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금융시장이 위기다. 소비금융의 연체율이 꺾일 줄 모르고 늘어만 가고 있다. 신용카드 연체율도 13%선에 이르렀다. 카드대출 등의 상환기간을 연장하거나 나눠 갚도록 하는 대환대출도 꾸준한 증가세다. 30만원 이상의 대출금을 3개월 이상 연체한 사람을 등록한 신용불량자수가 360만명을 넘어섰다. 빚을 갚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16%에 육박하고 있다는 얘기다.
외국 언론으로부터도 한국의 소비자금융시장의 부실을 우려하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지는 최근 한국 금융 혼란의 상당부분은 젊은 세대에게 책임이 있다면서 “이들은 대출금을 어떻게 갚을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소비했다” 고 꼬집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설문에 응답한 신용불량자의 약 70%가 가정경제가 파탄이 됐거나 곧 파탄될 것 같다는 응답도 나왔다.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채무자들이 대환대출에 가족이 보증을 하는 사례가 많아 전 가족이 신용불량이 되는 등 전염이 된다는 우려도 있다.
이러한 신용불량자 증가는 일차적으로 개인의 경제활동이 제약이 될 뿐 아니라 전체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있다. 금융회사는 자금회수가 되지 않아 경영이 어려워지게 되고 그것은 금융시장 불안의 불씨가 된다. LG카드 사태 등으로 야기된 금융불안이 바로 그것이다.
■경제활동 인구 16% 신용불량■
그간 신용불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이 강구돼왔다. 그러나 사태는 그다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늘어나는 형국이며 주변사람으로 옮기는 도미노 양상을 보인다.
근본적으로 신용불량의 문제는 채권자와 채무자 당사자의 경제적 계약에 관련된 사안이다. 당국이 일거에 해결하겠다고 나선다면 실효보다는 부작용이 더 커질 수 있다.
신용불량이 얼기설기 엉켜진 경제활동에서 비롯된 것이고 보면 시장의 규율에 따르는 것이 정공법이다. 다시 말하면 경제주체 쌍방의 문제로 단순화하고 시장 참여자의 자율에 맡기는 일이 순리라는 뜻이다.
결국 시장은 참여자 자신들의 경제적 논리와 원칙에 따라 최적의 선택과 그 결과로 균형으로 수렴할 것이다.
기업인 금융회사는 신용이 있는 사람에게 신용을 주되 반드시 제때에 돌려 받아야 하는 명쾌한 원리에 충실하면 된다.
이를 위한 방편으로는 우선 소비자에 대한 신용평가(Customer Scoring System: CSS)를 철저히 해야 한다. 신용 등급에 따라 신용 공여한도의 차등은 물론 기본이다.
신용이 양호하더라도 개인별 소득수준을 고려돼야 하며 전 금융권의 이용실태가 반영돼야 한다. 신용관리가 신용불량방지의 사전적 처방이라면 추심업무는 사후적 관리다.
다수 금융회사에 빚을 지고 있는 이른바 다중채무자에게는 공동추심제도를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많은 회사가 동시에 상환을 요구하는 경우 채무자는 스스로 신용불량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는 자신의 경제적 능력범위 내에서 신용을 활용하는 원칙을 준수하면 된다. 자기가 진 빚은 어떤 경우에도 갚는 윤리의식이 필요하다.
신용불량자 모임이 있는 인터넷 카페는 어떻게 갚지 않고 버티느냐를 궁리하는 곳이 아니라 무슨 방도로 신용불량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정보의 장터로 선용돼야 한다.
이미 신용불량이 된 소비자는 굴레에서 벗어나도록 스스로 나서야 한다. 신용 회복 프로그램을 활용해 신용사회로 되돌아오고 신용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금융적 불편이 본인 앞으로 돌아오는 경제적 윤리규범을 지키도록 해야 한다.
당국이 할 몫은 더 크다. 사회적으로 신용기강을 세우는 일이 우선 중요하다. 도덕적 해이가 나라를 멍들게 하고 있다는 탄식에서는 신용사회 정착은 공염불이다. 그러기에 국민의 신용 경제교육이 강조된다.
지나치게 이상적인 채권추심규정을 현실에 부합되도록 개선해야 한다. 경쟁적으로 채무를 탕감해 주는 듯한 복수의 신용회복지원 프로그램을 형평이 맞도록 조정돼야 한다. 채무자의 도덕과 신용기강의 해이를 방지하기 위한 단호한 의지를 강조하는 것이다.
■철저한 CB 시스템 구축 필요■
신용관리시스템의 조기 구축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소비자의 신용평가 시스템(Credit Bureau)이 제대로 작동돼야만 신용위험을 줄일 수 있다. 신용불량등록제도를 개선하는 일도 당국이 서둘러야 한다. 일정금액이나 연체기간만을 기준으로 무차별 등록되는 일은 형평성을 잃는다.
금융이 있는 곳에는 항상 연체는 있게 마련이다. 신용불량이 생기는 것은 금융 부문 운용과정의 일상적 현상의 하나일지 모른다. 다만 이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확산되는 추세에서 생겨나는 사회불안과 경제회생의 장애가 문제다.
그러나 이를 지원프로그램이나 사법적 개인회생제도로 일시에 해소하겠다는 발상은 위험하다. 그것은 다액의 채무탕감이 전제될 수 있으며 그럴 경우에는 자본주의와 신용경제의 뿌리를 흔드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해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시장에 맡기는 것이다. 시장은 기업이나 소비자를 스스로 길들이는 힘이다. 시장 참여자의 자율과 규율을 존중하자. 그리고 기다리 자.
첫댓글시장 점유율 높여보겠다고 시장을 도깨비시장으로 만들어 놓은 주제에 해법으로 내놓은게 시장에 맡기는 거라고? 얼마나 더 시장을 깽판으로 만들겠다고 그 헛소리냐? 시장 참여자의 자율과 규율을 존중하자? 자율 참좋아한다 개자식. 카드사는 자율에 맡겨 계속 시장 어지럽히도록 내버려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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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자는 규율에 맡게 빌려쓴 돈은 어여 갚으라고? 채무자에게는 자율을 주고 카드사에게는 규율을 주면 문제는 해결된다 이 개자식아.