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함께 경주 나들이

[도깨비 지심]

5월 5일.
이제는 어린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고 청소년이라고 하기에도 좀 그런 초4의 딸은 어제 저녁 술 한잔 마시고 새벽에 들어온 아빠의 늦잠을 견뎌내지 못한다.
벌써 옷은 다 입고 오늘 바이크 타고 나갈거냐고 침대 맡에 와서 쫑알거린다. 게슴츠레 눈을 떠 시계를
보니 10시가 넘었다.

녀석이 이리 극성맞은 이유는 몇일 전 도착한 핼멧때문일거라 짐작한다.

생각보다 아이들 핼멧을 구하기 어렵다. 아주 어린 아이들 것이거나 그나마 나이에 맞고 제대로 된 것은 오프로드용이거나.
제일 작다는 s사이즈 핼멧도 초등학생에겐 크기가 커 보였고 그나마도 좀 제대로 된 것들은 품절이라 구하는데 어려움이 좀 많았다.
다행히 아주 작은 사이즈의 여성 전용 핼멧을 하나 발견하여 버블쉴드와 함께 주문을 하였고 1주일 정도 기다린 끝에 핼멧은 아이의 품에 안겼다.
자기 핼멧이 생겼다며 어찌나 좋아하던지.

오늘은 그렇게 갖게 된 자기 핼멧을 쓰고 꼭 밖으로 나가고 싶은 모양이었다.

“큰 거 타고 갈까, 작은거 타고 갈까?”
“작은거”

스쿠터 뒷자리 폭신하고 넓은 시트가 장거리 달릴때 좀 더 편했던 모양이다. 별 고민 없이 작은 스쿠터를 택하였기에 나도 가벼운 복장으로 짐을 챙긴다.

시내를 벗어나 푸른 초록빛이 싱그러운 들판을 보더니 여기가 좋겠다며 아빠 어깨를 톡톡 치며 세우라고 한다. 오늘도 기분좋게 스타트 포즈를 발사한다.

울산을 지나는 길에 2시간의 공도 주행이 좀 지겨울듯 해서 반구대 암각화가 있는 곳으로 들어선다.
박물관 안에서 미션을 성공하여 기념품을 받았다. 어린이날인데 아이와 공부를 해 버렸다.

조금 더 가서 경주 입구를 알리는 조형물이 보여 사진 한장을 남겨본다. 경주에 대해 이야기 해 줄 것이 많다.
어린이날인데 자꾸 뭘 가르치려 하는 아빠의 모습에 녀석이 건성건성 대답을 하려 한다.
이럴땐 뭘 먹여야 한다는 뜻이다.

경주 중앙시장에서 분식으로 점심을 대신한다.
솔직히 나는 제대로 된 식사를 하고 싶었으나 녀석이 원하는게 튀김에 떡볶이라 군소리 않고 녀석의 뜻을 따른다. 오늘은 어린이날이니까.

경주 대릉원이 가까워지며 보이는 봉분을 보고 저게 뭘까 물어보니 녀석은 언덕이라 한다.
초4니까 아직 역사를 배운 적이 없으니 신라시대는 커녕 왕이라 하면 외국 동화에나 나오는 드레스와 왕관을 쓴 외국의 왕을 먼저 떠올리는 나이이니 자기 눈엔 그냥 동네에 봉긋 솟은 언덕으로 보이는게 당연한 것이겠다 싶다.

왕의 무덤이라 하니 거짓말 하지 말란다.
대릉원으로 아이를 데려간다.

모여있는 왕릉을 보고 천마총 내부를 보고서야 녀석은 진짜 무덤인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아직은 어려서인지 그저 왕관이 좋다고 그런다.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많아 입장하는데 기다리는 시간도 있었기에 천마총을 보고 나오니 오후 4시 반이다.
부산까지 국도로 2시간 30분이 걸리니 바삐 집으로 달려야 한다

경주를 빠져나와 곧바른 길을 달리다보니 녀석 앞머리가 자꾸 내 뒷통수에 부딪친다.
서산으로 기우는 햇빛에 왼쪽으로 드리운 그림자를 보니 녀석이 졸고 있다. 피곤한 모양이다.

양산 즈음에서 잠시 졸음을 쫒으려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먹여본다. 효과가 좋다.

해가 지기 전에 집에 도착해야 할 것 같아 오늘은 마무리 점프를 생락하고 집으로 바로 복귀한다.

“아빠 이번 일요일에 또 나가?”
“응 나갈건데”
“같이 가자”
“.....”

봄바람에 바이크 바람이 나버린 초4 딸내미가 되버린것 같다.

[가자산으로]

아빠의 사랑이 여기까지 전해옵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

[도깨비 지심]

이제 조금만 나이가 더 들면 아빠 따라 다니지 않을 걸 알기에 제 욕심을 채우는 중이기도 합니다. 다행히 텐덤과 바람을 즐겨줘서 다행입니다.

[독도(더할리CLUB)]

ㅎ 언제나 생생한 후기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따님과의 라이딩 너무너무 부럽네요 ㆍ항상 응원 합니다

[도깨비 지심]

독도님의 응원 감사드립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즐거운 마음으로 뽈뽈거리며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블랙탄(서산 )]

딸과의 소중한 추억 남기셨군요.
헬멧도 귀엽습니다.

[도깨비 지심]

투어 다녀오면 이 영상 만드는 걸 한참 지켜보고 자기 메일로 보내달라 조릅니다. 자기 유튜브에 올린다네요. ㅎㅎ. 오늘 아침 온라인 수업하는걸 잠시 들으니 어린이날에 아빠랑 바이크 타고 경주 다녀왔다고 자랑하네요. 뿌듯합니다.

[도깨비 지심]

네. 뉴마제 250 구매했습니다. 여러 기능이 참 편리하네요. 낮은 시트고도 좋구요. 번호는 그냥 대충 받았습니다.

[금용우]

잘 보았습이다......

[도깨비 지심]

잘 보셨다니 감사합니다. 날이 좋고, 경주도 풍경이 좋고 저와 제 딸 기분도 좋았습니다.

[패기]

너무 귀여워요 ㅎㅎ 멋진 아버지👍

[도깨비 지심]

귀여워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초 4이지만 아빠에게 뽀뽀도 잘 해 주는 녀석이라 저도 참 귀여워 합니다. 아빠와 함께 해 줄 시간이 많지 않아 요녀석이 따라 다니려 할때 좀 더 데리고 다녀 볼 생각입니다.

[휴랜드(HueLand)]

행복한 부녀의 정이 찐하게 물들어옵니다..
어디에?

이 글을 읽은 모든분들에게....

[도깨비 지심]

감사합니다. 아이랑 말없이 탁 트인 도로를 달리는 것만으로도, 같은 풍경을 보고 있는것 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고 감사한 경험이죠. 여행이 주는 고마운 선물이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카이저]

아이구 부럽습니다. 저는 딸이 없어서..ㅜ

[도깨비 지심]

저는 딸이라 텐덤 안한다고 할까 싶어 첫째 딸은 아예 데려나갈 생각도 못했는데, 둘째가 선뜻 텐덤한다고 해서 기분이 좋기도 하고 약간 긴장되기도 했습니다. ㅎㅎ. 카이저님은 너무나 멋진 더할리의 동료들과 끈끈한 우정이 있으시잖아요. 가족만큼이나 끈끈하고 정다운 클럽 분위기 보면 제가 더 부럽습니다. 항상 좋은 코스 소개와 좋은 풍경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제도 제주 투어기 마지막까지 잘 보고, 눈호강 잘 하였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자유본능]

아빠 최고네요~

[도깨비 지심]

저보다 제 딸이 최고죠. 아빠랑 같이 바람 맞으러 돌아다녀주니 제가 고마울 따름입니다. 시간이 지나고 사진첩에 남겨진 이런 사진과 동영상 보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 할 날이 오면 지금 이 순간, 이 시간이 더 고마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도깨비꽁지]

할리보다 더큰 인기를 끌고있는 스쿠터. 할리는 아직까지 좀 버거울것같고 어린이날 참 재미나게 보내셨습니다

[도깨비 지심]

꽁지님과 같은 스쿠터... 아직 고급유를 먹여주지는 못했지만 모드 변경과 Is 버튼의 묘미가 정말 재미있는 스쿠터네요. 저도 Is버튼 3단 콤보 시전 해 봤습니다. 스쿠터 엔진은 터지려 하는데, 제 얼굴에 웃음은 더 커져가더군요. ㅋㅋ.

[도깨비꽁지]

그리고 is는 코너가 많은길에서도 훌륭하게 트렉션을 걸어 줍니다
조합은 무지만 잼나는건 분명합니다.
모드버튼 플러스 is버튼은 400 급 스쿠터 출발가능하게만드네요

[hoodadag]

네 글자로 요약해보면
멋진 아빠!

[도깨비 지심]

네 글자로 요약해 보면
좋은 추억!
감사합니다.

[지누여]

행복해 하는 따님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따님 헬멧 너무 귀엽고 이쁘네요~

[도깨비 지심]

아이들은 자연에 던져 놓으면 다 기분 좋아하고 행복해 하는 모양입니다. 그런 모습 보는게 또 아빠의 즐거움이기도 한가 봅니다. 핼멧 제가 봐도 잘 산것 같아요. ㅎㅎ

[콜롬보/김종욱/동부할리]

앙징맞은 헬멧쓰고 아빠 따라다니는 딸래미가 참 예쁩니다 소나무 옆에서 찐 행복한 웃음 보이는 딸래미가 너무 예쁩니다 좋은 추억 간직 하겠지요~

[도깨비 지심]

귀엽고 예쁘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온라인 수업하는데 천마총 이름을 기억하고 있어서 나름 뿌듯했습니다. 좋은 추억도 남기고, 공부도 하고... 이렇게 웃는 모습 많이 간직하고 싶고, 기억하고 싶어서 데리고 다닙니다. 감사합니다.

[바람과구름가듯~]

보기좋습니다~^^

[도깨비 지심]

칭찬 감사드립니다. 저도 주말에 아이랑 이렇게 놀러다니니 찐 미소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소중한 시간이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젝키]

딸아이가 얼마나아빠가 좋은지 사진에서 뭍어나네요.. 허물없는모습 인상적입니다..

[도깨비 지심]

제가 이것 저것 사주고 같이 농담 따먹기도 하고 사진도 많이 찍어주고 하니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사진이나 동영상 찍고 남기는걸 좋아하는 녀석이거든요.

[그뤠잇~]

항상 즐거운 모습과 글들로 보는내내 즐겁습니다
어린이날을 맞아 아빠와 라이딩을~
따님이 보물이네요

[도깨비 지심]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날 좋아 나선 길에 귀여운 딸과 행복한 시간을 함께 했으니 저도 즐거웠습니다. 모두에게 가족은, 자녀는 보물이듯 제게도 딸이 그렇습니다. 감사합니다.

[원원]

어휴~부럽습니다.
나도 딸바보인데 이제 중학 1년인데 바이크좀 타재도 고개를 절래절래
행복하시겠습니다.

[Sharon / 샤론의 장미를 꿈꾸며]

글과 사진을 보는 내내 제 입가에 미소가 가시질 않습니다.
너무도 행복해 보이는 두 부녀님 덕분에 이 밤에 힐링 제대로 하고 가네요.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