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 때문에 대전엘 다녀왔다.
새벽부터 우산을 들고 지하철을 바꿔타면서 부산역으로 갔다가
밤8시가 조금 넘어서야 부산에 떨어졌다.
나하고는 대전은 별로 인연이 없다.
몇년전에 학회 발표 때문에 두어번 갔었고
또 무슨 심사 때문에 몇번 들렀던 게 고작이다.
그외 옛날 십이열차 타고 갈 때 대전역에 잠시 정차할 동안에 급히 내려서 프랫트폼에서 파는
가끼우동을 한번 사 먹은 기억이 남아있다.
디젤기관차가 나오기 전에는
화부들이 보일러 아궁이에 석탄을 퍼 넣어 불을 때서
증기를 만들어 실린더에 공급하는 증기기관차인 기차 불통이 고패(객차)를 끌고 달렸다.
고패가 많으면 힘이 부쳐서 기차불통이 앞뒤로 붙었다.
시커먼 석탄연기를 공중으로 내 뿜으면서 칙칙 푹푹 하면서 달리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대전'하면 우선 '대전 부루스'가 머리속에 떠오른다.
잘있거라 나는 간다
이별에 말도 없이
떠나가는 새벽열차
대전발 0시 50분.....
당시에는 부산에서 서울 가는데 아마 열 시간쯤 걸리지 않았나 생각된다.
지금처럼 당일 일보고 내려 올 수도 없는 처지여서 서울 가려면 마음 먹고 게획을 세워야 했다.
내려오면서 역사내에 있는 성심당 빵집에서 부추빵을 몇개 샀다.
대전명물로 자리 잡은지 제법 오래 됐다.
지난번 교황 왔을 때도 성심당에서 식사용으로 만들었다고 하지 않던가.
얼마전까지만 해도 전국 역사매장중에서 성심당 매출이 제일 높았으나
최근에 와서는 부산역에 있는 삼진어묵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고 한다.
부산역에 도착해서 삼진어묵에 들러 쟁반에 몇개 주워 담았다.
집에 와서 술 안주로 해 볼까 해서였다.
밤늦게 '대전 부루스'를 틀어 놓고
술 한 잔 하면서 어묵을 남비에 데워 안주 삼으니
인생이 일장춘몽이로다
첫댓글 부산 서울 가는 길에 대전 내려서 국수 한 그릇 먹는 기억은 나도 난다.
느리게 부르는 노래 중 하나로 대전부루스도 우리 땐 인기가 있었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