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때 손녀가 할머니와 외할머니를 구분해서 부르니깐, 외할머니 라고 부르면 더 멀게 느껴지고 기분이 별로 입니다. 인식하지 않으려해도 묘하게 그런 생각이 듭니다.
딸도 그것을 느꼈는지 어느날 부터 지역명을 따서 ' 친할머니는 여수 할머니', '외할머니는 전주 할머니' 라고 부르게 합니다. 그 뒤부터는 <지칭할때는 전주 할머니라고 하지만 부를때는 할머니라고 부르니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낮 모르는 할머니를 부를때 남의 할머니>라고
부르지 않듯 구분없이 부르는 것이 왠지 정이 느껴집니다.
딸이 가까이에 살고있어서 반찬을 만들어서 자주 오는데, 손녀와 같이 오니까 참 고맙고 반갑게 느껴집니다.
딸이 있어서 좋구나 ㅎㅎ
딸아!
따뜻한 네 마음이 고맙구나~~
아빠도 할아버지, 할머니 한테 나름대로 한다고 했는데 딸이 배운것 같습니다.
딸아!
내가 부모한테 잘못했으면 어쩔번 했냐?
아빠도 똑같이 대우를 받았겠지..!!
'심은대로 거둔다' 는 말을 실감합니다. 내가 반찬을 해오라고 가르친것도 아닌데~~
신비한 것은 딸가족이 가까이 살아서 손녀들이 자주오는데, <어렸을때 어쩌나 보려고 여수 할머니와 전주 할머니 중 누가 좋아?
라고 물으면 망서림없이 여수 할머니요 라고 합니다>
집에 올때마다 그렇게 잘해주고 데리고 다녔는데도 불구하고 무조건 여수 할머니 라고 하니까, 핏줄이 땡기는 것은 어쩔수 없는가 보구나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외손녀는 외손녀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게 합니다 ㅎ
그런데 생각이 커지면서
여수가면 여수 할머니가 좋다고 하고 전주에 오면 전주 할머니가 좋다고 한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아고, 귀여운 것들~~
살아가는 지혜가 생겨서 좋구나.^^
어쨋든 좋다고 하니 서운한 마음은 사라지고 감사가 옵니다.
그런데 이번 추석에 여수를 다녀왔기 때문에 <할머니가 뭐라고 하든?
물으니
할머니가 반갑게 맞이하며
내 편이 왔구나~^^>
라고 반색하며 안아줬다고 합니다.
"내 편이 왔구나" 그 말이 단순하면서도 울림을 주고 다정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같은 말이라도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서 느낌이 다르게 느껴지고 기분이 달라집니다.
손녀에게 이것저것 물으니 손녀들이 여수 가기전
"할머니 김치찌게 맛있어요, 김치찌개 끓여 주세요"
"할머니, 고구마 김치가 맛있어요, 김치 담가주세요" 라고 미리 전화를 했다고 합니다.
애들아!
할머니가 그렇게 좋아~
잘했다. 그러면서 마음은 씁쓸합니다 ㅎ
전주 할머니 한테는 반찬 해주라는 말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고 해준다고 하면 "괜찮해요" 라고 하는데,
왜 살갑게 대하지 않는지요.
그게 늘 의문입니다.
어떻게 해야 그 벽을 허물수 있을까요?
'솔로몬 왕' 이 없어서 물어볼 곳도 없고..
에고,
잠을 이룰수가 없네요.
누구든 솔로몬 왕의 지혜를 빌려주세요.
추신
어제 밤세도록 생각을 해보니까 답이 나옵니다.
여수가면 할머니 할아버지와 1박 2일을 함께하면서 수영을 하기도 하고 낚시질하는데 따라 다닙니다. 그런데 나는 손녀와 그런 추억이 없는 것이 그런 차이를 만들었습니다.
부모와 자식이 되고
형제간이 만들어지고
부부가 되는 것은
한집에서 잠도 자보고
같이 잠을 자고
놀러도 다녀야 된다는 것을 공부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