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kPFZNA_H43k
제15회:〔천관산〕
1.일시:'20.12.12.토.07:40~17:30(출발에서귀가:8시간50분)
2.코스:집-강진가우도·고려청자박물관·청자촌오토캠핑장 -천관산도립공원관리사무소(관광안내소)-천관산문학공원(주차장)-억새군락지·진달래능선-정상(연대봉)-탑산사-천관산문학공원(주차장)-귀가
서울이 영하7도라 할 때 남도에서는 영하 2도가 올해로 두 번 째 있었다.
눈이 자주 내리며 많이 쌓인다.
온화한 날씨로 금새 녹는다.
해변에서 불어오는 쎈 바람은 체감온도를 낮추게하는데 이는 내륙보다도 더 한 것 같다.
안빈락도요 안분지족이라.
텃밭 이야기를 꺼내려 하니 떠오르는 단어다.
텃밭에 배추가 서리를 맞고도 싱싱하다. 겨울에 밭에 그냥 두어도 된다고 한다.
무는 캐서 야외 그늘진 곳에 두면되고 무우잎은 햇볕에 말려서 시레기로 만들면 된다.
상추도 살아있다. 가끔 뜯어다가 상추 쌈 한다.
쑥갓은 서리 맞고 풀이 죽어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 시금치는 굿굿하게 자라고 있다.
된장 풀어 시금치 국 끓여 먹으니 그만이다.
대파와 쪽파도 추위에 강하다. 토질에 양분이 부족한지 잘 자라지는 않는다.
부추와 양파가 겨울동안 씩씩하게 자랄 것이다.
콩 심었는데 싹이 제법 올라와서 귀엽다. 3월이면 수확을 하는 이른 품종이라고 하며 아랫집 할머니가 준 것이다.
모두 텃밭에 열가지 채소들이 자라고 있다.
배추50포기와 쪽파.대파.양파.부추.콩 여섯가지는 모종을 했던 것이고 무.상추.시금치.쑥갓 네가지는 씨뿌린 것이다.
8.25일 이후부터 가을까지 작물 들이다.
내가 손수 갈고 닦은 땀의 결실이 값지게 여겨진다.
도시생활은 각박하다면 시골생활은 쉴 틈이 없다.
새볔 세네시면 트럭 몰고 집 앞을 내려가던 최 사장이 알고 보니 밭에 물주기 위한 것이다.
겨울이 왔는데도 여전하다.
키워온 채소를 싣고 광주와 목포로 간다.
이렇게 부지런한 사람은 처음 본다.
바쁘게 일하는데 미안한 생각이 들어 나도 바빠져야 한다ᆢ^^
그의 근면한 삶의 모습을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이 스친다.
퇴직하고 서울에서 10년동안 무엇을 했지.
병치레 두 번이 나를 살렸네...허허^^.
웃음만 나온다.
남도는 평당 3.4.5만원짜리 땅들이 많다.
당시에는 몇 천원 했던 것들이다.
섬초 비금도와 대파 임자도에 억대 농부들이 많다.
아담하고 예쁜 별장 같은 집들이 많은 비금도가 생각난다.
젊은이들이 도전해도 좋은 곳 섬이다.
천관산은 호남의 5대 명산중 하나다.
지리산, 월출산, 내장산, 내변산과 함께...
산이 바위로 이루어져 봉우리마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다.
이름도 다채롭다.
아기바위, 사자바위, 종봉, 천주봉, 관음봉, 선재봉, 대세봉, 석선봉, 돛대봉, 구룡, 갈대봉, 독성암, 아육탑등ᆢ
기암괴석과 기봉이 산 정상 부근에 솟아 있다.
그 모습이 주옥으로 장식된 천자의 면류관 같다하여 천관산이라 불렀다고 한다.
남도의 산들이 우리들 노년에 맞는 스타일 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접근하기 좋은 산이어서 그렇고 적당하게 높은 산 또한 체력에 맞다.
3.4.5시간이면 되는 코스들이다.
산에 오르기 그다지 가파르지 않다. 설령 월출산 같이 급경사도 힘겨울 때쯤이면 적당한 곳에서 쉴 곳이 있다.
산에 오르면 펼쳐지는 드넖은 평야지의 마을과 망망대해와 저 멀리 가물거리는 산들이 그야말로 수채화를 그려 놓은 듯 한 폭 그림이다.
어느 산을 오르더라도 한 결 같이 가슴 뻥 뚫리게 한다.
넋 놓고 바라보니 하염없다 할 것이다.
감동으로 탄성이 저절로 나오는 산들이다.
한 번 갔던 산들도 코스를 변경하여 가고 싶다는 생가을 한다.
그러하리라...^^.
오늘 천관산에서 받은 감동을 미리 서술한 꼴이 되어 버렸네.
남도 산들의 매력을 서술한 것이 되기도 한다.
카카오 맵으로 집에서 천관산 문학공원까지 2시간 8분으로 나온다.
영랑생가전 강진군청까지 1시간32분이니 36분 더 가면 된다.
강진 외각 탐진강변 길 따라가니 가우도와 고려청자박물관과 한국민화뮤지엄의 이정표들이 보인다.
강진 남부 동쪽에 천관산이 있는 것이다.
중간에 잠시 차를 멈추고 정자에 올라서 탐진강을 내려다 보니 이곳이 바다인지 강인지 구분을 할 수 가 없다.
강이라기 보다는 너무 넓고 바다같은 물결의 출렁임이 없으니 호수라 하면 맞는 말이겠다.
천관산 탑산사가는 길에 문학공원이 있고 주차장이다.
관리사무소에서 왼쪽길이 차량 두 대가 충분히 비껴 갈 수 있게 되었는데 문학공원까지 탑들의 행진이 볼만하다.
문학공원주차장에 스님이 지게에 해남고구마 지고 탑산사로 가고 나는 반대방향 오른쪽
산 오름을 오른다.
1시간 정도 오름이 끝나고 산등성 삼거리에 연대봉과 환희대가는 이정표를 만난다.
여기가 갈림길이다.드디어 능선에 오른것이다. 연대봉이 지천 거리에 있다.
오른쪽으로 연대봉 오르고 왼쪽으로 내려오면 탑산사 가는 길이요 그대로 곧장 하산하면 다시 문학공원이다.
연대봉능선가 길에 마대자루를 깔아 놓아 보기 좋다.
완만한 경사도의 긴 거리를 편안하거 밟고 갈 수 있다.
드라이브 길에 본 탑들의 모습과 오름에서 보는 탑산사와 능선에 기암괴석들과 연대봉가는 억새군락지 사이 마대길에서 천관산 인상을 강하게 느낀다.
이러한 것들이 천관산의 특징이구나. 천관산의 매력이구나.
더 큰 매력은 연대봉에 오르니 펼쳐진다.
남쪽 바닷가 고흥의 우주천문 과학관이 보이고,
다도해에 기다란 다리하나가 완도대교가 시야에 들어온다.
서북쪽으로 영암의 월출산과 장흥의 제암산이 있고 광주의 무등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런 광경들을 보여주는 천관산 연대봉에서 오랜시간을 보낸다.
산에 오르면 언제나 들리는 소리들이 있다.
여자들의 웃음 소리요 바람 부는 소리다.
연인들의 행복해 보이는 모습들이 보기 좋다.
연대봉우리에서 아주머니 한분이 서쪽을 향하여 기도를 드리고 있다.
소원이면 성취하고 삶의 번뇌있다면 다 풀고 가소ᆢ
연대봉위에 젊음의 기백들이 넘친다.
내려올지를 모른다.
나도 동서남북 사방을 두리번 거리고 있을 뿐 무아지경에 빠지고 있었다.
매년 연대봉에서 산상 억새능선 사이 약 4km 구간에서 "천관산억새제"가 개최된다고하는데,
겨울자락에 남아있는 억새잎 초라하게 펄럭이고 있다.
환희대로 내려와서 영암이 집이고 내년에 정년퇴직한다는 교사 한 분과 대화 시간도 길었다.
좋은 인상과 이야기들이 천관산에서 만남으로 새겨질 것이다.
‘영암군에 속하는 북측 산은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돌산이고 남측인 강진군 쪽은 숲이 울창한 흙산이라고 한다’
이 구절은 월출산 산행기에 있는 글이다.
남도 살기 좋은 곳이 강진 쪽이라는 말이다.
‘이제 부모님께 효도하고 전국 여행 다녀 보는 것이 꿈이라고...' 소박하기만 하다.
구룡봉 가는길에 펼쳐지는 진죽봉은 북한산 오봉을 닮았다.
구룡봉에 넓은 바위에 올라 아찔한 아랫세상을 본다.
바위벽을 바람막이로 삼고 늦은 오찬을 즐긴다.
구룡봉 입구의 안내판은 지금까지 산행에서 볼 수 없는 문장의 글이 눈길을 끄는데ᆢ.
이 글을 명문이라는 전문가 의견이 그러하리라 믿고 싶지만,
세련미 덜한 만연체요, 문장의 흐름도 조금 어색하고 철자도 틀리고 불필요한 의성어도 들어가 있고...^^
하지만 신비스런 구룡봉에 대한 표현은 비유를 하면서 심오한 뜻으로 전하고 있다.
구 한학을 하신 분이 쓴 유식한 글을 대하는 것 같아 재미있다.
남도 가락은 세계적 유산이다.
남도에 오니 세계적 문장들을 만나는 기쁨도 누린다.
이또한 또한 세기적(世紀的)이다...허허^^
*灣頭:만(灣)의 가장자리
*石停:돌이 머물러 있는 곳. 停은 머무를 정으로서 단어도 뜻풀이도 맞춤법과 표기법에도 검색되지 않고 있다.
필자의 생각에는 글의 흐름으로 보아서 기와(돌)로 만든 정자(亭子)
ㅡ九龍峯ㅡ
『阿育塔 서쪽 頂上에 있다.돌사다리 비스듬히 타고 올라가 깊은 골짜기를 바라다 굽어보면 정신이 아찔하여 다리가 부들부들 떨려서 아래를 내려다 볼 수가 없고 다만 먼 곳을 바라다 볼 수 있을 뿐이다.
石上에 구덩이가 수십 개 있는데 크기가 똑 같지 아니하며 혹은 둥글게 패어 맑은 물이 고인 채 마르지 아니하고 흙은 반반하게 패어 초생달 같은 것도 있다.
항상 가물 때는 祭官의 숙소로 써온 동굴이 있어 안온하고 깊어서 방과 같으며 조그마한 휘장으로 위를 덮으면 바람과 이슬을 피할 수가 있다.
혹 깊은 밤 달 밝을 때는 四萬골짜기의 숙무 짙은 안개가 대해를 이룬 가운데 灣頭나 石停이 點點이 들어나 보이는 風致는 고요히 잠들어
있는 人間世上 밖에서 홀로 하늘 위에 우뚝서 있는 느낌이 든다.
또 한 별들이 옷자락에 가득한 듯 여겨지니 泰山漢峯의 놀이 보다 더욱 快闊함에 잠길 수 있다』.
탑산사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산행 초반 산등성이에서 건너편에 보이는 모습이 더욱 운치가 있었다.
접근은 막아 놓은 라인들로 사찰 구경은 못하게 해 놓았다.
코로나 영향인가.
정상인 연내봉에서 장천재로 내려서는 구간은 온통 진달래 꽃으로 뒤덮인 단다.
4월이면 진달래능선이 기다리고 있다.
인기명산 100에서 천관산이 49위다.
나는야 마음속으로 우리 나이에 맞은 산이니 등수를 더 높이고 싶지마는
산 순위를 어찌 개인 내가 어찌 함부로 말 할 수 있겠는가...
신라시대에 세워진 천관사에는 동백숲이 유명하고 자연휴양림이 있다는데 그 코스에서 또 다른 천관산의 느낌 가져 보련다.
오늘도 남녘의 도로를 애마 몰고 간다.
새벽에 보고 해질녘에 만나서 반가운가 마루녀석 꼬리치며 반긴다.
생선국 데워서 주었더니 좋아 어쩔 줄 몰라서 몸을 비비꼬네...
생선 좋아하는 것는 주인을 닮은 놈이다...^^.
천관산을 다녀 온 기분을 오래 간직하련다.
천관산을 둘러싸고 장흥이 해남이 영암이 강진이 펼쳐저 있고 완도와 진도 남쪽 섬들이 아득히 보여주고있다.
여운으로 남아있다.
남해 푸르른 바다에 소리친다.
와~~좋다.
天冠山을 禮讚하는 拙詩하나 남기고 펜을 놓는다.
ㅡ天冠山 禮讚ㅡ
珠玉으로 장식한 天子의 冕旒冠을 쓰고
흰 연기 기운 감도는 神山되었네.
신라화랑 김유신을 사랑하던 天官女가
이승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으로 남도 山을 떠돌다가
하늘에 명을 받아 天冠山이 되었나
山 봉우리에 수석들은 전시장을 이루고
수려하고 온화함으로 우리들을 감싸주며
가을에는 억새 겨울에는 동백 봄이면 진달래로 단장을 하니
이름 값에 맞는 禮 갖춘 너 만한이 어디 있겠느냐
하늘 아래 천운을 보여주는 天冠山이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