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본문처럼 집착과 스토킹을 당한다면 바로 경찰에 연락을 하셔야 됩니다! '무뢰한'이라는 곡을 들으면서 보면 더 좋아요!
1. 홍광호

오랜만에 만난 그의 모습을 보고 나는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제복을 입고, 칼을 허리춤에 차고 있는 모습의 그는 내가 알던 그가 아니었다. 주위의 사람들은 그가 나타나자 엎드렸고 나도 또한 엎드렸다. 무릎을 꿇고 덜덜 떨던 남자를 보더니 내 앞으로 걸어왔다.
"고개 들어."
그의 말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엎드려서 그저 땅만 바라보고 있었다.
"들어, 지금 당장."
달라진 그가 무서웠고 변한 그의 태도에 어떤 모습을 보여야 모르겠어서, 난 그를 쳐다보지 못했다. 그는 내게서 멀어지더니 무릎을 꿇은 남자의 앞으로 갔다.

"네가 나를 보지 않으면 이 사람은 죽어, 그래도 안 볼 거야?"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가 칼을 꺼내어 남자의 목 가까이에 대고 있었다. 나는 떨리는 손을 일부러 주먹을 꽉 쥐어 숨긴 후 그의 앞으로 가서 칼을 잡은 그의 손을 잡았다.
"하지... 마요. 제발 그러지 마요."
"난 널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 거라고 믿었는데, 네가 그 새끼를 만난 후부터 모든 게 달라졌어."
그가 나를 쳐다보고 나도 그와 눈을 마주쳤다. 울음을 참고 있는 그의 모습에서 예전의 그의 모습이 보였다.

'차라리 날 죽여, 죽이면 되지. 대신 걔는 만나지 마. 걔 없어도 난 죽어.'
'쏴, 쏘라고.'
2. 강하늘
그를 처음 만난 건 하굣길에서였다. 내가 거리에서 손수건을 흘렸고, 그가 그걸 나에게 주었다. 영화처럼 만난 인연에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다정하고 나에게 아껴주는 그에게 반하는 건 당연했다. 어디를 가든 그는 나에게 맞췄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나를 다 아는 듯이 행동하는 그의 모습이 사랑인 줄만 알았다. 무언가 나를 조여오는 느낌에 그와의 사랑을 그만 두고 싶었다.

"미국으로 간다며, 사실이야?"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내가 너에 대해서 모르는 게 어디 있어. 그가 답답한 말투로 나를 돌려 세웠다. 나는 그와의 관계가 점점 이상하게 변했음을 느끼게 되었다. 그를 지나쳐서 가려는데 그가 내 손목을 잡았다. 가지 마, 내 말 좀 들어. 나는 손목을 풀고 그의 곁을 지나쳤다.
"가지 말라고 했잖아, 내가."
그의 말이 그와 멀어지는 나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나랑 헤어지려고 미국 가는 가지? 새로운 사람 생겼어?"
"그건 아닌 거 같던데."
그의 말에 기분이 이상해져서 다시 그를 쳐다보니 그가 맑게 웃었다. 내가 잘할게. 나에 대해서 모르는 게 없는 그, 나에 대한 거라면 하나도 빠짐없이 아는 그가 이상했다. 그리고 그와 시선이 마주쳤다.
그 시선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듯했다.

그는 처음부터.

나를 알고 있었다.
3. 이준호

"나에게서 벗어나면 넌 끝이야."
차에서 내린 그는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얼굴에 답지 않게 왜 살인을 한 건지 모르겠네. 그리고 이걸 너랑 나만 아는 거잖아. 무서웠다. 손에 피가 가득 묻어나왔고 내 앞에 쓰러진 남자는 숨을 쉬지 않았다. 우발적이었다. 분명히, 난 죽이고 싶지 않았다. 남자가 나의 뒤를 따랐고 난 그걸 피하기 위해서 그런 것 뿐인데.
그는 집안에 고용된 변호사였다. 그리고 나는 그때의 상황을 그에게 들켰던 것이다. 돈만 주고 깔끔하게 해결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기사가 나면 회사가 겪게 될 상황, 그리고 수많은 가십거리들이 회사를 점점 갉아먹을 것이 분명했다. 돈을 써서 언론을 막아도 사람들의 입은 뚫려있으니.

"아버님이 결혼하라는데, 언제가 적당할 거 같아."
그는 물로 입을 헹구며 나를 쳐다봤다. 나는 그의 말에 젓가락을 들었다가 놓고는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언제든지 괜찮아요."
그는 나의 말에 작게 웃더니 초밥을 입에 넣었다. 고개를 끄덕이고는 내 앞접시에도 초밥을 놓았다. 맛있네, 먹어. 나는 작게 네, 하고 대답한 뒤 초밥을 입에 넣었다. 알싸한 와사비향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답답해서 물을 마셔서 억지로 밥을 삼켰다. 고개를 들어 그와 시선이 마주치고 그는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그와 결혼한다는 사실은 언제나 나를 짓누르고 있었다. 힘들었다. 아버지에게 그와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잠시 고민하더니 나를 내보냈다. 하루가 지나도 아버지는 어떠한 말도 꺼내지 않았다. 불안했다. 억지로 물어뜯어 피가 나는 손가락을 휴지로 감싸고는 거실로 나갔다. 그리고 거실에서 그와 아버지를 발견했다. 웃으면서 아버지의 얘기를 듣는 그의 모습에 헛구역질이 나올 것만 같았다.
"아, 결혼은 이렇게 순서대로 올리겠습니다."
무언가 목에 턱 막힌 느낌, 나는 방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방문이 열리고 그가 따라들어왔다.

"내가 전에 그랬잖아, 나에게서 벗어나면 넌 끝이라고."
"날 벗어나려는 건 안 하는 게 좋을 텐데."
4. 서강준

"내가 널 좋아하는 건 당연한 거지."
그가 그런 말을 할 때면 나는 그를 향해서 웃고는 했다. 왜 그렇게 귀엽게 웃냐고 장난스럽게 타박하는 그의 말에 나는 그의 손을 잡았다. 대학교 동기인 그는 공부를 잘했다. 그리고 여자들에게 인기도 많았다. 수려한 외모 때문인지 옆에 붙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리고 그런 그가 나를 좋아하게 된 건 누가 봐도 이상했다.
인기가 많은 그와 사귀면서 같은 과 사람들, 그리고 원래 친했던 사람들과 점점 멀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어느 날은 만나기로 했던 친구가 사라졌고 또 어딘가를 다쳐서 왔다. 나와 만나면 안 좋은 일이 생긴다는 소문은 금방 퍼졌고 나는 그렇게 혼자가 되었다.
"학교 생활 조금 힘들다."
나의 말에 그는 나를 쳐다봤다. 그리고 화난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괴롭히는 사람이라도 있어?"
"누가 뭐라고 그러면 말만 해. 내가 혼내 줄게."
말이라도 고마워. 그렇게 말하며 그를 껴안자 그는 탐탁치 않은 말투로 내게 말을 더 하며 나를 품에 안았다.
그에게는 알리지 않고 친구와 만났다. 그리고 친구와 헤어지고 집으로 가는 길에 친구에게 빌렸던 책을 가방에 넣고 안 준 것이 생각나서 다시 친구의 집으로 달려갔다. 조금 어두워진 길을 걷는 탓인지 친구가 보이지 않았다. 다시 집으로 가려는 찰나, 옆 골목에서 친구의 목소리가 들리고 나는 그곳으로 갔다.
친구가 무언가에 다친 채 쓰려져있었다. 그리고 친구를 바라보며 잔뜩 묻은 피를 티슈로 닦는 사람. 그 사람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네가... 왜 여기를."
뮤지컬배우야!!! 많이 사랑해 줘 울 홍 ㅠㅠ
3......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