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백두대간의 큰 고개인 대관령은 우리나라에서 눈이 많이 내리는 곳 중의 하나다. |
대관령에서 오대산에 이르는 백두대간 산줄기 기슭은 12월이 되면 설국으로 변한다. 특히 평균 해발고도 700m 이상의 고원 구릉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한국의 지붕 마을’이라고 불리는 횡계 일대에는 겨울이면 1∼3m에 이르는 많은 눈이 내려 마을이 고립되기 일쑤였다. 주민들은 문 밖 출입을 하자면 설피를 신어야 했고 소발구를 이용하여 생필품과 땔감 등을 운반하였다. 이런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국내 최고의 눈 관련 축제인 대관령 눈꽃축제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선자령과 황병산으로 이어진 산줄기 부근인 차항리 국립종축장으로 가는 길은 축제가 아니더라도 한번쯤 다녀올 만한 곳. 얄망얄망한 언덕으로 이루어진 대관령고원목장에 눈이 쌓인 풍경은 영화 속의 한 장면을 보여줘 쉽게 경험하기 힘든 설경이 펼쳐진다. 횡계의 또다른 이국적 풍경은 황태덕장. 횡계는 고도가 높고 기온 차가 심하여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황태덕장이 형성된 지역인데, 하얀 눈이 덮인 황태덕장과 어우러진 고원 풍경은 이색적인 풍경화를 그린다.
▲ 축제행사
1월 12일(토)부터 20일(일)까지 9일간 도암면 수하리 용평돔경기장과 대관령 일대에서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지는 중이다. 12일에 능경봉을 오르는 약 8km 구간의 눈길 등반대회를 시작으로 9일간의 축제가 시작되었다. 지금 그곳에 가면 유럽풍 눈성(城)과 얼음집 이글루 카페를 구경하고, 눈꽃마차와 얼음 볼링대회, 어린이 썰매대회, 스노래프팅, 개썰매대회 등 이색적인 체험행사를 통해 눈마을의 진수를 체험할 수 있다. 또 전국 눈조각 경연대회를 비롯해 스노카레이싱, 스노트레킹 등과 설피걷기, 발구타기, 전통 썰매타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도 준비되어 있다. 용평돔경기장에서 면소재지까지 각 5km, 10km를 웃옷을 입지 않고 달리는 국제알몸마라톤과 지역 전통놀이인 황병산 사냥놀이 등도 특이한 볼거리. 자세한 내용은 평창군(033-330-2399) 홈페이지(www.happy700.or.kr/ festival/default.html) 참조.
▲ 여행 정보
겨울 횡계는 먹을거리가 많다. 대관령지역은 남한 최초로 황태덕장이 형성된 곳으로 눈 덮인 덕장의 이색적인 풍광도 볼거리지만 그 황태로 요리하는 황태구이와 황태국 역시 별미다. 황태회관(033-335-5795)이 유명하다. 또 오징어불고기와 오삼불고기(오징어와 삼겹살을 함께 양념에 버무려 불판에 굽는 요리), 대관령 한우로 하는 숯불구이도 별미. 대관령 숯불회관(033-335-0020)이 전문 식당.
횡계엔 드래곤밸리 호텔(033-335-5582), 용평콘도(033-335-5757), 남우장여관(033-335-5582), 필라투스(033-336-0002), 동호장여관(033-335-3203), 동양여관(033-336-5173), 은성여관(033-335-5588) 등 많은 숙박시설이 있지만 스키어들이 몰려드는 주말엔 방 잡기가 수월치 않다. 수도권에서는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대관령 방면으로 가다가 횡계 인터체인지로 나와 우회전해 3km쯤 가면 눈꽃축제 행사장.
■ 태백산 눈축제
주목에 핀 눈꽃과 어우러진 일출이 일품
▲ 동해에서 떠오르는 붉은 태양을 볼 수 있는 태백산 일출. |
눈축제 관람객들이 즐겨 찾는 코스는 당골, 백단사, 유일사 코스. 눈꽃 트레킹은 대부분 당골∼반재∼망경사∼ 단종비각∼ 천제단 코스(2시간 30분)로 천제단에 오른 뒤, 다시 당골로 되짚어내려가는 코스(2시간)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코스는 장군봉 둘레의 주목 군락지를 보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는데, 30분쯤만 더 투자하면 장군봉 부근의 주목 군락지를 다녀올 수 있다.
▲ 축제행사
태백산도립공원 당골광장 일원에서 19일(토)부터 27일(일)까지 8일간 열린다. 축제 기간 동안 4개국 20여개 팀이 참여하는 제1회 국제 눈조각작품전이 가장 큰 볼거리. 또 개썰매타기, 오궁썰매타기, 눈사람페스티벌 등 행사도 펼쳐진다. 이와 함께 행사장에서는 눈미끄럼틀과 눈으로 만든 그리이스 신전, 이글루 카페가 이국적 정취를 돋운다. 태백산 눈꽃축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오궁썰매타기. 태백산 등산로에서 자연적으로 형성된 슬로프를 타고 궁둥이로 내려오다보면 일반 눈썰매장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다. 20일(일) 오전 9시30분부터는 천제단과 문수봉 일대의 설화 핀 주목 군락과 백두대간의 설경을 즐길 수 있는 등반대회가 열린다. 당골 광장을 출발해 반재∼천제단∼문수봉∼제당골을 돌아오는 코스로 100팀을 선착순으로 접수한다. 22∼24일에는 당골 광장 특설무대에서 세계전통민속공연이 열리고, 26∼27일엔 황지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눈밭축구대회가 펼쳐진다. 문의는 태백시 관광문화과(033-550-2081).
▲ 여행 정보
당골광장 부근의 신토불이식당(033-552-7075) 등에선 산채비빔밥과 황기백숙 등을 맛볼 수 있다. 태백산민박촌(033-553-7460), 태백산모텔(033-552-5917) 등 숙박시설도 많다. 태백산 도립공원 관리사무소 (033-553-5647). 당골광장 부근에 있는 태백석탄박물관 (033-552-7720)은 ‘검은 진주’로 불리는 석탄과 인간의 관계와 석탄산업이 걸어온 발자취를 경험할 수 있는 곳. 지상 3층, 지하 1층으로 지질관, 석탄생성발견관, 석탄채굴이용관, 광산안전관, 광산정책관, 탄광생활관, 태백지역관, 체험갱도 총 8개의 전시실과 야외전시장 등을 둘러보는 데 2시간쯤 걸린다.
영동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를 거쳐 서제천 인터체인지로 나온다. 38번(5번 공용) 국도를 타고 제천∼송학∼영월을 지나 석항리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31번 국도로 갈아타고 중동을 지나 화방재를 넘으면 곧 태백산도립공원. 이외에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대관령을 넘은 뒤 동해∼삼척을 거쳐 태백으로 가는 방법도 있다. 대중교통은 동서울터미널에서 06:10부터 18:30까지 50분마다 운행하는 직행버스를 이용한다.
■설악산 눈꽃축제
가장 스릴 넘치는 토왕성 빙벽 등반대회
설악산(雪嶽山 1708m)은 자신의 품에 한번 안긴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영원히 사랑에 빠지게 하는 매력이 있는 산이다. 아니, 먼 발치에서 흘끗 보았다 해도 치명적인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을 정도로 빼어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장중한 육산의 미덕을 갖추었는가 하면, 날카로운 창을 치켜든 듯한 형국의 암봉들도 즐비하고, 또 한국 제일의 경치라는 천불동계곡을 비롯해 수많은 계곡을 품고 있는 팔방미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설악산을 ‘산중 최고의 미인’이라 부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설악산은 눈(雪)과 아주 밀접한 산이다. ‘삼국사기’를 비롯한 옛 문헌에 설악산을 설산, 설봉산, 설화산으로 적고 있다. 또 ‘동국여지승람’에는 ‘한가위에 내리기 시작한 눈이 하지에 이르러서야 사라지기 때문에 설악이라 한다’는 기록이 있다.
눈 덮인 설악산은 황홀하다. 한겨울 눈 쌓인 설악산을 본 적이 있다면 그 화려한 아름다움에 반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것이다. 이번 겨울에 용기를 내서 눈 덮인 설악에 오른다면 눈앞에 펼쳐진 황홀함에 반드시 넋을 잃고 말 것이다. 이번 축제 기간 중에 설악의 최고봉인 대청봉을 오르는 행사도 마련되어 있다.
▲ 축제행사
올해로 일곱 번째를 맞는 설악눈꽃축제는 1월 26일(토)부터 27일(일)까지 이틀 동안 설악산 일원에서 열린다. 첫날인 26일 오전 10시부터 설악산 토왕성폭포에서 열리는 빙벽 등반이 가장 스릴 넘치는 행사. 토왕골 깊은 골짜기에서 거대한 물줄기를 이루며 떨어지는 토왕성폭포(전체 길이 320m)는 접근하기가 까다로워 전문등반을 하는 산악인들 외에는 쉽게 구경할 수 없는 폭포. 이튿날인 27일 오전 8시엔 일반 관광객들이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미시령∼신선봉∼화암사간 하얀산길걷기대회와 겨울등산 유경험자들이 즐길 수 있는 오색∼설악폭포∼대청봉 ∼비선대를 잇는 설악산 최고봉 등반대회 등이 이어진다. 문의는 속초시청 설악눈꽃축제위원회(033-639-2541 www.sorak-snow.co.kr).
▲ 여행 정보
눈꽃축제 행사장은 설악산 산행의 베이스캠프가 되는 속초 설악동이다. 홍천∼인제를 지나 설악산 남쪽의 한계령, 혹은 설악산 북쪽의 미시령을 넘어 접근하는 게 일반적이다. 설악동 주변에 숙박시설이 많다. 설악산의 산장, 야영장 등 국립공원시설 이용은 예약제로 운영된다. 설악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033-636-7702, www.npa.or.kr/sorak).
■소양호 빙어축제
널따란 얼음 호수를 수놓은 원색의 물결이 장관
▲ 빙어를 낚아올리고 있는 낚시꾼. 인제 소양호에선 경험이 없는 사람도 1시간에 열댓 마리는 거뜬히 낚을 수 있다. |
‘호수의 요정’으로도 불리는 빙어(氷魚·Hypomesus olidus)는 바다빙어목 바다빙어과의 민물고기. 크기가 6∼11cm로 날씨가 차가워지는 겨울에 잘 잡히는 데다 속이 투명하게 비쳐 빙어라는 이름을 얻었다. 차가운 얼음 아래로 떼지어 다니는 빙어를 보면 피라미와 비슷하나 훨씬 더 날씬한 몸매를 자랑한다. 자연산 빙어는 연어처럼 산란을 위해 바다에서 강으로 올라오는데, 현재 우리가 흔히 보는 빙어는 인공번식된 것이다. 원래 일제 때인 1925년 부산 수산진흥원이 함경남도 용흥강 하류에서 알을 채집, 전국의 주요 저수지에 이식하면서부터 인공 양식과 방류가 시작되었는데, 90년대 중반 들어 산 채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구워 먹는 맛이 별미라 하여 갑자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빙어낚시는 12월부터 2월 말까지가 시즌. 이때가 되면 소양호엔 전국 각지에서 찾아든 방문객들이 빙판에 작은 얼음 구멍을 뚫어 놓고 빙어를 낚아 올리는 색다른 즐거움을 맛본다. 빙어낚시 포인트면서 빙어축제 행사장이기도 한 신남선착장 부근에선 낚싯대를 처음 만져본 사람도 어렵지 않게 1시간에 10여 마리는 낚아올릴 수 있다. 얼음 구멍을 뚫을 때 사용하는 ‘써래’라는 쇠로 된 막대는 선착장 입구에 비치되어 있다. 구멍을 뚫기가 쉽지 않을 땐 다른 사람들이 뚫어 놓은 얼음 구멍을 재활용하는 것도 좋다. 그래도 낚시에서 별 재미를 못보았다면 얼음 벌판에 자리한 간이 음식점 등에서 빙어회나 빙어구이를 맛볼 수 있다.
▲ 축제행사
소양호빙어축제는 올해로 다섯 번째. 1월 25(금)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소양호 신남선착장 부근에서 열린다. 매년 축제 기간 중 얼음 벌판은 발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로 인파가 몰린다. 얼음벌판이 이때는 마치 가을운동회가 열리고 있는 운동장처럼 보인다. 하지만 소양호빙어축제는 빙어만 낚아 먹는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얼음 위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이 펼쳐지는 종합 이벤트로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풍어제를 시작으로 열리는 공식 행사로는 빙어가요제, 전국얼음축구대회, 인제스노바이크챔피언십대회, 레이싱모터쇼, 빙빙3종 기네스, 빙상볼링 등의 볼거리와 빙어낚시대회, 빙어시식회, 눈썰매타기, 전통떡 제조 경연 등 다양한 행사가 준비되어있다. 자세한 내용은 인제군 홈페이지(www.inje.kangwon.kr)를 참조하거나 문화관광과(033-460-2366)에 문의.
▲ 여행 정보
겨울 소양호 강바람은 매우 매섭다. 따뜻한 방한화와 두꺼운 외투를 입는 게 좋다. 신남선착장 입구엔 강촌식당(033-461-7919), 소양호식당(033-461-6352), 38식당(033-461-6307) 등 선착장 주변 식당에서 빙어요리를 맛볼 수 있다. 대부분 민박을 겸하고 있다. 선착장에서 6km쯤 떨어진 남면 소재지에도 숙박업소와 음식점이 여럿 있다. 빙어낚시에 필요한 견지낚시와 미끼 등은 남면 소재지나 선착장 부근에서 구입하면 된다.
서울에서 6번 국도를 타고 양평을 거쳐 44번 국도로 바꿔타고 홍천을 거쳐 인제 방향으로 가다보면 남면 소재지. 여기서 5km쯤 더 가면 왼쪽으로 선착장 들어가는 좁은 길이 나온다. 상봉터미널과 동서울터미널에서 운행하는 직행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의림지 공어축제
다양한 민속 행사를 더불어 즐긴다
▲ 의림지에서 낚아올린 공어를 즉석에서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사람들. |
이 지방에선 빙어를 ‘공어(空魚)’라 부른다. 역시 몸이 투명하여 속이 훤히 비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 요즘엔 소양호 빙어가 더 널리 알려졌지만, 30년 전부터 의림지에서 공어를 낚기 시작했던 제천 주민들은 ‘의림지 공어가 소양호 빙어의 원조’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꽁꽁 언 의림지 얼음판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호수 주변 가게에서는 공어를 잡을 수 있는 낚싯대를 판매한다. 낚시하기가 마땅치 않으면 즉석에서 잡은 공어를 사서 맛보면 된다.
▲ 축제행사
제천시에서는 의림지의 명물인 공어를 널리 알리고 보존하기 위해 매년 정월 대보름을 전후해 ‘공어축제’를 열고 있다. 올해는 2월 23일(토)쯤 의림지 일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대규모 행사는 아니지만 공어낚시대회, 공어먹기대회, 공어그리기 등을 비롯해 지신밟기, 달집태우기, 널뛰기, 윷놀이, 줄다리기, 지게목발걷기 등 다양한 민속행사를 경험할 수 있다. 행사 문의는 제천문화원(043-646-3646).
▲ 여행 정보
의림지 주변엔 낙원식당(043-643-6430)과 선비고을(043-644-0093), 팔도휴게소(043-642-8990) 등 빙어회와 빙어튀김을 파는 식당이 여럿 있다. 숙박시설로는 제천관광호텔(043-643-4111), 서울파크(043-644-5155), 산호장(043-644-0975) 등이 있다.
수도권에서 접근할 때는 영동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해 서제천 인터체인지로 나온다. 여기서 38번 국도(5번 국도 공용)를 이용해 의림지 이정표를 따라 중앙휴게소∼제천∼모산동을 경유하면 고속도로를 빠져나온 지 20분 만에 의림지 주차장에 도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