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언어는 화자(말하는 사람)의 심정을 드러냅니다.
국정감사 기간에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오가던 말잔치가 언론에 여과없이 노출됩니다.
제578돌 한글날을 보내면서 되새김한 세종임금의 애민사상과
한강 소설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안겨준 한국문학의 현주소가 얽히고 설킵니다.
한국어를 사용한다고 해서 모두가 훌륭한 사람은 아니듯,
영어로 번역을 잘했다고 해서 노벨상이 찾아온 게 아니잖아요?
언어 생활을 하면서 유식을 자랑하고 싶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영어나 불어 등을 자주 활용하는 것을 봅니다.
어느 유명인의 경우에 조사를 빼고 모두 영어로만 하는 것도 보았습니다.
어느 예능인도 그리 외국물을 오래 먹은 것 같지도 않은데 말끝마다. 영어를 섞어서 씁니다.
그렇게 외국어를 많이 섞어 쓴다고 해서 사람들이 그를 유식하다고 하지 않을 텐데...
짧은 문장일지라도 한마디 어휘가 통역관을 감동시키고, 공감하는 행동 하나가 주변인들을 감복시킵니다.
이것이 언어의 힘이고, '기생충'과 '노벨문학상'을 가능하게 만들었잖아요?
억지로 스스로 높아지려고 외국어를 섞어 쓰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우리말의 아름다운 점을 살리면 됩니다.
유면한 강사들은 청중이 졸거나 재미 없어 하는 표정을 지으면 소통하기 위해서 재미있는 얘기를 합니다.
고전 문학에 나타난 얘기를 해 주면서 분위기를 살리기도 하지만 육담과 막말은 차이가 있습니다.
강의를 위한 육담과 정치판에서의 막말은 차원이 다르잖아요.
정치인들은 ‘자신의 부고장’만 빼고 무조건 언론이 많이 노출되는 것이 좋다고 한답니다.
졸고 있던 모 의원도 카메라만 그쪽으로 돌리면 벌떡 일어나서 소리를 지르고 정면을 향해 삿대질은 한다나요?
정치인들에게서 아름다운 말을 기대하기는 힘든 모양입니다.
‘공업용 미싱’이라는 막말이 국회에서 나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대통령을 ‘동물’에 비유하기도 하고, 국무위원을 아랫사람 대하듯이 막말하는 것은 비일비재하지요.
국무위원이 되면 무조건 죄인 취급을 받아야 하고 국정감사 증인은 이미 죄인이 되어 있습니다.
요즘은 '무죄추정 원칙'도 없고, '일사부재리 원칙'도 먼나라 이야기입니다.
일상에서도 주변에서 고함지르는 사람과, 야당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의 막말이 도를 넘고 있네요.
이러한 막말의 정치는 국회만 그런 것도 아니어서 이대현(2023)의 연구에 의하면 다방면에서 비슷하답니다.
정부가 공표한 담화문에서도 엄청나게 많은 전쟁 용어가 등장한답니다.
예를 들면 ‘안전선’, ‘방역사령관’, ‘고군분투’, ‘공격’, ‘방패’, ‘싸움’, ‘견디-’, ‘승기’, ‘명예’ 등 어휘가 등장하는데요.
이것은 모두 ‘코로나19는 전쟁이다’라는 개념적 은유의 체계 아래 주요한 어휘 기제로 작동하는 증좌랍니다.
담화문에서도 전쟁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 많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합니다.
과거에도 ‘범죄와의 전쟁’이라든가, ‘00 소탕 작전’등과 같은 용어를 많이 사용했습니다.
얌전하던 사람도 여의도에만 가면 막말을 한다는 말이 생겼고요.
나이만 많다고 해서 어른 대우를 받으려고 하면 오산이지요.
젊은이들은 노인을 공경하기보다는 미래의 짐으로 여기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아무리 좋은 대학을 나와서 고위직에 있었다고 해도 나이가 많으면 그냥 사람들이 꺼리는 세상살이입니다.
대우하기 불편하다는 말이니 그럴수록 노인들은 더욱 언어 생활에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매사에 어른으로서 신중하고 의미있는 언어를 사용해야지요.
말이 많은 것보다는 유효한 단어 몇 마디만 하는 것이 효과적일 때가 많거든요.
그래서 나이 먹을수록 지갑은 열고 입은 닫는 것이 상수라는 말도 있는 것이겠지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