다. 게다가 스포트라이트가 자신들이 아닌 한동훈에 맞춰진 데서도 열등감이 작용했을 터다. 더불어 민주당이 제기한 쌍특검으로 달리 해법이 있을 수 없는 외나무다리에 한동훈과 윤-김이 마주선 상황이 재현됐다. 윤석열이 아무리 한동훈을 믿고 차기 대선주자로 세우고자 할망정 임기가 3년이나 남은 시점에 한동훈의 배신을 절대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이쯤 되면, 늘 그랬던 것처럼 ‘쳐내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었을 게다.
.
권력이란 부모 자식 간에도 결코 나눌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윤석열도 바보가 아닌 이상 여기서 밀리면 남은 임기는 식물이 될 텐데 결코 한동훈을 살려줄 수 없었을 것이다. 두 사람은 완전히 끝났다고 보는 게 옳겠다.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어버린 것이다.
.
“난세에 유능한 자를 쓰고 치세에 그자를 없앤다.” 인류 역사상 최고의 정치 기술을 담은 권모술수의 교과서라 일컫는 마수취안(馬樹全, 중국 고전 전문가)의 저서 <정적을 제거하는 비책>에 나오는 말이다.
.
조선 초기에 왕권의 기반을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한 태종 이방원은 난세에 인재를 모아 정적을 없애고 왕자의 난을 일으켰으며, 권력을 잡은 후에는 불안한 왕권을 굳건히 다지기 위해 자신의 정적과 외척은 물론이고 아들인 세종의 장인까지 죽여 후환을 없앴다 ‘난세에 유능한 자를 쓰고 치세에 그자를 없앤다’를 철저하게 실행한 예다.
.
유방은 천하통일을 도운 개국공신 팽월을 저버린다. 탁월한 능력을 갖춘 2인자가 경계의 대상이 된 것이다. 여기서 교훈을 얻은 청나라 말기의 정치가 증국번은 난을 진압한 후 자신이 조직한 군대를 해산시킴으로써 황제의 의심과 경계를 누그러뜨리고 충신으로 남았다.
.
또 서한(西漢)에 무제(武帝)가 재위에 있을 때 재상이던 전분(田蚡)은 자신의 말을 잘 듣는 황제를 이용해 대권을 마음대로 흔들었다. 그가 추천하는 자라면 누구든 원하는 자리에 올릴 수 있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철저하게 2인자로 행세하면서 실질적으로는 국정을 좌지우지 한 것이다. 그러나 한동훈은 윤석열을 비웃으며 1인자를 원했으되, 어른들 보기엔 여전히 애들이었다. “아무리 뛰어봤자 윤석열 넘지 못한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말이다.
.
역사 속 형제부모 다툼은 권력 투쟁의 냉정하고 치열함을 보여준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정치인들의 권력투쟁이 이상할 것도 없지만, 비정상적인 것들은 하루속히 소멸되어야 옳다. 윤석열은 그 자신은 물론, 처와 장모 문제가 아주 많음에도 불구하고, 권력을 사사로이 행사해 자꾸만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다.
.
한동훈은 이동재 기자 사건에서도 끝까지 비번을 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의 딸은 11개에 달하는 '허위 스펙' 모두가 “기관들의 회신이 없다”면서 불송치되었다. 형평성문제와 심각한 사법불신의 초래다. 이런 사람들이 공정과 상식을 말하는 대통령과 여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이다. 검부독재로 국민을 겁박하는 것도 모자라 아무 데서나 개싸움 하듯 권력투쟁을 하는 자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국민을 능멸하고 모독하는 처사가 도를 넘어 지나치게 무례하다.
.
국민을 섬기기는커녕 정치를 1도 모르는 ‘검사 부랑배’ 윤석열과 한동훈은 당장 사퇴해야 옳다. 그리고 법의 심판대에 서야 한다. 그것이 그들이 부르짖는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는 일이다.
첫댓글 미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